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9일 뉴빌리티 미디어데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빌리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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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왜 필요해?…뉴빌리티, 바퀴 달린 휴머노이드 ‘빌리’ 첫 공개

뉴빌리티가 두 팔로 물건을 집고 하체는 바퀴로 움직이는 하이브리드 휴머노이드 ‘빌리’를 공개했다. 두 다리로 걷는 로봇보다 빨리 현장에 넣기 위한 선택이다. 올해 안에 CJ제일제당 공장에서 1대로 기술실증(PoC)에 들어간다.

빌리는 29일 서울 성수동 KT&G 상상플래닛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처음 공개됐다. 기존 배달·순찰 로봇 ‘뉴비’처럼 바퀴로 움직이지만, 상체는 사람 모양이다. 두 팔 끝에 로봇 손이 달려 물건을 집고 옮길 수 있다. 강기혁 뉴빌리티 대표(CEO)는 “지금까지는 모빌리티 관점에서 주행 문제를 해결해 왔다면 이제는 도착 이후 조작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회사 측은 현장에서 선반의 상자를 두 팔로 들어 올려 180도 돌린 뒤 적재함에 담는 빌리를 시연했다. 두 팔로 들 수 있는 무게는 15kg 미만이다. 김락희 뉴빌리티 제품 책임자(PO)는 “작업 시연을 보면 빌리가 왜 이런 모습을 갖추게 됐는지 알 수 있다”며 “사람이 사용하는 선반과 같은 작업 공간에 적응하기 위해 두 손과 두 팔, 높낮이가 조절되는 상체 회전 구조까지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바퀴 달린 로봇을 택한 이유

두 다리로 걷는 휴머노이드부터 만들지 않은 것은 목표가 다르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뉴빌리티가 풀고 싶은 문제는 휴머노이드 그 자체가 아니다”라며 “사람이 일하는 공간 내에서 이동과 조작을 연결해 제조, 물류와 같은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는 개발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바로 현장에 넣을 수 있는 형태로 빌리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바퀴형을 택한 데는 규제 영향도 있다. 구승완 뉴빌리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현재 실외 운행 안전 인증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까지 포괄하지 못하는 인증 체계”라며 “실외에서도 운영하기 위해 바퀴형 로봇을 택했다”고 말했다. 다만 빌리는 아직 실외 운행 안전 인증을 받지 않았다. 초기 실증은 인증이 필요 없는 사유지에서 하고, 이후 인증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빌리는 사업 확장을 위한 제품이기도 하다. 강 대표는 “내부적으로 AMR(자율이동로봇) 형태만으로는 고객에게 명확한 투자수익률(ROI)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배달과 순찰이라는 현재 사업을 더 잘하면서도 제조나 물류 영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휴머노이드 빌리를 개발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400대 운영 데이터, 조작은 따로 학습

뉴빌리티는 빌리의 바탕으로 ‘공간 지능’을 내세웠다. 공간 지능은 로봇이 주변 공간을 이해하고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지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말한다. 회사에 따르면 뉴비 400대 이상을 150곳 이상의 현장에서 운영하며 14만km 이상의 주행 데이터를 쌓았다.

다만 강 대표는 주행 데이터만으로 바로 조작이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성수동 피지컬AI 센터에서 팔과 손 작업 데이터를 따로 모아 기존 데이터와 합치고 있다는 것이다. 김 PO는 이동과 조작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스를 집는 것 같은 단순한 동작도 집는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잘못된 각도로 접근하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먼저 이동을 통해 최적의 위치와 자세를 확보한 뒤 판단한 정보를 바탕으로 물건을 집고 운반해야 하기에 이동과 조작은 독립된 기능이 아닌 결합된 기능”이라고 말했다.

뉴빌리티는 빌리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삼아 용도별 4종으로 넓힐 계획이다. 물류·유통용 ‘빌리 플로우’, 보안·순찰용 ‘빌리 쉴드’, 제조·공정용 ‘빌리 워크’, 가사용 ‘빌리 홈’이다. 앞의 세 종은 바퀴로 움직이지만, 계단과 문턱을 넘어야 하는 빌리 홈은 두 다리로 걷는 형태로 구상하고 있다.

뉴빌리티는 올해 하반기 대형 식품 제조사, 정밀 제조사, 물류사, 대규모 교통복합단지에서 기술실증을 차례로 진행한다. 구승완 CSO는 “일단 올해 CJ제일제당에서 1대로 PoC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사양상 한 대의 기기가 작업에 따라 4~6시간 동안 작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초기 실증에서 사람 작업 능력의 30~40%를 목표로 하고, 단계적으로 80~95%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실증을 거쳐 단기간에 수십~수백 대를 현장에 배치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오민선 기자> omsoms9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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