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 서버 개발자가 AI를 받아들이는 방법론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하 우형)이 자사 개발 조직의 AI 도입 여정을 공개했다. 지난 2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 파르나스에서 열린 연계 개발자 컨퍼런스 ‘우아콘 2025’에서 박경태 서버그룹 기술이사는 “AI가 생산성을 50%, 100% 높일 것이라는 외부 기대와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그만큼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코파일럿을 도입한 초기에는 개발자 만족도가 높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테스트·리뷰·자동화 영역에서 근본적인 병목은 해소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AI를 써야한다는 ‘의무감’으로 인해 AI가 필요 없는 부분도 억지로 AI를 쓰는 억지스러운 모습도 있어 생산성 증대 효과는 미미했다”고 진단했다.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AI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이 때문에 AI를 적용하는 전략을 바꿨다. 거창하게 도입하지 않고 작게 계획을 세우고, 개념검증(PoC)를 해보고, 검증된 결과를 기반으로 다시 계획을 세우는 일을 반복하면서 점차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AI 기술의 현재의 모습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했다. 직접 대형언어모델을 구축하지 않는 우형 입장에서는 GPT나 제미나이 등 외부 모델의 수준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AI 에이전트에 집중

박 이사는 현재 AI의 발전 수준이 5 단계 중 3단계에 와있다고 판단했다. 채팅과 추론을 넘어 독립된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에이전트 단계에 있다고 본 것이다. 물론 아직 AI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는 단계는 못 되지만 사람이 문제를 정의해 주면 AI가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수준에는 이르렀다는 것이다.

박 이사는 “현재는 AI가 단순한 대화·추론 단계를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에이전트(Agent)’ 단계에 진입했다”며 “AI 발전 속도를 냉정히 평가하고, 기술의 ‘동행선’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AI 발전 속도다. 현재는 3단계지만 AI 에이전트조차 필요없이 모델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하는 단계가 가까이에 왔다면 굳이 현재 시점에 AI 에이전트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박 이사는 AI 에이전트는 지속적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에이전트는 더 고도화되고 발전될 것”이라며 “AI 에이전트는 AI가 발전하는 단계에서 반드시 성공하고 증명해야 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AI를 ‘동료’로…우아한형제들의 내부 실험

이어 발표에 나선 신영민 서버개발자는 AI 에이전트를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동료(AI 동료)”로 정의했다. 그는 “생성형 AI가 질문에 답하는 수준이었다면,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환경을 인식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행동하는 자율형 시스템”이라며 “회사의 신규 입사자가 업무를 배우듯, AI에게도 충분한 가이드와 컨텍스트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를 위해 사내 PoC를 진행 중이다. 신 개발자는 몇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에러 알람 자동 분석 에이전트가 있다. 슬랙으로 전달되는 에러 알림을 분석하고, 원인·상황·해결책을 정리해 공유하는 에이전트다. 필요 시 업무 및 프로젝트 관리 도구인 지라 티켓을 자동 생성한다.

개발자가 올린 코드를 요약·피드백해 리뷰 효율을 높이는 코드 리뷰 보조 에이전트도 있다. 이들 에이전트는 해커톤을 통해 구현됐으며, 일부는 실제 팀 단위로 테스트에 들어갔다

신 개발자는 “AI 동료를 만들고 검증하며 사내 확산을 돕는 구성원을 ‘AI 생산성 탐험가’라 부를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누구나 자신의 병목지점을 AI 에이전트를 통해 해결할 수 있어야 진정한 AI 네이티브 조직”이라며 “도구 보급을 넘어, 구성원 개개인이 AI를 업무 프로세스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신 개발자는 “AI 네이티브란 단지 AI 툴을 쓰는 회사를 뜻하지 않는다. 구성원 각자가 반복 업무를 개선하고, AI 동료를 이끄는 리더가 되는 문화”라며 “AI와 함께 일하는 항로를 개척하는 것이 우아한형제들의 다음 여정”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일간 바이라인 구독하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The reCAPTCHA verification period has expired. Please reload the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