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겜BN] ‘33 원정대’가 던진 화두…인디 게임이란?

보통 개발팀·규모 두고 인디 여부 판단
업계 통용되는 기준은 없어
개발 규모보다 독창성 보는 시상식
하나의 기준으로 재단 어려워
AI 활용 깊숙한 침투…인디 게임 변화 전망  

게임업계 오스카 시상으로 불리는 미국 더게임어워드(TGA) 2025에서 프랑스 게임사 샌드폴 인터랙티브가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이하 33 원정대)’로 9관왕에 오르며 시상을 휩쓸었다. 역대 최다 수상이다.

33 원정대는 TGA 총 13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9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올해의 게임(GOTY) ▲최고의 내러티브 ▲최고의 게임 디렉션 ▲최고의 아트 디렉션 ▲최고의 음악 ▲최고의 인디 게임 ▲최고의 연기상 ▲최고의 RPG(역할수행게임) ▲최고의 데뷔 인디 게임 등이다.

특히 샌드폴 인터랙티브는 최고의 인디 게임을 수상하면서 여느 블록버스터(AAA) 게임들을 제치고 올해의 게임(GOTY)까지 수상하는 파란을 이끌어냈다.

레딧 등 국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이어지는 부분이 33 원정대의 인디 게임 수상이 맞느냐는 비판이다. 33 원정대가 TGA 인디 게임 수상 후보에 오르면서 일찍이 논란이 시작됐다가, 이번에 수상까지 하면서 갑론을박에 불이 붙는 모습이다.

지난 2023년 넥슨 민트로켓 브랜드로 출시된 ‘데이브 더 다이버’가 골든조이스틱어워드의 ‘최고의 인디게임’ 후보에 오르면서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데이브 더 다이브가 인디게임 후보에 오르자, 대형 퍼블리셔인 넥슨의 서브 브랜드로 출시된 게임을 인디라고 부를 수 있느냐는 비판이 대번에 나왔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황재호 디렉터가 “인디 게임이 아니”라고 인터뷰하면서 커뮤니티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33 원정대에서 되풀이된 모양새다.

인디 게임 기준은 개발팀 규모?

인디(indie, independent의 약어)는 ‘독립된’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녔다. 이를 감안한 인디 게임은 대기업 자본에서 독립된 소규모 개발팀이나 개인이 만드는 게임 정도로 해석돼 왔다. ‘낮은 제작비’, ‘과감한 시도’, ‘독창적 재미’, ‘실험작’ 등이 인디 게임에 대체적으로 따라붙는 의미다.

그러나 업계에선 보통 개발 인원 기준으로 인디 게임 여부를 가리곤 한다. 독창성과 실험적 시도 등을 명시적 기준으로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공지능게임협회(옛 한국인디게임협회)는 인디 게임을 ‘10인 미만이 만든 게임’으로 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달의 우수게임’ 선정 기준도 ‘게임개발 참여인력이 대표자 포함 10인 미만’이다.

사실 이 기준도 협회와 진흥원이 임의로 정한 것이다. 업계 통용되는 기준은 없다. 한국인공지능게임협회 측도 하나의 기준으로 인디 게임을 재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래도 10인 미만이면 인디 게임 개발팀으로 볼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국외를 보면 이러한 뚜렷한 기준도 없다. 레딧 등 국외 커뮤니티에선 33 원정대를 만든 샌드폴 인터랙티브를 ‘작지만 뛰어난 팀’으로 분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인디 게임으로 볼 것이냐는 다른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역시 개발 인력 규모가 약점으로 잡혔다. 30여명의 주요 개발진에 상당한 외주 인력까지 더해 만든 33 원정대가 인디 게임이 맞느냐는 비판이다.

우리는 AA급 게임

샌드폴 인터랙티브는 33 원정대를 개발비 측면에서 ‘AA-class(중형급)’으로 칭했다.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기욤 브로슈(Guillaume Broche)는 “개발 비용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저희 회사처럼 AA급 게임을 제작하는 회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 있다.

회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33 원정대의 개발비는 1000만달러(약 147억원) 미만이다. 유명 프랜차이즈 AAA급(블록버스터) 게임처럼 수천억원이 드는 것에 비교할 순 없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적다고 볼 개발비는 아니다.

커뮤니티 논란을 정리하자면, 33 원정대는 시작이 작은 팀이었다고 해도 개발력 규모나 개발비용이 AA급 게임으로 커진 상태에서 이를 인디 게임으로 인정한다면, 인디 게임의 기준이 광범위해진다는 게 주된 비판이다. 33 원정대의 이번 수상으로 소규모 팀에서 만든 인디 게임 개발사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일부 의견도 나온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이미지

개발 비용으로 재단할 수 있나

TGA 후보는 100개 이상의 글로벌 미디어 및 인플루언서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선정한다. 집단 의견이 반영돼 33 원정대가 인디 게임 후보에 올랐다는 얘기다. 이는 콘텐츠 자체, 즉 독창성 측면에서 33 원정대를 인디 게임 후보로, 또 수상작으로도 봤다는 의미다.

홍원기 한국인공지능게임협회(옛 한국인디게임협회) 부협회장은 “해외에선 양산형이 아닌 실험적인 게임을 인디 게임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독창적이고 참신하고 실험적인 게임들, 그런 게임이라면 대기업이든 소규모 팀이 만들었든 인디로 본다”고 의견을 냈다.

이를 감안하면 인디를 개발비 측면이 아닌 ‘업계 주류에서 분리돼 독창적인 시도를 한’ 의미로 볼 수 있겠지만, 이 역시 33 원정대가 주류에서 벗어난 게임 방식을 채택했느냐 독창적이냐는 각자의 판단에 맡겨야 할 부분이다. 다만 범작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것엔 이견이 없는 듯하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게임 개발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업계 트렌드도 곱씹어봐야 할 부분이다. 점차 AI가 개발인력을 대체 중이다. 이미지는 물론 목소리 등 여러 콘텐츠를 빠르게 생성할 수 있다. 적은 인력으로도 지금의 AAA급 뺨치는 품질을 낸다면, AI를 잘 활용한 개발팀이 인디 게임 수상의 기준이 되는 날이 올지 모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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