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 분쟁으로 보는 SK 텔레콤의 역사
SK텔레콤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문제로 온라인이 뜨겁네요. 다른 집안 가정사에 별로 관심을 갖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건은 한국 이동통신의 역사와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SK텔레콤이 노소영 관장의 혼수(?)라고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소영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재임 시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사돈에게 선물로 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SK의 전신인 선경그룹이 제2이통통신 사업권을 따냈던 것은 사실입니다. 노태우 정부 말기인 1992년 제2 이동통신 민간사업자를 선정했는데, 선경그룹으로 결정됐습니다.
당시는 국내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이동통신이라는 공기업뿐이었는데, 민간에 처음으로 통신 시장을 열어 경쟁체제로 들어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곧 사회적 논란으로 확산됐습니다. 그 때도 이미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예상된 제2 이동통신 사업자로 대통령의 사돈 기업이 선정되자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1992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던 해입니다. 야당은 대통령과 여권을 공격할 소재를 얻은 셈이고, 여당도 대선에 혹시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해 비판적이었습니다.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선경그룹은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반납했습니다. 결국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은 김영삼 정부로 미뤄졌습니다.
그러나 사돈(노태우)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업권을 반납했던 선경그룹은 이동통신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선경그룹이 선택한 전략은 한국이동통신 민영화 입찰 참여입니다. 1994년 진행된 입찰에서 선경그룹은 4370억 원을 써내 승리했습니다.
선경그룹이 반납했던 제2이동통신 사업자로는 017 식별번호로 우리가 알고 있는 신세기통신이 선정됐습니다. 신세기통신은 코오롱그룹과 포항제철의 합작회사입니다.
나중에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해 결과적으로 제2이동통신 사업자가 된 셈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그룹에 이동통신사업을 안겨줬다는 세간의 인식은 교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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