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커넥트 2026 기조연설 (출처=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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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뮤즈가 보여준 AI 쇼핑의 갈림길…막느냐 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메타의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가 소비자를 대신해 쇼핑을 시작하자 온라인 쇼핑몰의 대응이 갈리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아마존닷컴에서 뮤즈가 쇼핑하지 못하도록 막았고, 쇼피파이는 반대로 입점 상점과 결제 기능을 열어줬습니다. AI 에이전트를 새로운 고객 유입 경로로 볼지, 소비자 접점을 빼앗는 경쟁자로 볼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졌습니다.

쇼핑하는 AI 에이전트 ‘뮤즈’

메타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에서 출시한 뮤즈는 이용자가 요청하면 웹을 돌아다니며 일을 처리하는 AI 에이전트입니다. 질문에 답하는 챗봇과 달리 여행을 계획해 예약하고, 상품을 찾아 구매하는 일까지 이용자를 대신해 직접 합니다. 이렇게 AI가 소비자를 대신해 쇼핑하는 방식을 ‘에이전틱 커머스’라고 부릅니다. 뮤즈는 출시 뒤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

23일 메타의 연례 행사 ‘메타 커넥트’ 기조연설에서는 뮤즈의 실제 사용 사례가 여럿 공개됐습니다. 여행 예약과 브랜드 디자인 등 다양한 예시가 나왔지만, 메타 경영진이 특히 앞세운 분야는 쇼핑이었습니다.

알렉산더 왕 메타 최고AI책임자(CAIO)는 “쇼핑은 저희가 특히 중점을 두는 분야”라며, 이커머스의 가장 큰 장점이 시간과 돈을 아끼는 데 있고 개인 에이전트가 이 혜택을 새로운 세대의 쇼핑객에게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시어머니가 아끼던 도자기 세트를 깨뜨린 이용자가 뮤즈에 똑같은 제품을 찾아 달라고 했고, 뮤즈가 이베이와 일본 빈티지 판매점까지 뒤져 찾아낸 덕분에 배송까지 받았다는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장기적으로 거래가 이뤄질 때 소액의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무료 이용이 기본이고, 사용량이 많은 이용자를 위한 월 20달러(약 2만7000원)·100달러(약 13만7000원) 구독제도 있습니다. 수수료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저커버그는 앞서 기술매체 ‘소스’ 인터뷰에서 수수료가 이용자가 아니라 기업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마트·세포라도 합류…협력사 늘리는 메타

메타는 협력 업체도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 업체와 정식으로 제휴를 맺으면 뮤즈는 상품·가격 정보를 직접 받아 보고, 주문과 결제도 그 업체의 시스템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왕 CAIO가 공개한 협력사는 소비자가 일상에서 쓰는 서비스 위주입니다. 쇼피파이, 월마트, 베스트바이, 갭, 세포라, 웨이페어 등 소매업체와 페이팔, 쇼피파이의 결제 서비스 ‘숍페이’가 협력사 목록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여행 예약 업체 익스피디아와 장보기 서비스 인스타카트도 곧 연결됩니다. 이 업체들은 뮤즈와 자사 서비스를 잇는 연결 통로인 ‘커넥터’로 참여합니다.

다만 정식 제휴가 없어도 뮤즈로 쇼핑을 할 수 있습니다. 제휴를 맺지 않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뮤즈가 자기 전용 환경에서 브라우저를 열어, 이용자가 직접 하듯 화면을 보고 클릭하고 입력해 주문합니다. 결제에는 스트라이프의 에이전트용 지갑 ‘링크’를 쓰는데, 이용자가 승인한 구매마다 일회용 가상카드가 발급돼 실제 카드번호가 판매처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사이트가 접근을 막으면 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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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6년 9월 30일 (수) 14:00 ~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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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막고, 쇼피파이는 열었다

실제로 모든 쇼핑 업체가 자사 상품과 결제 시스템을 외부 AI 에이전트에 열어주려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존이 대표적입니다. 아마존은 지난 20일, 아마존닷컴에서 뮤즈가 쇼핑하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뮤즈로 아마존 쇼핑을 요청하면 “승인되지 않은 AI 에이전트의 지속적인 접근은 고객이 동의한 아마존 이용 약관을 위반하는 행위입니다”라는 팝업이 뜹니다.

아마존이 내세운 이유는 ‘허가받지 않은 접근’입니다. 메타가 뮤즈의 아마존 접속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고, 뮤즈도 AI 에이전트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사이트를 이용했다는 겁니다. 아마존은 차단에 앞서 뮤즈의 쇼핑 목록에서 아마존을 빼 달라고 메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에이전트가 대신 쇼핑하면 이용자의 기록에 맞춘 아마존의 추천을 거치지 않게 된다는 점도 문제로 들었습니다. 또 뮤즈가 고객의 로그인 정보를 저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안·프라이버시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메타는 출시 때 뮤즈가 이용자의 비밀번호와 결제수단을 직접 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마존이 뮤즈만 막은 것은 아닙니다. 퍼플렉시티의 AI 쇼핑 에이전트 ‘코멧’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구글과 오픈AI의 에이전트도 접근을 제한해 왔습니다.

반면 쇼피파이는 입점 상점의 상품을 챗GPT, 제미나이, 코파일럿 등에서 팔 수 있게 하는 등 외부 AI 서비스에 문을 열어 왔습니다. 쇼피파이는 판매자에게 온라인 상점과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로, 고객은 소비자가 아니라 판매자입니다. 그래서 소비자와 처음 만나는 자리(소비자 접점)를 차지하는 것보다 판매자의 거래가 자사 시스템을 거쳐 이뤄지게 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쇼피파이는 뮤즈에도 입점 상점의 상품을 열고 숍페이 결제를 지원합니다. AI가 쇼핑의 첫 관문이 되더라도 그 뒤에서 상품·주문·결제를 맡겠다는 전략입니다. 아마존과 갈리는 지점이죠.

이와 달리 아마존은 소비자와의 접점이 사업의 핵심입니다. 이용자의 검색·구매 기록은 수익성 높은 광고 사업과 쇼핑몰 운영의 밑바탕입니다.

아마존이 소비자와 처음 만나는 자리를 뮤즈에 내주면 소비자는 뮤즈와 먼저 대화하고, 뮤즈가 여러 상점의 상품을 비교한 뒤 아마존에는 주문만 넘기게 됩니다. 아마존은 소비자가 무엇을 찾고 어떤 추천에 반응하는지 알 수 없고, 그 데이터로 팔던 광고 기회도 잃습니다. 메타가 예고한 거래 수수료까지 붙으면 매출 일부를 나눠야 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가 직접 찾아오는 거대한 쇼핑몰인 아마존으로서는 그 자리를 타사 에이전트에 내줄 이유가 없습니다.

앞단을 가져갈까, 지킬까, 뒷단을 잡을까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에는 소비자 접점을 누가 갖느냐에 따라 사업자의 전략이 갈립니다.

지금까지 온라인 쇼핑은 소비자가 쇼핑 플랫폼을 직접 찾아가 상품을 검색하고 비교한 뒤 구매하는 방식이었습니다. AI 에이전트를 쓰면 이 과정이 달라집니다. 소비자가 먼저 AI와 대화하고, AI가 여러 판매자의 상품·가격·재고를 비교해 주문과 결제까지 이어 줍니다.

에이전트를 맞닥뜨린 온라인 쇼핑 업체의 선택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아마존처럼 외부 AI를 막고 자체 AI 도우미로 소비자 접점을 지키는 방어형, 쇼피파이처럼 접점은 에이전트에 내주고 상품·결제·주문 시스템을 맡는 협력형, 월마트처럼 외부 에이전트와 손잡되 주문과 배송은 직접 맡는 절충형입니다.

월마트는 구글 제미나이와 손잡고, 제미나이 안에서 월마트 상품을 사고 결제할 수 있게 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뮤즈 협력사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에이전트가 기존 사업을 위협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소비자 대신 검색하고 비교하고 예약까지 하는 뮤즈와 역할이 겹치는 중개 플랫폼입니다. 뮤즈가 항공사나 호텔에서 직접 검색과 비교, 예약을 끝내면 소비자가 중개 플랫폼을 방문할 이유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여행 예약 업체 익스피디아는 뮤즈 합류를 발표한 이튿날인 23일(현지시간) 주가가 7.72% 내렸고, 에어비앤비도 7.56% 떨어졌습니다. 미국 매체들은 뮤즈가 항공권과 숙소 예약을 대신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시작된 ‘앞단’ 경쟁

뮤즈 같은 범용 AI 에이전트는 아직 한국에 출시되지 않았고, 출시 여부와 시점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국내 대형 플랫폼은 AI 에이전트를 새 쇼핑 창구로 보고 각자 방식으로 접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자사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쇼핑 AI 에이전트를 넣어 소비자 접점을 자기 안에서 지키려 합니다. 이용자가 외부 AI를 거쳐 네이버 쇼핑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네이버 안에서 AI와 대화하며 상품을 찾고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아마존처럼 자체 AI로 접점을 지키는 방어형에 가깝습니다. 네이버에 따르면 쇼핑 에이전트를 통한 일평균 거래액은 3월보다 8월에 4배로 늘었습니다. 다만 아직은 에이전트 안에서 결제하지 못하고 스마트스토어 상품 페이지로 옮겨 가야 해서, 네이버는 연내 일부 상품군에서 에이전트 안 결제를 시범 적용할 계획입니다.

카카오는 메타처럼 대화 창구를 접점으로 삼으려 합니다. 카카오톡 안에서 AI가 대화 맥락을 읽고 외부 서비스에 주문을 넘기는 방식입니다. 카카오는 지난 8월 6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첫 협력사로 쿠팡이츠를 정하고,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메뉴 추천부터 주문·결제까지 처리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시기는 ‘빠른 시일 내’라고만 했고, 쿠팡이츠는 구체적인 출시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협력사는 쿠팡이츠 한 곳입니다.

다만 뮤즈가 보여 준 변화는 국내 업체에도 남의 일이 아닙니다. 외부 AI가 쇼핑의 첫 관문이 되면 기존 플랫폼은 소비자가 직접 찾아오는 ‘목적지’에서, 에이전트가 상품·가격·재고를 확인하고 주문·결제를 받는 ‘거래 시스템’으로 역할이 바뀔 수 있습니다. 쇼핑 업체가 답해야 할 질문은 AI에 어디까지 문을 열지, 그리고 고객 관계와 데이터, 수익 가운데 무엇을 직접 쥘지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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