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X 전략의 습격, 대세 바뀐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변화의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 4X 전략 게임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방치형 등 캐주얼 장르의 존재감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반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축소되는 분위기다. MMORPG가 주류였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18일 글로벌 앱 마켓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가 발표한 ‘2026년 게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전략과 퍼즐 장르가 성장을 주도했다. 장르별 매출 증가율은 전략 20%, 퍼즐 14%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략 장르는 모바일 게임 중 유일하게 다운로드 수가 증가하며 이용자 유입 측면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전략 장르 성장은 4X 게임이 견인했다. 4X는 탐험(eXplore)·확장(eXpand)·개발(eXploit)·섬멸(eXterminate)의 네 요소를 중심으로 하는 장르다. 자원 확보와 영토 확장, 이용자 간 경쟁을 기반으로 장기 플레이를 유도하는 구조가 특징이다. ‘라스트워 서바이벌’,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 중국 게임사 작품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센서타워는 “동양권 퍼블리셔 중심의 4X 전략 게임 흥행이 주요 지역 전반에서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 시장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센서타워 1월 보고서를 보면 4X 전략 장르가 월 매출 7000만달러를 돌파하면서 MMORPG를 넘어섰다. MMORPG는 지난 9년간 국내에서 매출 1위 장르를 유지해왔지만, 4X 전략 장르가 월간 매출 기준 MMORPG를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한 이용자 유입 확대가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 장르별 광고 노출 점유율을 보면 4X 전략은 1월 전체 광고 노출의 19%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센서타워는 “기존 흥행작 역시 높은 광고 집행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인 이용자 유입을 중시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장르는 현재도 국내 주요 앱 마켓 매출 순위 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이와 함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장르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북미,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캐주얼 게임 다수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의 경우 넥슨 메이플 키우기가 매출 기준 1위를 달성하고 있다. 넷마블 신작 방치형 게임 스톤에이지도 4위를 기록했다. 이외 중국 4X 게임, 퍼즐 게임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다운로드 순위로 보면 방치형과 퍼즐과 같은 캐주얼 게임이 높은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타워 디펜스 장르의 활약도 눈에 띈다. 센서타워 2월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타워 디펜스 장르가 처음으로 다운로드 수 기준 1위를 기록했다. 타워 디펜스는 몰려오는 적을 막는 게임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장르다. 이 장르는 지난해 3월 이후 전체 전략 장르 안에서 4X 다음으로 높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스투랜덤디펜스’ ‘운빨존많겜’, ‘협동타워디펜스’ 등이 있다.

모바일 MMORPG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모양새다. 앱 마켓별 실시간 게임 순위를 보면 MMORPG는 엔씨소프트 리니지M이 전부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모두 마찬가지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 MMORPG가 힘을 잃었다고 보긴 어렵다. 센서타워 모바일 게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 전체 매출 중 30%가 MMORPG에서 나왔다. 타 장르 약진에 따른 장르별 비중 변화로 해석된다.

모바일 게임 장르 다변화와 캐주얼 게임의 부상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면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르 다변화 흐름 속에 가볍게 즐기는 게임이 늘어나면서 ‘가벼운 장르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옅어졌고, 일부 흥행 사례가 인식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단 MMORPG 이용자들이 다른 장르로 이동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게임 이용률과 모바일 게임 이용시간이 줄어들었다. 이에 최근 미디어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숏폼 콘텐츠가 주류가 된 것처럼, 공수가 많이 들고 오래 붙잡아야 하는 무거운 게임보다 간결하고 압축된 즐거움이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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