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미신고 사업자와 수만 건 거래…당국-업계 ‘시각차’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이 해외 미신고 사업자와 수만 건에 달하는 거래를 처리한 사실을 두고 금융당국과 업계 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당국은 거래소들의 법 준수 의지가 부족했다고 평가한 반면, 거래소들은 전면적인 거래 점검 체계가 시행되기 이전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18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빗썸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18곳과 총 4만5772건의 거래를 지원했다. 조사 기간은 2022년 8월28일부터 지난해 4월3일까지였다. 앞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도 미신고 사업자 19곳과 4만4948건의 거래를 처리한 사실이 확인됐다. 조사 기간은 2022년 8월28일부터 2024년 8월23일까지였다.
FIU는 이를 미신고 사업자와 거래 금지 의무 위반으로 판단했다. 당국은 거래소에 해당 거래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실효성 있는 차단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거래소들은 당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특정금융정보법상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는 금액과 무관하게 금지돼 있지만, 특금법상 트래블룰은 100만원 이상 거래에 대해서만 송·수신자 정보 확인과 전송 의무를 부과했다.
당시 거래소들은 100만원 미만 거래 이용자에게 미신고 사업자 관련 위험을 안내하고 동의를 받는 절차를 운영했으나, 소액 거래를 사전에 식별하고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거래 이전 상대방의 미신고 여부를 매번 확인하거나 추가 인증을 요구하면 거래 지연과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문제로 지적된 거래 상당수도 소액 구간에 집중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거래소들은 이후 모든 거래에 대한 점검 체계를 강화했다. 업비트는 지난해 2월13일부터, 빗썸은 4월1일부터 100만원 미만 디지털자산 출금에도 제한을 적용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이러한 조치가 시행되기 이전 거래를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이 강조된다.
법적 판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나무가 FIU 제재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 선고는 오는 4월9일로 예정돼 있다. 빗썸 역시 유사한 문제 제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거래소들은 이용자 불편과 지연을 감수하며 모든 거래를 점검하고 있다”며 “당국이 ‘법 준수 의지 부족’으로 판단한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미신고 사업자 관련 거래 적발 건수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다만 최근 거래소 소유분산 규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빌미가 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