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이 라이더를 ‘명’이 아니라 ‘시간’으로 세는 이유
음식점 배달 주문이 몰리는 저녁 시간. 쏟아지는 주문을 처리하기에 라이더가 부족할 때가 있다. 이 경우 배달 플랫폼은 더 많은 라이더가 배달에 나서도록 배달 단가를 올리는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곤 했다. 그런데 배달의민족(배민)은 관점을 바꿨다. 더 많은 라이더를 출근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더 오래 일할 라이더를 찾기 시작했다.
배민 라이더를 구하는 기준을 ‘몇 명’에서 ‘몇 시간’으로 바꿨다. 같은 라이더 10명이라도 2시간 일하느냐 6시간 일하느냐에 따라 배달 현장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배민은 지역마다 모자란 운행 시간을 먼저 계산하고, 그 시간을 채울 라이더를 찾는다. 이 일을 하는 라이더 수급 자동화 플랫폼 ‘카이로스(KAIROS)’를 도입한 뒤 운영팀의 대응 시간은 90% 줄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우아한테크콘퍼런스2026에서 카이로스를 도입한 과정을 소개했다.
배민은 그동안 지역과 시간대별로 라이더가 몇 명 필요한지 계산해 라이더를 모았다. 이 과정이 담당자의 경험과 수작업에 많이 의존했다. 배민은 배달 품질을 유지하려고 주문 수, 라이더 수, 기본으로 운행하는 라이더 수, 더 필요한 인원 수, 충원 대상 라이더 등을 계산해왔다.

신성찬 우아한형제들 데이터 과학자는 “명으로 세면 한 사람이 몇 시간을 타는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저녁 피크 시간에 라이더 1명을 구해도 이 라이더가 30분만 배달하고 들어가면 현장의 배달 수요를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민은 계산에 쓰던 라이더 수와 기본 운행 라이더 수를 각각 라이더 운행 시간과 기본 운행 시간으로 바꿨다.
카이로스는 크게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머신러닝 모델 20여 개로 필요한 운행 시간을 예측하는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예측 결과를 곧바로 현장 대응으로 연결하는 자동화 부분이다.
카이로스는 크게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머신러닝 모델 20여 개로 필요한 운행 시간을 예측하는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예측 결과를 곧바로 현장 대응으로 연결하는 자동화 부분이다.
배민은 시간당 처리건수 예측 모델을 만들어, 예측한 시간과 배달 품질을 함께 보고 예측이 적절했는지 평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품질을 기준으로 예측 공급 시간과 실제 공급 시간을 비교해, 예측이 실제보다 많거나 적게 나오는 경우를 줄였다. 이런 과대·과소 예측의 편차를 줄이려고 품질 보정 계수도 적용했다. 그 결과 목표 시간 충족률이 100% 이상인 지역 중 91%가 배달 품질 기준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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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11월 11일 (수) 14:00 ~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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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예측 모델이 제시한 시간을 라이더 운영팀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델이 필요한 시간을 알려줘도, 운영팀은 그 시간을 채우려면 라이더 몇 명을 모아야 하는지 알기 어려웠다. 그래서 개발팀은 라이더 한 명이 얼마나 운행할지 계산하는 ‘기대 운행 모델’을 만들었다. 라이더가 운행할 확률에 예측 운행 시간을 곱해 한 명당 기대 운행 시간을 구하는 방식이다. 이 값으로 필요한 시간을 채울 라이더 수를 계산하고, 연락할 라이더를 골랐다. 그 결과 기상이 나쁜 상황에서 배차에 걸리는 시간은 25% 줄었고, 배차가 지나치게 늦어지는 경우는 50% 줄었다.
예측 주기도 바꿨다. 기존처럼 하루 한 번 예측해서는 갑자기 바뀌는 상황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상예보가 바뀌면 필요한 공급 시간도 달라진다. 날씨와 관계없이 외부 경쟁 상황 등으로 예측이 실제 공급과 어긋나는 날도 있다. 카이로스 개발팀은 조짐이 보일 때 바로 대응했는데도 배달 품질이 떨어지는 속도가 더 빨랐다는 점도 확인했다.
배민은 배달 품질이 나빠질 조짐이 보이기 전에 미리 대응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10분마다 30분 뒤부터 1시간 구간의 필요 시간을 예측한다. 그 결과 배달 품질이 나빠진 지역 수는 20% 줄었고, 나빠진 상태가 이어지는 시간은 74% 줄었다.

마지막 과제는 예측과 실행 사이의 간극이었다. 모델이 10분마다 부족 시간을 알려줘도 운영팀이 움직이는 데 그보다 오래 걸리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주 분석가는 “운영팀은 필요 규모 확인부터 기획, 타깃팅, 대상 추출, 실행까지 다섯 단계를 거치는데, 단계마다 쓰는 시스템이 달랐고 일부는 처리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카이로스 개발팀은 이 기능들을 카이로스 안으로 옮겨 자동화했다. 대시보드는 부족 시간을 ‘예측 레벨’로 바꿔 보여주고, 지도에서 악화 지역을 확인한 뒤 곧바로 라이더 타겟팅으로 넘어가게 했다. 그 결과 운영팀의 대응 시간은 90% 줄었다.
주가람 데이터 분석가는 “모델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비즈니스 임팩트를 줄 수 없다”며 “예측이 액션까지 이어져야 비즈니스가 바뀐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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