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 캐딩’ 마우스 대신 키보드로 물탱크 설계하기
다쏘시스템은 이달초 개최한 3D익스피리언스월드 2026에서 솔리드웍스에서 인간과 AI의 협업을 강화하는 새로운 AI 기반 전문가 범주 버추얼 동반자 ‘아우라·레오·마리’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산업 혁신·설계·운영 전반을 재정의하는 생성형 경제 전략을 구체화했다. 이른바 ‘바이브 캐딩’이다.
다쏘시스템의 버추얼 동반자는 산업 월드 모델과 과학 기반 시뮬레이션을 결합해 제품 라이프사이클 전반의 의사결정과 협업을 오케스트레이션하며, 에이전틱 플랫폼 환경에서 확장 가능한 산업 AI 아키텍처로 활용될 예정이다.
컨퍼런스에서 마니쉬 쿠마 솔리드웍스 CEO 겸 연구개발(R&D) 부사장은 ‘레오’를 사용해 도면을 스케치와 3D 모델로 수분 만에 변환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그는 화면 속 ‘Drawing to Sketch’ 기능을 눌러 PDF 도면 파일을 불러왔다. 그리고 레오는 이를 기반으로 스케치를 생성했다. 직접 하나하나 모델을 만들지 않고 바로 스케치가 만들어졌다. AI가 PDF를 분석해 자동으로 스케치로 유지해야 할 요소와, 만들지 않아야 할 요소를 분리했다.
타이틀 블록은 제외하고, 아이소메트릭(등각) 뷰를 스케치에서 제거했다. 레오는 도면 안의 모든 치수(dimension)를 인식했고, 치수를 실시간으로 반영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자 스케치 생성은 한번에 이뤄졌다.
이어 파트 생성을 보여줬다. 레오는 생성된 스케치를 인식해 스케치로부터 어떻게 3D 파트를 만들지 이해했다. 곧, 생성될 모델의 미리보기(preview)가 나타났고, ‘OK’ 버튼을 누르자 바로 완전한 3D 모델이 생성됐다.
그는 완전한 파라메트릭 모델인가를 증명하기 위해 기준면(plane)을 숨겼다. 레오는 과거 수많은 설계 사례를 학습해 이를 바탕으로 완전한 파라메트릭 모델을 생성했다.
파트 성능 검증도 가능했다. ‘이 파트는 충분히 강할까?’란 질문에 레오는 생성한 파트에 대해 선형 정적 유한요소 해석(FEA)을 실행했다. 수많은 유사 파트를 실험계획법(DOE) 기반으로 설계하고 그 결과를 학습시킨 모델을 통해 새로운 설계에 물리적으로 정확한 해석 결과를 매핑했으며, 이를 서로게이트 모델링(Surrogate Modeling)이라고 부른다고 그는 설명했다.
마니쉬 쿠마는 “개별 기능을 붙이는 단계를 넘어, 설계의 출발점인 ‘첫 아이디어’ 단계부터 지능을 설계 프로세스 안에 직접 내재화하고 있다”며 “그 중심에 버추얼 동반자(Virtual Companions)가 있으며, 이들은 필요할 때 곁에서 함께하는 전문가 파트너로서 더 나은 결과를 더 빠르게 만들어 준다”고 강조했다.
솔리드웍스의 아우라(Aura)는 요구사항, 프로젝트, 변경사항 전반에 걸쳐 지식과 맥락을 오케스트레이션해 팀이 복잡성을 관리하고 정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레오(Leo)는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는 다양한 엔지니어링 분야 전반에서 복잡한 엔지니어링 과제를 해결한다. 마리(Marie)는 소재, 화학, 제형, 치료 분야에 대한 심층 과학 전문성을 기반으로 복잡한 현상을 탐구하고, 첨단 질문을 도출하며, 혁신적 가설을 탐색한다.

마니쉬 쿠마는 3종의 솔리드웍스 버추얼 동반자를 일컬어 ‘가상 과학의 삼인조(Triad of virtual science)’라고 표현했다. 하나의 에이전트가 모든 작업을 지원하는 대신, 각각의 전문성과 역할에 따른 역량과 성격을 줘서 더 구체적인 도움을 주도록 했다.
마니쉬 쿠마의 설명에 따르면, 아우라는 조직 내외부 지식을 연결하고, 대형언어 모델(LLM)처럼, 사용자의 아이디어에 호응하고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비즈니스 전략, 관계 개선, 그리고 규제 준수 관리 등 아이디어 현실화에 필요한 각종 문서 기반 작업을 지원한다.

반면, 레오는 엔지니어이자 제작자다. 실제 모델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역량을 가졌다. 레오는 아이디어를 실제로 제작 가능한지, 제조할 수 있는지 확인하게 해준다.

마리는 과학자다. 분자과학, 테스트, 미생물학 등 깊은 과학적 지식을 다루며, 아이디어가 실제 현실에서 존재할 수 있는지 과학적 지식으로 판정하게 해준다.

마니쉬 쿠마는 작업용 목재 테이블을 직접 설계해 제작한 예를 들었다. 그는 “세 버추얼 동반자가 있었다면, 방 사진을 찍어 아우라에게 보여주고 바닥과 벽 색에 맞는 마감을 추천받았을 것이고, 레오를 통해 다리 두개는 과하다는 의견을 받고, 마리는 내 생활 패턴을 분석해서 올바른 자세나 모니터 높이, 테이블 높이 등을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솔리드웍스 사용자는 아이디어 구체화 여정을 아우라로 시작하게 된다. 아우라는 내외부의 정보, 지식, 노하우를 탐색해 설계자에게 알려주고 새 방향을 제시한다. 다음으로 레오로 넘어가 스케치 파일을 불러와 2D 이미지와 3D 모델로 변환하고, 물리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다.

마니쉬 쿠마는 “커팅 보드를 향해 이동하는 로봇을 설계하고 싶다면,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탐색하고, 영감을 얻고, 다양한 방향을 아우라로 시험해볼 수 있다”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뒤 실제 설계로 옮겨야 할 때 레오를 불러와 함께 설계를 완성해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커팅 모드 설계를 위한 어셈블리 구조를 생성해 달라고 레오에게 요청하면, 레오는 필요한 구성 요소를 이해하고, 설계의 출발점이 되는 구조를 제안한다”며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로 만들 필요는 없고, 제안된 구조를 그대로 사용할 필요도 없으며, 레오와 함께 반복적으로 수정하고 조정한 뒤 최종 확정하면, 즉시 어셈블리 구조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생성한 부품을 하나의 완성체로 합치는 어셈블리는 아직 레오로 수행할 수 없다. 그러나 향후 언젠가 어셈블리 단계도 레오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앞으로는 내부 저장소나 공급업체에서 제공된 구성 요소까지 불러와 어셈블리를 구성할 수 있게 될 예정이고, 현재는 구조 생성 단계까지 지원한다”고 말했다.
솔리드웍스의 ‘이미지 투 메쉬(Image to Mesh)’ 기능을 사용하면, 이미지를 빠르게 3D 메시로 변환해 실제 설계를 위한 기준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레오는 공급업체에서 제공하는 STEP 파일과 같은 중립 형상을 정확한 파라메트릭 피처(Parametric Feature)로 변환해, 기존 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지 않고 자유롭게 수정·확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설계를 반복하면서 피처 실패나 참조 단절, 오류 메시지 등의 상황에 닥쳤을 때도 레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레오는 모델을 분석해 오류를 설명하고,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단계별로 안내한다. 향후에 오류를 자동으로 수정하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레오는 어셈블리 성능도 개선하도록 한다. 레오는 어셈블리 전체를 분석해 성능 저하의 원인을 설명하고, 패스너 억제, 단순화된 표현 사용 등 구체적인 개선 권장 사항을 제시한다.
“이 어셈블리에 부품은 몇 개인가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부품은 어떤 것이죠?”
“이 재질을 다른 재질로 모두 바꿔 주세요.”
이같은 채팅을 통해 모든 설계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키보드로 레오와 나누는 대화는 도면 생성에서도 가능하다. 레오는 도면 생성 전에 표준, 시트 크기, 요구사항을 미리 지정할 수 있다.
설계 이후 제조, 출하, 비용 관리 등의 작업은 다시 아우라로 넘어간다. 아우라는 다쏘시스템 델미아웍스와 연동되고, ‘주문 상태는?’, ‘출하 시점은?’, ‘비용은 얼마나 들까?’ 같은 질문에 즉시 답을 제공한다.
또한, 에노비아 프로젝트 플래너는 프로젝트 진행 상황, 지연 요소, 변경 영향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만약, 변경이 필요하면 아우라가 변경 요청을 생성하고, 관련자와 승인 흐름까지 자동으로 연결한다. 승인자는 대화형 요약을 통해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마니쉬 쿠마는 “이러한 명확성은 의료기기처럼 규제가 엄격한 산업에서 더욱 중요하다”며 “웨어러블 의료기기의 낙하 시험은 과거에는 고도의 시뮬레이션 전문성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AI가 조건, 하중, 제약 설정을 안내한다”고 말했다.
그는 “레오와 대화하며 설계를 수정하고 시뮬레이션을 다시 실행할 수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고급 시뮬레이션의 진입 장벽을 낮추되, 기준은 절대 낮추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오는 규제 대응에서도 도움을 준다. 새로운 규정을 지정하면 레오가 이를 해석하고 요구사항을 생성하며, 설계 요소와 추적성까지 자동으로 제안한다. 명확한 영향 분석이 가능해지고, 수작업이 대폭 줄어든다.

그는 “앞으로 6개월, 혹은 1년 뒤 자연어만으로 형상을 생성하는 설계 경험을 상상해보라”며 “이 크기의 모델을 만들고, 상단과 측면에 구멍을 추가해 주세요 같은 지시로 단 한 번의 명령 클릭 없이, 말로만 설계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예시로 5000리터 용량의 원통형 물탱크를 지지하는 철골 구조물을 설계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구체적인 물탱크 요구사항을 레오에게 전달하는 것만으로 5분 이내에 설계와 시뮬레이션이 완료됐다.
마니쉬 쿠마는 “수학 천재 한 명이 있다고 해서 비행기 엔진 인증을 맡길 수는 없고, 산업 경험과 맥락이 필요하다”며 “천재는 단일 전문성이 아니라 복합 전문성에서 나오며, 아우라는 자유로운 탐색, 레오는 현실적 구현, 마리는 과학적 진실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버추얼 동반자의 UX에서 사용자, 활동, 콘텐츠, 대화 모두가 컨텍스트이며, 진입 경로도 음성 입력 등 다양하다”며 “버추얼 동반자는 지능뿐 아니라 성격도 가져서 아우라는 동의형, 레오는 지시형, 마리는 단정형”이라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