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로고 (출처=카카오)

카카오의 이별법… 지분 끊고 계약으로 묶는다

카카오가 내년 카카오AI와 카카오X라는 두 회사로 인적분할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분할 이후 시너지를 낼 해결책으로 ‘멤버십’을 제시했다. 카카오톡을 축으로 다른 계열사들을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한 회사였을 때도 시너지를 내기 어려웠는데, 두 회사로 갈라져 이해관계가 달라진 후에도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둘로 쪼개지는 회사, 시너지는 ‘멤버십’으로

16일 카카오가 소액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전현수 카카오 비즈니스 총괄 리더는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톡 이용자 접점을 축으로 모빌리티, 콘텐츠, 커머스 등 계열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다”며, 향후 카카오 그룹의 시너지 마련 전략을 설명했다.

지난 8월 카카오는 내년 중 회사를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카카오AI와 나머지 계열사를 거느린 투자 회사 ‘카카오X’로 인적분할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카카오는 회사가 둘로 나눠져도 협업이 동일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기본적으로는 독립적인 경영이 이루어질 것”이라면서도, “카카오톡 플랫폼과 자회사 간 유기적 협업은 과거와 동일하게 진행되며 그룹 안에서 달라질 점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김 대표 내정자는 명확한 방법론을 밝히지 않았다.

지금까지 카카오공동체 소속 기업 사이의 서비스 연결은 카카오 계정 로그인이나 카카오페이 결제 등을 공통 인프라로 활용하는 수준이었다. 한 계열사의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고 해서 다른 계열사 혜택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거의 없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많이 이용한다고 해서 카카오T 택시를 탈 때 혜택이 주어지는 식의 구조는 아니었다. 이번 멤버십은 이 지점을 바꾸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전 리더는 “여러 서비스들을 이용하면서 쌓은 혜택을 한 곳에서 활용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구성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 그는 “현재는 정식 출시에 앞서서 사업 모델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단계에 있고, 구체적인 혜택 구성과 출시 시점은 확정되는 대로 안내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멤버십 운영에 따른 비용 분담 등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IT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의 멤버십이 월구독료를 바탕으로 AI 서비스 구독과 쇼핑, 모빌리티 적립 등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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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이번 멤버십이 계약으로 맺어졌기 때문에 서비스 간 연결이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리더는 “지분 관계가 아니라 서비스와 계약을 기반으로 연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용자들께서 체감하시는 서비스 간 연결은 분할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했다. 카카오공동체라는 한 지붕에 있을 때는 서로의 협업이 호의에 기대 진행되다 흐지부지되거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분할 이후에는 카카오AI와 카카오X가 서로 다른 회사가 되는 만큼, 계약서를 통해 책임 소재가 분명해지면서 오히려 연결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연결은 계약으로, 이해관계 조율은 어떻게?

그러나 실제로 멤버십이 시너지를 내며 기능할지는 다른 문제다. 완전히 별도의 회사가 되면 굳이 서로만 연결돼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파트너가 등장하면 그와 함께하는 것이 더 이득이다.

이 길을 먼저 간 신세계 멤버십의 사례가 반면교사다. 지난 2023년 신세계그룹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라는 멤버십을 야심차게 출범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종료됐다. 이마트24 등 주요 계열사가 끝내 멤버십에 동참하지 않았던 것이 실패의 이유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은 계열 분리를 예정해 두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통합 멤버십을 유지하는 구심력이 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는 유료 구독 멤버십의 후발주자인 만큼 혜택이 차별화되어야 눈길을 끌 수 있다. 카카오가 가진 무기는 모빌리티, 콘텐츠, 커머스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생활밀착형 서비스 간의 연결이 이용자에게 어떤 식으로 효능을 제공할지가 관건이다. 오픈서베이 ‘구독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쇼핑에서는 부가혜택이 구독을 붙잡는 핵심 요인으로 작동한다. 카카오 멤버십도 결국 이 부가혜택을 얼마나 체감되게 설계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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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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