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4분의 1 된 쉬인
중국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원래 기대하던 기업가치 4분의 1 수준으로 홍콩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관세·규제·경쟁 심화가 겹치며 몸값이 크게 깎였다. 이에 따라 2022년 예상했던 기업가치 1000억달러(한화 약 140조원)에 한참 못 미치는 기업가치로 데뷔했다.
지난 8월 31일(현지시간) 쉬인은 주당 48.56홍콩달러(약 87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번 기업공개(IPO)로 2억800만주를 발행해 17억4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를 조달한다. 이에 따른 기업가치는 약 265억달러(약 37조원)이다. 상장 첫날인 1일 쉬인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10% 가량 급락했다가 5%대 하락으로 회복했다.
쉬인의 기업가치는 마지막 투자 대비 4분의 1 가량으로 낮아진 숫자다. 쉬인은 2022년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 989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쉬인의 기업가치를 끌어내린 건 관세와 규제, 그리고 경쟁 심화다. 이전까지 쉬인은 미국, 유럽 등 세계 각 국가에서 운영하는 소액면세 제도 덕분에 최저가 패션 상품을 관세 없이 해외 직배송으로 판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테무, 쉬인 등을 경계한 미국이 펜타닐 등 마약 유통을 이유로 800달러 미만 소액면세(de minimis) 제도를 폐지한 것을 시작으로, 각 국가에서도 차례로 소액면세 제도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대부분 상품을 생산했던 쉬인 또한 직격타를 입었다. 중국산 상품의 관세율은 소액면세 폐지와 추가 관세 부과가 맞물려 0~62.5%에서 10~87.5%까지 올랐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이뤄진 디지털서비스법(DSA) 조사·친환경 규제 등 각종 규제도 쉬인의 성장에 부담이 됐다. 회사의 지난해 유럽 지역 매출은 약 148억달러로,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하는 쉬인의 최대 시장이다.
이같은 부담에 따라 매출 성장세는 2023년 41%, 2024년 21%에서 규제가 본격화된 2025년 8%로 낮아졌다. 2026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에 불과했다. 쉬인의 지난해 매출은 418억4700만달러(약 60조원), 영업이익은 17억799만달러(약 2조4000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쉬인이 기업가치를 크게 낮춰서라도 상장한 배경에 대해 초기 투자자에 대한 현금 지급 의무를 꼽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8월 31일 쉬인이 올해 말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전환상환우선주 투자자들에게 약 44억달러(약 6조원)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상장으로 173억달러 규모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지급 의무는 사라졌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