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열린 카카오 테크 컨퍼런스 ‘이프카카오’에서 발표하고 있는 김종한 카카오 성과리더 (출처=카카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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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현업 부서 찾아가는 ‘FDE’ 운영하는 이유

직원 개인이 AI로 일을 빨리 해도 회사 전체의 속도는 기대만큼 빨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부서끼리 일을 넘기는 과정에서 대기 시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5단계로 진행되는 업무에 네 단계가 시간당 100건을 처리해도 한 단계가 20건이면 전체는 20건에 머물게 된다.

조직원 개개인의 생산성 향상이 조직 전체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을까? 14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열린 카카오 테크 컨퍼런스 ‘이프카카오’에서 김종한 카카오 성과리더는 이런 문제를 위해 FDE(현장 배치 엔지니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FDE는 팔란티어 소프트웨어에서 처음 도입된 개념으로, 고객사에 파견되어 고객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엔지니어를 말한다. 카카오에서는 IT나 디지털 담당자가 현업 부서 현장에 가서 현업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역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성과리더에 따르면, 카카오 FDE는 여러 조직을 직접 찾아가 업무 과정을 살피고,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병목을 과제로 발굴해 해결한다. 과제는 세 가지 기준으로 고른다. 비용 절감이나 매출 증대처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과가 있는지, 반복 업무와 실수가 잦은지, 하나를 개선하면 후속 업무까지 빨라지는지다.

과제를 고르면 현업 담당자와 함께 문제를 구체화하고 시제품을 만들어 피드백을 받는다. 이후 실제 업무에 적용하면서 기능을 고치고, 문제가 풀리면 해당 조직의 업무 방식 자체를 바꾼다. 기획부터 개발, 적용까지 직접 맡기 때문에 카카오 내부에서는 이 역할을 기획·디자인·개발·소통을 두루 담당한다는 뜻의 ‘옴니 프로덕트 매니저(OPM)’라고 부른다. 김 성과리더는 “목표는 기능 개발이 아니라 문제 해결”이라며 “철수의 시점은 일정이 아니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다”고 설명했다.

김 성과리더가 든 사례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판매자 계약 종료 업무다. 이전까지는 담당자가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직접 조회해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옮기고, 계약 종료 여부를 판단해야 했다. 내용증명을 발송하기 위해 별도의 개인 컴퓨터(PC)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카카오 FDE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데이터 조회부터 판단, 실행까지 분리된 업무를 하나로 연결했다. 먼저 판매자와 상품, 주문, 계약 등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실제 업무에서 사용하는 개념과 규칙을 공통된 구조로 정의하는 ‘온톨로지’를 적용했다. 이를 기반으로 판매자의 거래 추세와 활동 상태 등을 분석하고 계약 종료 검토에 필요한 판단 근거를 제시하도록 했다.

14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열린 카카오 테크 컨퍼런스 ‘이프카카오’에서 김종한 카카오 성과리더의 발표 자료 (출처=카카오)

실행 단계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업무 자동화 도구 ‘파워 오토메이트’를 활용했다. 또 여기에 AI 에이전트를 연결해 판매자 상태를 조회하고, 필요한 업무를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최종 계약 종료 등 일부 절차는 사람이 수행하도록 남겼다.

김 성과리더에 따르면 이를 통해 담당자 한 명이 판매자 한 건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존 1시간에서 10분으로 줄었다. 최종 계약 종료 등 일부 절차는 여전히 사람이 수행하는 반자동 방식이다.

카카오는 이러한 업무 개선을 다른 조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개별 업무를 자동화할 때마다 데이터 연결과 판단 로직, 실행 기능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방식으로는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는 신규 플랫폼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김 성과리더는 “결과가 재사용하게 가능하게 플랫폼으로 남느냐가 저희의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FDE 조직 또한 개선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과 업무 개선 경험을 다른 조직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것까지 FDE의 역할에 포함된다.

그는 현장에서 구축한 데이터 연결, 온톨로지, 판단 로직, 실행 기능과 AI 에이전트를 하나로 묶은 ‘서비스형 AI 워크스페이스(AI Workspace as a Service)’를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 조직의 업무를 개선하는 데서 나아가, 한 조직에서 검증한 해법을 다른 조직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AI 전환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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