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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해도 10년간 150조원’ 지도 반출 이후 충격 전망

대한공간정보학회 산학협력 포럼 개최①
정진도 한국교원대 교수, 경제적 영향 연구 발표
지도 반출 편익보다 총비용 압도적
해외 문헌 참조한 보수적 결과에도 비가역적 전망
글로벌 사업자 국내 투자, 편익 내재화 살펴봐야

가장 낙관적인 케이스에서도 150조 정도의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연간 환산하면 한 15조, 비관적 케이스에서는 19.7조 정도의 피해가 매년 발생해서 연간 GDP(국내총생산) 기준 0.6%에서 0.79%의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구글과 애플이 신청한 1대5000 축적의 지도 데이터 반출 결정을 앞두고 경제적 파급 효과 분석에서 가장 낙관적인 전망도 암울할 정도의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앞서 한국정보통신설비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에서 지도 데이터 반출 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공간정보산업 분야에서 18.4조원의 편익(누적 매출) 전망을 압도하는 비용 규모다.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연구 갈무리

이번 연구는 산업피해(직접 손실), 잠금비용(플랫폼 종속), 전환비용(계약 전환), 보안기대비용(보안사고 기대손실), 로열티(API 이용료 등) 등을 연도별로 합산하고 구조 변화의 누적 결과, 산업 부문별 피해와 경로, 시나리오 간 차이를 감안한 연구다.

특히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경제적 모형의 가정에 따른 결과가 완전히 뒤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연구자가 가급적 국내 문헌을 참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해관계를 최소화하려 전통적인 해외 문헌(OECD, IMF, 월드뱅크 등)을 참고했다. 이러한 보수적 기조 속에서 낸 낙관적 비용 규모가 10년간 150조원이다.

정진도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사진=바이라인네트워크)

3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공간정보학회 산학협력 포럼’이 열린 가운데 정진도 한국교원대 교수<사진>가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가급적이면 가장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잠시 국회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제일 아쉬웠던 건 찬성이든 반대이든 주장의 근거가 없다는 게 가장 아쉬웠습니다. 과연 뭘 보고 (반출)할지 말지를 결정을 하느냐 이게 제일 안타까웠고 그 그래서 정량적이고 구체적인 근거가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정책 판단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도 반출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단기적인 손익도 발생을 하겠지만 장기적인 비용과 편익이 발생할 수 있고, 특히 이 지도가 플랫폼 경쟁력과 많은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에 (중략) 경로 종속성 그러니까 한 번 경로가 결정되면 계속해서 그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경로 종속성 내지는 경로 의존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 전반에 항구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이 연구에서 활용한 연산가능일반균형모형(CGE)은 우리나라가 농수산물 시장을 개방을 했을 때 산업 구조가 전반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해외 국가와의 관세가 15%에서 20%로 늘어났을 때 우리 경제 전체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를 등을 살펴보기 위한 모형이다. 여기에 플랫폼 경제의 특성인 규모의 경제, 네트워크 효과, 잠금 효과를 고려해 매년 각각 계산해서 변화의 경로를 추적하는 동태적 CGE 모형을 활용했다.

누적 효과를 보면, 낙관적(OPT), 중립적(CEN), 비관적(PES) 케이스 상관없이 손실 규모가 점차 커지는 그래프를 보인다. 연간 총비용은 잠금 효과와 산업 종속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연구 갈무리

(지도 데이터 반출 시) 2026년에는 거의 손실이 없겠지만, 2036년의 경우에는 GDP의 2.5% 이상 총비용 손실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총비용 규모가 점차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초기에 정책 개입을 하지 않으면 피해를 회복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중략) 2028년부터는 경향성이 굳어지기 때문에 이때까지 관련 정책을 마련해서 집행하지 않으면 되돌리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기업의 혁신 역량은 국내 사업자가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데, 개방하고 나서 2028년부터는 기업들의 혁신 역량이 계속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태계 진입 지수도 마찬가지로 2028년부터는 점차 사업자들이 뛰어들기 어려운 구조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혁신과 진입 역량이 감소할 경우, 특히 이용 가능한 자원이 제한적이고 사업 레퍼런스가 굉장히 부족한 국내 중소기업, 영세 사업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연구 갈무리

2032년 이후에는 구조 비용이 더욱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8년에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혁신 역량과 생태계 진입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씀드렸었죠. 2032년부터는 잠금 효과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먼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영역은 공간 정보, 다음으로 영향을 많이 받는 부분은 디지털 플랫폼 부문으로 공간 정보의 절반 수준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이 됩니다. 건설, 모빌리티, 물류, 관광, 유통 같은 경우에도 다른 영역에 비해 직접적으로 제조나 플랫폼을 다루는 영역에 비해서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이렇게 전체 산업 대비 비율이기 때문에 이게 적은 피해는 아니거든요. (중략) 중장기적으로는 연관 산업까지 연쇄적으로 위축이 발생할 가능성이 보인다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정 교수는 지도 반출 찬성 측이 내세우는 편익 규모가 과연 총비용을 상쇄할 정도인지 의문을 표했다. 게다가 피해 규모가 가면 갈수록 커지는 구조인 까닭에, 경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지도 반출 가정 시 추가 조건을 충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해외 지도 플랫폼 사업자의 국내 투자, 그 다음에 고용 및 본사 일부 기능의 국내 유치가 실제로 이뤄져야만 앞에서 살펴본 여러 가지 비용들을 조금이라도 상쇄할 수가 있습니다. 기술 측면에서 기술 개발의 효용과 그런 편익을 다 해외 귀속해버리지 않게 국내 공동 개발이나 기술의 국내 내재화가 가능한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 측면에서는 종속 및 전환 장벽이 완화될 수 있는가를 고려해 봐야 됩니다.

정 교수는 대단히 보수적이고 신중한 접근을 취했다고 밝혔지만, 전 산업계를 휩쓰는 AI 확산 등 외부 요인을 우려했다. 연구 결과보다 AI 등 외부 요인이 글로벌 플랫폼의 시장 침투율을 앞당기고 API와 라이선스 가격의 비선형적 상승을 이끌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AI 확산에 따라서 우수한 AI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의한 플랫폼 통합 및 쏠림이 더욱더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라이선스 가격을 고정된 것으로 반영했는데 사실 독점적 사용자가 라이선스 비용을 올리지 않을 것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렵죠. 지금 넷플릭스라든가 이런 서비스들만 봐도 계속 구독료가 증가할 수밖에 없고 그래도 이용자가 다 수용을 하잖아요.

관련된 표준이 폐쇄화될 경우에는 결국 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은 이 표준을 이용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밖에 없게 됩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플랫폼 쏠림과 함께 표준의 폐쇄성이 나타나면 전환 비용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데이터의 품질 격차가 점차 벌어질 경우에는 역시 플랫폼의 쏠림 현상이 더 빨리 나타나겠죠.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연구 갈무리

정 교수는 타개책으로 ▲상호 운용성 확보 ▲연구개발 강화 ▲표준 선점 ▲공공 수요 확보를 통한 시장 창출 ▲공공 데이터의 적극적 개방 ▲대중소 기업 연합, 지역 기업 간 연합 ▲안보 위험 등급이 낮은 사업자에게 느슨한 규제를 적용한 산업 활성화 지원 등을 제언했다.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과 관련해 여러 가지 경제 리스크가 있지만 가장 큰 리스크는 시간이 갈수록 확대될 수 있는 누적적이고 비가역적인 종속 효과 그 다음에 잠금 효과, 그 다음에 전환 옵션 축소와 같은 비가역적 구조 비용입니다. 이 구조 비용은 점차 커지면서 우리 산업의 파이를 계속해서 잠식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시장이 특정 방향으로 고착되면서 비용이 점점 커지는 구조를 먼저 개선하는 게 더 선행돼야 된다, 그래서 최소한 이 사항들이 다 준비된 이후에 이 지도 반출을 허용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결론을 내렸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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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댓글

  1. 너무 좋은 연구 결과 발표네요.
    심정적으로도, 구글지도, 애플지도가 서비스 되고 있는 나라의 지도 주권이 모두 상실된 상황을 목격하고 있는데, 지도 주권 상실이 끼칠 중장기적인 경제 손실 효과를 실증적으로 밝혀준 너무 중요하고 중대한 연구네요.
    지도 반출과 관련된 정책 결정권자가 꼭 봤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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