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기술 플랫폼이 되겠다는 네이버
“네이버는 기술플랫폼으로 변화, 발전하겠습니다”
네이버의 한성숙 서비스 총괄부사장은 22일 서울 그랜드인터콘테넨탈 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7’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총괄부사장은 내년 3월부터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호(號)의 선장으로 내정된 인물이다. 신임 CEO 내정자가 강조한 ‘기술플랫폼’은 앞으로 네이버의 전략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네이버가 이야기하는 ‘기술플랫폼’이란 무엇일까? 이에 한 총괄부사장은 “기술플랫폼이란 기술이 주도하는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동어반복인 듯 보이지만 이 표현은 중요한 전략 변화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기술’이라는 단어에 주목해보자. 지난 20년 동안 네이버 전략의 중심은 ‘차별화 된 서비스’였다. 물론 기술 없이는 네이버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네이버에 기술이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 인프라에 불과했다.
일례로 검색을 들어보자. 네이버가 검색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뉴스, 카페, 지식iN, 블로그 등으로 대표되는 콘텐츠 서비스와 이를 통합검색이라는 서비스로 잘 엮어낸 덕분이었다.
국내외 다른 검색회사보다 크롤링을 더 잘한다거나 랭킹 알고리즘이 더 훌륭해서 시장의 지배자가 된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잘 만들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서비스의 차별화만으로는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를 보자.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면 자동차를 타는 동안 사람은 할 일이 없다. 자율주행차 안에서 운전자는 운전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하게 된다. 운전자가 새롭게 주어진 이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는 IT업체들의 큰 관심사다. 자동차가 게임, 미디어, 쇼핑 등 콘텐츠 소비의 플랫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구글이 자율주행차를 열심히 만드는 이유다. 구글은 자신의 자율주행차 안에서 더 많은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할 것이 분명하다.
새롭게 등장할 자율주행차라는 디바이스에서 네이버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네이버도 자율주행차를 만들 필요가 있다. 실제로 네이버는 현재 자율주행차를 개발중에 있다.
한 총괄이 말한 기술이란 이런 것을 말한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실시간통번역, 로봇 등 그동안의 네이버와는 관계 없었던 최첨단 기술들 말이다.
이런 기술들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네이버는 이런 기술 개발을 책임져온 조직 ‘네이버 랩스’를 분사해서 규모를 더욱 키우고, 기술 개발에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해진 의장은 앞서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 2016’에 참석해 “지금까지는 아이디어나 서비스를 가진 회사들이 힘을 얻었다면 이제는 기술 싸움으로 변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과 같은 기술들이 임계점을 넘어 실생활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제 플랫폼이라는 단어에 주목해보자. 플랫폼은 여러 의미로 쓰이지만, 한 총괄부사장은 “네이버와 파트너들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장”이라는 뜻으로 이 단어를 썼다.
네이버가 직접 서비스 해서 중소규모의 업체들을 모두 고사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네이버는 장을 만들고 그 안에서 중소파트너들이 활동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해외에 진출하자는 그림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IT업계 일각에서 ‘골목상권을 죽인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직접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상인들이 장사할 수 있도록 시장이 되겠다는 다짐이다.
수수료를 받는 네이버는 이 생태계가 커질수록 수익이 커진다. 파트너들이 성장하도록 열심히 지원할수록 네이버 자신이 성장하게 된다.
플랫폼은 지난 해부터 네이버의 중요한 과제였다. 한 대표는 지난 4월 ‘프로젝트 꽃’을 발표했다. 프로젝트 꽃은 플랫폼이 되려는 네이버의 구체적인 움직임이다.
당시 한 총괄은 프로젝트 꽃을 통해 ▲누구나 쉽게 창업하고 ▲창업한 회사들이 네이버를 통해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루고 ▲글로벌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툴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총괄은 “지난 1년 동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고, 덕분에 네이버도 성장했다”고 말했다.
자 이제 ‘기술’과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합쳐보자.
네이버는 지난 1년 동안 ‘프로젝트 꽃’을 통해 플랫폼 구축을 위해 노력해왔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실시간통번역, 로봇 등 신기술도 열심히 개발했다. 둘을 합치면 한 총괄부사장이 언급한 “기술이 주도하는 플랫폼”이 나온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로 ‘네이버 톡톡(이하 톡톡)’이라는 서비스를 들 수 있다. ‘톡톡’은 네이버의 파트너들이 고객들과 쉽게 소통하도록 제공하는 일종의 채팅 서비스다. 만약 누군가 네이버에서 쇼핑하다가 제품에 대한 질문이 있으면 톡톡을 통해 판매자에게 질문하고 답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동네 가구점이나 공방 등 개인.중소 판매자들이 이런 질문에 일일이 다 답하기는 어렵다. 자고 있는 시간에 톡톡이 날아올 수도 있다.
이럴 때 네이버가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된다. 톡톡을 이용하면 고객의 웬만한 질문에는 챗봇(채팅로봇)이 알아서 답해준다. 상품재고, 옵션, 가격정보를 알려주고 주문까지 받는다.
이런 것이 네이버가 이야기하는 “기술이 주도하는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최종 목표고, 기술은 그 목표까지 네이버를 데려다 주는 동시에 경쟁우위를 지켜줄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한 총괄부사장은 ““네이버의 기술 플랫폼으로 변신은 차세대 첨단 기술을 광고주, 스몰비즈니스 분들과 창작자들 누구나 손에 쥐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친숙한 도구로 잘 바꾸어 내는 일을 의미한다”면서 “내년에는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기술을 서비스에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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