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모바일 캐주얼 게임판 키운다

엔씨소프트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지목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3개의 핵심 성장 축을 제시했고, 그 중 한 가지가 모바일 캐주얼 게임이다. 오랜 기간 모바일 사업을 준비해온 만큼, 실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회사 판교R&D 센터에서 ‘2026 엔씨 경영전략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체질 개선을 위한 3대 핵심 전략의 한 축으로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꼽았다. 전 세계 게임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장르인 만큼, 그간 쌓은 역량을 통합한 ‘에코 시스템’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엔씨는 그간 모바일 캐주얼 게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지속 표출해 왔다. 박 공동대표는 올해 초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부터 MMORPG, 슈터, 모바일 캐주얼 사업 세 개의 축으로 매출을 견인할 예정”이라며 “모바일 캐주얼 사업은 단순 시작이 아니라 그동안 노력이 공고히 자리잡아 내년에는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엔씨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 분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지난해 8월, 회사는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하고 센터장으로 아넬 체만(Anel Ceman) 전무를 영입했다. 관련 사업을 전담할 조직과 인력을 갖추며 추진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체만 센터장은 ‘토킹 톰’ 지식재산권(IP)으로 유명한 아웃핏7을 비롯해, 다양한 게임 유니콘 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인재다.

같은 해 12월에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본격 추진한다고 밝히고, 기업 인수 등 추가 준비 중인 사항을 공유했다. 회사가 현재까지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한 관련 기업은 4곳에 달한다. 각 기업은 엔씨가 그리는 ‘에코 시스템’에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며, 모바일 캐주얼 게임 성장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엔씨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가 그리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 사업은 판권을 가져와 출시하는 단순한 구조가 아니다. 회사가 30여년간 라이브 서비스로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 인공지능(AI) 기술력을 바탕으로 ‘테크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중심으로 개발·데이터 분석·퍼블리싱을 아우르는 ‘에코시스템’을 형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게임 유통을 넘어 전략적인 모바일 게임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회사는 올해 독일 모바일 게임 플랫폼 ‘저스트플레이’ 지분 70% 3016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저스트플레이는 애드테크 기업 앱러빈 출신 경영진이 설립한 회사로, 자체 개발 및 퍼블리싱 모바일 캐주얼 게임 40여종을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글로벌 서비스 중이다. 이 회사는 엔씨가 계획한 에코시스템에서 핵심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엔씨는 베트남 소재 모바일 캐주얼 게임 개발 스튜디오 ‘리후후’도 1534억원에 인수했다. 리후후는 글로벌 흐름을 빠르게 포착해 시장에 진입하며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설립 이후 캐주얼 게임 100여종 이상을 출시했으며, 매출의 80% 이상을 북미와 유럽에서 창출하고 있다. 게임 개발은 물론 동남아 시장 거점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앞서 박 공동대표는 “리후후는 아시아 지역 캐주얼 개발 클러스터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국내 모바일 캐주얼 게임 개발 스튜디오 ‘스프링컴즈’, 슬로베니아 소재 소규모 개발 스튜디오 ‘무빙아이’도 인수했다. 두 게임사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스프링컴즈는 누적 다운로드 3000만회 이상 기록한 게임 4종 라인업을 보유했다. 두 게임사는 에코 시스템 내에서 게임 개발을 담당하는 스튜디오 본연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캐주얼 게임 시장은 1년에 수백개의 게임이 출시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엔씨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그간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기 게임 버전을 빠르게 개발하고 테스트와 검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의 경우 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그렇지 않은 게임은 개발을 중단하는 식이다. 데이터 기반 예측 가능성을 통해 전략적인 개발에 나선다는 것이다.

박 공동대표는 앞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모바일 캐주얼 게임 사업 추진 방향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당시 “1분기 안에 필요한 최소 규모(크리티컬 매스)를 형성하고, 테크 플랫폼과 인수한 회사를 기반으로 추가 매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1차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부터는 큰 모바일 캐주얼 IP를 활용한 퍼블리싱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그 전 2~3분기에 개념검증(POC) 형태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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