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피지컬 AI는 제조 생태계의 동반 상승 이끈다”
“그동안 수많은 산업이 자동화되지 못했던 이유는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봇은 기계적인 로봇에서 AI 기반의 로봇으로 진화해야 한다. 매우 단순하면서도 똑똑하고, 정말 유연한 AI 로봇 말이다. 이 로봇들은 학습할 수 있다. 사람이 직접 시연하는 것을 보고 배울 수도 있고, 인간처럼 매뉴얼을 읽거나 비디오를 보면서 배울 수도 있다. 이것이 미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개최된 ‘3D 익스피리언스월드 2026’ 컨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피지컬 AI와 미래 공장 자동화의 대중화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젠슨 황은 “세계 최대 규모의 대기업은 이미 로봇을 어디서나 쓰고 산업계에 이미 로봇이 가득한데도, 우리가 로봇 혁명을 논의한다는 게 놀랍게 들릴 수 있다”며 “오늘날 로봇은 매우 반복적인 작업이나 대규모의 생산량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엔 문제가 있는데, 전 세계 산업의 대다수는 중소 규모의 공장들이라는 점”이라며 “그들의 작업과 기업 규모는 매우 다양하고, 전 세계 공급망을 이끄는 주체들이지만, 이들의 작업은 제각기 달랐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런 시장에 자동화를 도입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로봇의 경로를 계획하고 프로그래밍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고, 엔지니어링 작업이 너무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대기업은 할 수 있어도 중소기업은 감당할 수 없다”며 “해결책은 명시적 프로그래밍(Explicit Programming)’에서 ‘암시적 프로그래밍(Implicit Programming)’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특정 작업을 반복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으며, 수행 능력과 기능은 고정된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는 중소규모의 기업은 산업용 로봇을 각자의 목적에 맞게 개발하거나 도입하기 힘들다. 젠슨 황은 생성형 AI를 비롯한 최신 AI 기술을 피지컬 AI로 구현하면 수만가지 특화된 작업 여러 가지를 익히고 계속 진화하는 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는 “로봇에게 ‘네가 해야 할 일은 이거야’라고 말해주고 몇 번 보여주기만 하면 로봇이 스스로 알아내는 방식”이라며 “대기업에서 쓰는 정해진 대로만 움직이는 ‘단순한 로봇’ 대신, 이제 스스로 판단하는 ‘똑똑한 로봇’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의 형태가 꼭 하나일 필요는 없고, 테이블 위의 로봇 팔 두 개일 수도, 바퀴 달린 팔일 수도, 완전한 인간형 로봇이나 단일 로봇 팔 형태일 수도 있다”며 “이제 모든 기업과 산업을 자동화할 기회가 왔으며, 작은 기업도 뒤처지지 않고 마침내 이 기술을 통해 동반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쏘시스템과 엔비디아는 올해 컨퍼런스에서 다쏘시스템의 버추얼 트윈(Virtual Twin) 기술과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오픈 모델, 가속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를 결합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산업용 월드 모델(World Models)을 구현하며, 에이전틱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상에서 숙련된 버추얼 컴패니언을 제공하는 내용의 새로운 협약 체결을 발표했다.
산업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다쏘시스템과 AI 인프라를 제공하는 엔비디아의 협력은 자연스레 피지컬 AI로 이어진다. 피지컬 AI의 발전 전망과 실제 생산 현장 투입 시점을 묻는 질문이 간담회에서 나왔다.
젠슨 황 CEO는 “로봇 공학은 특정 작업만 하는 매니퓰레이터(로봇 팔)나 공장에서 재고만 옮기는 이동식 로봇 같은 특화된 시스템에서 궁극적으로 인공 일반 로봇공학으로 향하고 있다”며 “우리는 로봇공학에 필요한 카메라, 초음파, 라이다(LiDAR), 레이더 등 다중 모드 인지 능력, AI의 위치 추적 및 경로 계획 능력 등 기본 역량을 갖추게 됐으며, 이제 추론할 수 있는 로봇까지 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에게 ‘무언가를 집어와’라고 시키면, 로봇은 그 물건이 서랍 안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서랍을 열고, 물건을 집고, 서랍을 닫는다’는 과정을 단계별로 추론해 수행할 수 있는데, 이러한 능력이 이제 우리 손 안에 들어와 있다”며 “향후 10년 간 단일 형태가 아니라 휴머노이드를 포함해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로봇 시스템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스칼 달로즈 다쏘시스템 CEO는 “이제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 현장에서 사람과 어떻게 협업하느냐의 문제로 돌아와 보면, 이 둘을 시각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휴머노이드의 버추얼 트윈이 있어야 하고, 제조 공장의 제어 화면도 있어야 하며, 설비의 버추얼 트윈과 그 설비들 사이의 흐름에 대한 버추얼 트윈도 모두 갖춰야 비로소 로봇과 사람이 협업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대부분의 제조 공장이 실물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디지털로 다시 만드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었지만, 현 지점에서 AI는 포인트 클라우드(Point cloud) 이미지를 활용해 버추얼 트윈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모든 운영의 기반이 되는 ‘씨앗’을 심을 수 있어 큰 역할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생성형 AI 인프라에서 전력 공급이 또 다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AI의 전력 수요에 비해, 에너지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젠슨 황 CEO는 “역사적으로 에너지 산업이 컴퓨터나 IT 산업만큼 빠르게 변화하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인 AI의 등장은 에너지 산업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각국의 전력망을 개선하고 확충하게 만드는 거대한 시장 주도적 동력(Market-driven force)이 있고, 이제 전력망을 강화하고 발전 역량과 기술을 높여야 할 아주 강력한 시장의 명분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시장 동력이 약해서 재생 에너지의 도약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기후 변화나 사회적 이유로 이를 추진하는 것보다 경제적 플라이휠을 돌릴 수 있는 시장의 힘이 개입하는 것만큼 강력한 동력은 없다”며 “모든 사회가 이해해야 할 개념은 ‘사회적 안정’과 ‘지속 가능성’을 원한다면 ‘경제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경제 성장을 하려면 에너지 성장이 뒷받침돼야 하고, 에너지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이 그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자금이 유입될 기회가 열렸으므로 에너지 성장은 국가마다 리더십마다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고 그 중심에 AI가 있다”며 “에너지 비용과 관련해 확신하는 놀라운 변화는 에너지 비용이 낮아질 것이란 점인데, 시장의 힘이 에너지 공급에 투자를 하게 만들고 에너지 공급이 늘어나 전력망이 현대화되면 결국 에너지 비용은 낮아지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은 기술 혁명과 인프라 구축이 지역과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지역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그 인프라 위에서 수많은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활동하는 후방 효과가 만들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AI 슈퍼컴퓨터가 가져올 후방(Downstream)의 영향력은 매우 깊고 방대하다”며 “AI는 결국 ‘지식’에 관한 것이고, 지식은 모든 산업과 과학 분야, 애플리케이션, 기업, 그리고 모든 사람을 변화시키고 혁신한다”고 밝혔다.
전세계적인 생성형 AI 붐 속에 경쟁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해 시장에서 유리한 지위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다양한 굴뚝 산업과 최첨단 제조 산업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온 한국도 AI 기반의 우월적 지위를 선점하려 움직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생성형 AI 도입의 실질적 성과를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젠슨 황은 “AI는 모든 산업의 역량을 평준화하는 엄청난 도구이며, 다양한 방식과 표현으로 AI를 가이드해 원하는 디자인, 창의적 작업, 예술 작품, 그리고 글쓰기를 완성할 수 있다”며 “엔지니어나 공장, 기업도 마찬가지로, AI의 힘을 빌려 증강(Augmented)됨으로써 그 역량을 한 단계 격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쏘시스템의 버추얼 컴패니언 제품의 가장 환상적인 부분은 거의 모든 엔지니어가 솔리드웍스나 카티아의 초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라며 “작업자의 의도(Intention)가 무엇인지, 암시적으로 무엇을 하려는지 해석해 주는 동반자가 있기 때문이고, 이 동반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카티아나 솔리드웍스를 명시적으로 프로그래밍하고 조작해 의도와 실행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과 벽을 뛰어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AI의 힘을 빌리는 산업들은 AI가 여러분 대신 프로그래밍을 해주고 툴을 설정해 주기에 그 간극을 메울 수 있다”며 “그저 자신의 의도를 잘 설명하기만 하면, 격차는 사라질 것이기에 AI에 바로 뛰어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쏘시스템과 엔비디아의 협업은 지난 1월 발표된 지멘스와 엔비디아의 협업과 비슷해 보인다. 지멘스와 협업에서 산업용 AI의 운영체제를 강조했던 젠슨 황은 다쏘시스템과 협업에선 버추얼 트윈을 짚었다.
그는 “버추얼 트윈, 즉 ‘시뮬레이션된 세상’을 만드는 기업은 반드시 컴퓨터라는 기반 위에서 구축돼야 한다”며 “가상 세계의 역량은 메인프레임에서 PC로, PC에서 클라우드로, 그리고 다시 AI로 넘어올 때마다 완전히 달라졌으며, 이러한 플랫폼의 전환기마다 역량이 워낙 근본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이는 다쏘시스템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플랫폼 전환은 지난 60년을 통틀어 가장 심오한 컴퓨팅 플랫폼의 변화”라며 “우리의 근본적인 역학 관계 때문에 의심할 여지 없이 함께 협력하게 된 것이고, 가속 컴퓨팅이 범용 컴퓨팅의 뒤를 잇는 차세대 기술이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훨씬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다쏘시스템과 엔비디아의 AI 투자 수익률(ROI)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 지 묻는 질문도 나왔다.
젠슨 황은 “인지 기능이나 정보 분야의 AI도 매우 거대한 산업이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산업, 즉 90조달러 규모의 시장은 바로 정보와 물리적 세계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며 “자율주행차는 ‘원자(Atoms)’를 이동시키는 운송업이고, 에너지 생산도 원자를 이동시키는 일이며, 신약을 만드는 것도 원자와 분자의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자(Electrons) 가 ‘원자’와 만나야 하는 모든 산업이 바로 전 세계 산업의 핵심이고, 그것이 바로 다쏘시스템이 존재하는 영역”이라며 “다쏘시스템은 우리가 이러한 물리적 시스템을 창조하고, 이해하며,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기에 그 기회는 실로 거대하다”고 말했다.
그는 “90조달러 규모의 ‘물리적 AI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Physical AI World Foundation Model)’을 직접적으로 다루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기회는 그 어떤 AI 기회보다도 크다”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휴스턴(미국)=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