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OS에 대한 첫인상…그리고 의문점

(5)티맥스OS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티맥스오에스(대표 박학래)는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독자적인 PC 운영체제 ‘티맥스OS’를 공개했다. 베타테스트 기간을 거쳐 오는 10월 1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티맥스OS는 유닉스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애플리케이션 등과 호환성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최첨단 성능과 안정성을 담은 티맥스 만의 최첨단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다양한 OS 및 플랫폼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 3D 그래픽 및 디바이스 드라이버 등과의 뛰어난 호환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티맥스OS를 처음 본 느낌을 냉정하게 평하자면 ‘이번에는 그래도 흉내는 좀 냈네’라고 말할 수 있다. 이 회사가 7년 전 처음 운영체제를 발표했을 때는 완성도나 품질이 너무 떨어져서 ‘도대체 이 상태에서 왜 발표회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반면 이번에는 아직 에러도 많고 최적화도 덜 돼 있지만, 돌아가기는 돌아간다. 드래그앤드롭 같은 방식으로 파일을 이동할 수도 있고 MP4 동영상도 끊기지 않고 플레이됐다. 시연에서 ‘태양의 후예’ OST를 보여줬는데 멈춤 없이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

7년 전에는 인터넷 스트리밍도 아닌데 소녀시대가 춤을 추다가 자꾸 버퍼링에 걸려서 보는 사람을 답답하게 했었다. 물론 이번에도 본행사 시연에서 OS가 완전히 다운되기도 했지만, 아직 정식 제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웃고 넘어가도록 하자.

새롭게 개발했다는 웹브라우저를 열어 인터넷 뉴스를 보는 것도 큰 지장이 없었다. 인텔 i7 프로세서와 SSD 덕분인지 웹을 즐기는데 속도 문제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당장 일상생활에 쓸 수 있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아직은 세세한 오류가 많았다. 바탕화면 바로가기를 클릭하니까 10초 이상 소요되기도 했고,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파일을 휴지통으로 드래그앤드롭 해도 아무 반응이 없기도 했다.

회사 측이 자랑하는 윈도 앱과의 호환성을 시험하기 위해 네이버에서 알집을 다운로드해 설치하고 실행했으나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실행까지는 됐는데, 압축을 하니까 알집이 뻗어버렸다.

그래도 몇 가지 눈에 띄는 특징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워크스페이스 기능이었다. 4개의 워크스페이스를 제공해 각각 다른 업무를 볼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개인적 용도의 엔터테인먼트 용도, 회사 업무용 등으로 워크스페이스를 구별해 이용할 수 있다. 이것저것 섞이는 것을 싫어하는 사용자에게는 유용한 기능일 수도 있다.

보안에 대한 아이디어도 나쁘지 않다. 운영체제로부터 인증을 받지 않은 앱들은 별도의 샌드박스와 같은 공간에서 실행된다. 이 앱이 생성하는 파일도 별도의 공간에 저장된다. 정체모를 앱을  격리해 악성 앱이 시스템의 다른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근본적인 의구심이 있다. 과연 오픈소스를 이용하지 않고 이것을 만들었을까 하는 점이다.

회사 측은 티맥스OS를 유닉스 기반으로 개발했다고 했는데, FreeBSD라는 오픈소스 유닉스가 있다. FreeBSD 위에서 윈도 앱을 돌릴 수 있도록 해주는 와인 프로젝트도 있다. 이런 점에서 티맥스가 새롭게 뭔가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이런 기존의 오픈소스를 조합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대해 박대연 회장은 “기자들이 엄청난 추측기사 써서 좀 그랬다. 티맥스OS는 오픈소스와 아무런 상관 없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이런 반박에도 불구하고 의심의 꼬리는 이어지고 있다. 아래 사진을 보자.

2016-04-20 15.06.55
티맥스OS 탐색기 화면

위 이미지는 티맥스OS의 탐색기의 파일트리다. 노트패드 앱과 레지스트리에디터의 아이콘을 보자. 와인 프로젝트에서 쓰는 그 아이콘이다.

이런 것을 보면 FreeBSD와 와인의 조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박 회장은 지난 번에도 “오픈소스는 절대 쓰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데모 컴퓨터에서 리눅스 커널 문서와 오픈오피스 라이선스 문서를 발견한 사람들이 많았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글. 바이라인 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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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워크스페이스라는 가상 데스크탑은 윈도우 XP에도 있었습니다. MS 파워토이를 통해 사용 가능했구요. 윈도우 10에서는 원하는 만큼 데스크탑을 만들고 지울 수 있습니다. 그 외에 그런 기능을 하는 가상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도 XP 시절부터 계속 있었음.

  2. 이것저것 가져다 쓴게 부끄러운게 아니라 잘 안돌아 가는게 부끄러운거다. 부팅하고 동영상 틀어놓고 브라우저로 이메일 확인하는거 평범한 일상이 된지 오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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