‘혐오 발언 광고’ 보이콧, 구글의 정책은 어떻게 달라지나
지난 17일 ‘유튜브 광고가 극단주의 단체를 사실상 지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시가총액이 일주일만에 27조 원 가량 줄어들었습니다. 기업들이 “우리 광고가 테러리즘이나 증오 범죄를 부추기는 영상에 올라가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구글-유튜브에 광고하는 것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유튜브 광고 보이콧에 앞장 선 광고주는 AT & T, 버라이즌, 존슨 앤 존슨 등 유럽과 미국의 대형 업체들입니다.
이 기업들은 검색 광고를 제외한 구글의 모든 광고 지출을 중단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튜브나 구글 광고 네트워크에 연결된 웹사이트는 200만개 이상이고, ‘광고 보이콧’ 캠페인에 참여한 기업은 250여 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은 영국에서 시작했습니다. 구글에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곳은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 입니다. 이 매체는 미국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나, 이슬람 강경파 성직자 등 그동안 ‘차별’과 ‘증오범죄’를 부추겨왔던 영상에 정부 광고가 붙었다고 폭로했습니다. 세금이 극단주의 단체의 돈주머니를 불려주고 있다는 얘기였던 셈이지요. 영국에서 시작된 보이콧은 유럽, 미국 등으로 빠르게 번졌습니다.
해당보도가 나오고 유럽과 미국 등지 기업에서 구글 광고를 중단했고, 당연히 알파벳 시가총액과 구글의 광고 마케팅 점유율은 하락했습니다. 구글 입장도 다급해졌습니다. 구글에게 가장 큰 수익원은 바로 광고니까요.
사과는 물론이고, 필립 쉰들러 구글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는 “구글은 광고 정책 및 도구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를 실시하였고, 지난 주 광고 게재 위치를 브랜드가 보다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여러 변경사항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밝힌 내용 중 “최신 AI 및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도구를 개발하여 광고 게재를 위한 콘텐츠 검토 역량을 계속해서 강화해 나갈 것”이란 말이 눈에 띄네요. 구글의 기술력이 구글 광고를 둘러싼 잡음을 없애는 데 얼마나 빨리 도움이 될지 궁금해집니다.
구글이 글로벌 플랫폼이니만큼, 유튜브가 서비스되는 모든 국가에 강화된 광고 정책이 일괄 적용될 예정입니다. 예컨대, 구글이 ‘한국도 적용대상’이라고 발표하진 않았지만, 국내 콘텐츠에도 역시 똑같은 내용의 정책이 적용되겠죠.
그런데 인종이나 성 차별, 테러리즘 반대 등 세계 보편적인 이슈 외에 지역이나 정치적 견해 차이에 대한 증오는 어떨까요? 특정 사이트를 언급하긴 그렇지만, 일O 사이트처럼 지역이나 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이트에도 해당 정책이 적용될까요? 그동안 , 각종 차별과 증오를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았던 일부 콘텐츠들도, 살아남으려면(?) 눈치 좀 봐야겠네요.
다음은 구글이 영문으로 발표한 내용을 한글로 번역한 내용입니다. 번역문은 구글코리아로부터 받았습니다. 참고하세요.
광고주를 위한 보호장치를 강화합니다
필립 쉰들러(Philipp Schindler), 구글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
웹은 사람들이 다양한 견해를 접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티와 플랫폼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오늘날 스마트폰 사용자는 콘텐츠 제작자, 앱 개발자 또는 기업가가 될 수 있습니다. 구글은 수백만 명의 콘텐츠 제작자와 게시자와 소비자를 이어 주었고 시청자를 찾아주었으며 더 나아가 생계를 유지하거나 비즈니스를 구축 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이는 대부분 광고를 통해 가능했습니다. 매일 수천 개의 사이트가 광고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매분 400시간 이상 분량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업로드됩니다. 개진되는 표현이나 견해에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신규 크리에이터부터 기존 게시자까지 포함하는 활기차고 창조적인 세상을 보호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구글은 게시자와 크리에이터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광고주에 대한 책임도 가지고 있습니다. 구글은 광고 게재 위치를 정하는 엄격한 정책을 갖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구글의 정책 및 도구는 저희 의도대로 올바르게 작동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올바르게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브랜드의 광고가 그 브랜드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콘텐츠에 게재되는 사례가 몇 차례 발생하였습니다. 구글은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이는 구글을 신뢰하는 광고주와 대행사 여러분께 받아들일 수 없는 일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글은 광고 정책 및 도구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를 실시하였고, 지난 주 광고 게재 위치를 브랜드가 보다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여러 변경사항을 시행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크게 구글 광고정책, 정책 적용 방법 및 광고주를 위한 신규 컨트롤 등 세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광고정책의기준강화
저희는 광고주들이 자사 브랜드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콘텐츠 옆에 광고의 게재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불쾌하고 공격적이며 경멸적인 내용의 콘텐츠에 대해 보다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인종, 종교, 성별 또는 유사한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괴롭히는 콘텐츠에서 광고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향후 조치가 필요할 경우 보다 광범위한 광고 및 사이트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타 채널을 사칭하거나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를 위반지 않는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 내의 합법적인 크리에이터에만 광고가 게재되도록 조치를 강화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는 문제가 되는 광고를 중단하는 것에 그치지 않겠습니다. 유튜브팀은 기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자세히 검토하여 수익화에 대한 결정 외에도 어떤 콘텐츠가 플랫폼에서 허용되는지를 결정할 것입니다.
광고주를 위한 브랜드 안전 수준 및 제어 강화
모든 회사에는 광고를 언제, 어디에 게재할지 정의하는 브랜드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구글은 이미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부합하기 위한 몇 가지 제어 장치를 광고주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수개월 내에 광고주가 유튜브 및 웹에서 광고 게재 위치를 보다 쉽고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 보다안전한기본설정. 구글은 광고 기본 설정을 변경하여 높은 브랜드 안전 수준에 부합하는 콘텐츠에 광고가 노출되도록 하고 광고주가 선호하지 않을 수 있는 콘텐츠에서는 광고가 제외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 제외관리간소화. 광고주가 특정 사이트 및 채널을 애드워즈 비디오와 구글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캠페인에서 제외하는 것을 간편하게 해주는 새로운 계정 단의 컨트롤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광고주는 클릭 한번으로 모든 캠페인에 대해 브랜드 안전 설정을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 보다정교한 제어. 또한 광고주가 위험 요소가 있는 콘텐츠를 쉽게 제외하고 희망하는 광고 게재 위치를 보다 정교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제어 장치를 도입 할 예정입니다.
자원증가, 검토가속화 및 투명성 개선
광고주 및 대행사들이 광고가 게재되는 위치에 대해 보다 투명하고 가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향후 몇 개월 내에 모든광고주에게 동영상 단위의 보고 기능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구글은 보다 많은 인원을 충원하고, 최신 AI 및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도구를 개발하여 광고 게재를 위한 콘텐츠 검토 역량을 계속해서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광고주가 원하지 않는 위치에 게재된 광고를 발견하는 경우 쉽게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더 나아가, 빠른 시일내에 제기된 문제를 몇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구글은 이러한 새로운 정책과 제어 도구를 통해 광고주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그들이 다수의 잠재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량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믿습니다. 구글은 이러한 새로운 정책과 프로세스를 구글의 모든 광고 네트워크와 유튜브에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하지만 신속하게 조치를 취함과 동시에 신중을 기하여 현재 구글이 모든 규모의 광고주, 게시자 및 콘텐츠 크리에이터에 제공하고 있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구글에게 있어 사용자, 광고주, 콘텐츠 크리에이터, 게시자로부터 받고 있는 신뢰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광고주의 브랜드를 보호하는 것은 구글이 지속적으로 지켜나가야 할 약속이며, 앞으로도 구글은 끊임없이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겠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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