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멜론보다 이광수에게 꽂혔나?

국내 1위의 모바일 기업 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를 했다는 소식이 하루종일 IT업계에서 뜨겁습니다. 인수가가 무료 18700억 원입니다. 국내 콘텐츠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깜짝 놀랄 소식이긴 한데 카카오의 의중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카카오와 멜론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분석을 하기에는 투자금액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로엔엔터테인먼트의 2014년 영업이익은 약 585억 원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이번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단순 계산해서 32년이 걸립니다. 카카오와 멜론이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해서 지금보다 두 배의 영업이익을 낸다고 해도 16년입니다.

아울러 멜론이 이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배경으로 SK텔레콤의 지원을 무시할 수 없는데, 이번에 SK플래닛이 멜론의 지분을 모두 매각함으로써 멜론과 SK텔레콤의 고리가 사라지게 됩니다. 장기적으로 SK텔레콤의 지원을 담보할 수는 없는 상태가 된다는 점에서 장밋빛 미래만 있다고 보기도 힘듭니다.

그렇다면 왜 카카오는 로엔을 인수했을까요?

국내 시장에서는 웬만한 사업으로 18700억 원이라는 투자를 회수하기 힘듭니다. 결국 그것이 무엇이든 카카오의 노림수는 해외 시장에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멜론이 해외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카카오도 그토록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성공하지 못했는데, 아직 해외 시장에 기반이 없는 멜론이라고 다를 것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국내 콘텐츠 산업 중 해외에서 통하는 것 몇 개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류입니다. 로엔은 멜론과 함께 연예매니지먼트와 콘텐츠 제작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재 로엔트리, 스타쉽, 킹콩엔터 등 다 수의 매니지먼트 기획사를 보유 중에 있습니다. 아이유, 시스타가 로엔의 대표적인 스타입니다.

또 로엔은 중국의 위에화 엔터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했습니다. 이는 해외에서 음악의 틀에서 벋어나 방송, 드라마, 영화까지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콘텐츠 제작 역량과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역량이 만난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아시아의 프린스’라는 이광수를 앞세워 킬러 콘텐츠를 만들고, 이것을 카카오의 콘텐츠 플랫폼에 태운다고 가정해보죠. 프린스를 보기 위한 동남아시아의 여성들이 카카오의 플랫폼을 다운로드 하지 않을까요? 이광수 씨는 이제 카카오 자회사의 소속 배우가 됐습니다. 

여기서 참조할 서비스는 네이버의 V앱입니다. V앱은 연예인들이 만드는 1인 방송 플랫폼으로, 출시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았는데 1200만 명이 다운로드 했습니다. 이 중 해외 이용자가 60%를 넘는다고 합니다. V앱은 한류 연예인을 앞세워 해외 콘텐츠 시장 공략에 성과를 거둔 사례입니다. V앱의 성공을 카카오가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겠죠?

이런 점에서 지디넷코리아가 인용한 카카오 관계자의 코멘트에 눈길이 갑니다.

음악은 유료 서비스 가입자가 계속 늘고 있는 분야인데다 음악을 넘어 뮤직비디오 등 동영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도 크다. 멜론 인수는 콘텐츠 플랫폼을 별도 수익 사업으로 만드는 토대가 될 것이다

카카오의 지상과제는 해외 시장입니다. 해외에서 잇달아 실패한 후 최근에는 국내 O2O(Online to Offline)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이지만, 해외 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는 한 카카오의 미래는 밝을 수 없습니다.

무엇 하나라도 해외 시장을 뚫고 나가야 합니다. 구멍 하나가 뚫리면 그 구멍을 통해 다른 서비스에까지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카카오의 로엔 인수는 해외 시장에 최초의 구멍을 내기 위한 결단으로 보입니다.

PS) 물론 이거 하나만 보고 인수한 것은 아니겠죠. 멜론의 지속적인 성장과 해외에서의 도전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입니다. 멜론은 당장 현금을 가져다주는 효자 서비스니까요.  

 PS) 이 글은 네이버 포스트에도 송고된 기사입니다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