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가상자산 범죄 대응, 민간 플랫폼과의 협력이 관건”
“가상자산은 전송 즉시 지구 반대편에도 도달할 만큼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정 기관의 단독 대응만으로는 범죄 흐름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어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려운데요. 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바이낸스와 같은 민간 플랫폼과의 협력이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24일 서울 서대문구 피알브릿지 라운지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세미나’에서 김민재 바이낸스 조사전문관은 이같이 밝혔다. 김 조사관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수사 협력과 교육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점점 투명해지고 있다”며 “다수의 가상자산 거래소와 서비스가 규제 당국 지시에 따라 준법 감시를 수행하면서 투명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 자금 흐름은 수치상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범죄 유형은 점점 국제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자산은 전통적인 금융, 은행과 달리 움직임이 매우 빠르다”며 “국제 공조 과정에서 해외 계좌로 자금을 이체하더라도, 일주일 안에 신고되면 회수 가능성이 있지만 가상자산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국제 공조 시 모든 자료 요청과 회신을 단일화된 창구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은 코덱스(KODEX) 포털을 통해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
바이낸스 측은 이 과정에서 기본 원칙을 준수하며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법한 문서와 절차적 기준을 갖춘 요청에만 자료를 제공하며, 일반 개인의 요청은 받을 수 없다. 경찰과 검찰 등 법 집행 기관임이 확인된 경우에만 응답하며, 임의로 계정을 동결하거나 조회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조사관은 “공조 절차는 요청 접수, 검증, 데이터 분석, 회신의 총 4단계로 이뤄진다”며 “법 집행 기관에서 가장 많이 요청하는 자료는 가입자 정보, 자금 이동 경로, 수사 회피 목적의 복잡한 거래 추적, 거래 패턴을 통한 추가 피해자·피의자 특정 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중 자금 이동 경로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신속히 파악해야 단기간에 피해 회복과 수사 진행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세계 1위 거래소이자 체계적으로 구축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다른 서비스나 거래소와 협업 요청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피해자가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한 경우 바이낸스 계정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 사례도 있다. 전문 조사팀은 단순히 요청 회신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인 수사를 행하고 있다. 자발적 요청에만 답변하지 않고, 경찰이 요청하기 이전에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 뒤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 등이다.
김 조사관은 “범죄자들이 ‘바이낸스에서 잘못 거래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길 바란다”며 “이렇게 되면 범죄자들이 아예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아 수사 협조가 어려워지는 단점도 있지만, 결국 궁극적인 목표는 범죄를 차단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낸스 전문 조사팀은 전직 경찰과 민간 부문 전문가로 구성된 법 집행 협력 조직이다. 전 세계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하며 사건 초기 대응, 자금 흐름 분석, 국제 공조 지원 등 전문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 전문 조사팀은 약 30명 규모로, 대부분 경찰 출신이며 최소 5년 이상 가상자산 수사 경력을 가진 수사관들로 구성돼 있다. 팀은 체인널리시스 등 분석 업체와 협업해 온체인 데이터(블록체인 상 거래)를 분석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