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센트블록 “조각투자 제도화 과정서 불공정 인허가·기술탈취”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이 조각투자 제도화 과정에서 불공정 경쟁과 기득권의 기술 탈취로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고 9일 밝혔다. 루센트블록은 인가 절차 전반에서의 불공정성, 기술 탈취 논란, 금융규제 샌드박스 취지의 역행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루센트블록은 금융위원회가 이번 인가를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운영돼 온 시범서비스를 제도화하는 과정이라고 공표했음에도, 실제로는 경쟁 인허가 방식이 적용됐고 심사 조건 역시 기득권에 유리하게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9월 4일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신규 인가 방안을 발표하며 이번 인가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운영돼 온 시범서비스를 제도화’하는 것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금융위는 경쟁 인가를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심사 항목 또한 기존 금융권에 특화된 기준이 적용됐다는 것이 루센트블록의 주장이다. 여기에 공공기관인 한국거래소와 금융위 전관 인사가 다수 포진한 넥스트레이드(NXT)가 경쟁자로 나서면서 인허가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해졌다고 강조했다.
심사 과정에서도 공정성이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사업 운영 경험이 없는 기업의 기술력과 안정성이 3년 이상 STO 플랫폼을 운영해 온 루센트블록보다 높게 평가됐다는 것이다. 기술력과 안정성이라는 심사 기준이 실증 데이터가 아닌 기관의 지위와 형식적 요건을 우선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거래소는 ‘안정성’을 이유로 선정됐으나,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2년간 STO 장내거래소를 운영하고도 실제 유동화 성과는 0건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기술 탈취 논란도 제기됐다. 넥스트레이드는 인가 신청 이전 투자 또는 컨소시엄 참여 검토를 명분으로 접근해 비밀유지각서(NDA)를 체결한 뒤, 루센트블록의 재무 정보와 주주 명부, 사업 계획, 핵심 기술 자료 등 민감한 내부 정보를 제공받았다.
그러나 투자나 컨소시엄 참여 없이 불과 2~3주 만에 동일한 사업 영역인 STO 유통 시장에 대해 직접 인가를 신청했다는 것이다. 해당 사안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스타트업 기술 탈취 의혹으로 문제 제기가 이뤄졌지만, 예비 인가 심사 과정에서 공정 경쟁 원칙에 따라 어떻게 고려됐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고 밝혔다.
루센트블록은 이번 사안이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본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른다고 주장했다.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신기술 기반 금융 서비스의 개발과 실증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혁신 핀테크 기업이 시장에 안착하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인허가 단계에서 혁신금융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배타적 운영권’도 규정돼 있다.
2018년 법 제정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었던 김용범 현 정책실장 역시 테스트 종료 이후 혁신 기업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와 행정부의 이러한 고민은 국내 혁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결실이었지만, 실제 인가 과정은 대형 금융사 중심으로 설계돼 배타적 운영권은 물론 법의 근본 취지 자체가 현장에서 무력화되고 있다는 것이 루센트블록의 주장이다.
루센트블록 측은 해당 사업이 신사업이 아닌 기존 사업의 제도화라는 점을 강조했다. 혁신 기업이 리스크를 감내하며 개척한 시장이 제도화 단계에서 충분한 보호 없이 다른 주체로 이전되는 구조가 반복될 경우, 향후 창업과 혁신에 대한 도전 의지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안은 특정 기업의 탈락 문제가 아니라, 혁신을 먼저 시도한 기업의 노력이 제도화 과정에서 합당하게 보호받고 있는지에 대한 기준의 문제라고 밝혔다. 루센트블록은 공정한 경쟁과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관점에서 이번 인가 과정을 재점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