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피•코타나 실패한 MS, 이번엔 ‘미코’

1990년대말이나 2000년대 초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제품을 사용한 이들은 ‘클리피’라는 이름의 클립 캐릭터를 기억할 것이다. 원하지도 않는데 갑자기 튀어나와서 도와주겠다고 나내던(?) 녀석이다. 소프트웨어와 이용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편리함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였지만, 불행히도 이용자들에게 클리피는 짜증나고 귀찮은 존재였다.

이런 클리피의 후손이 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AI 비서 ‘코파일럿’의 음성 모드를 위한 새로운 가상 캐릭터 ‘미코(Mico)’를 공개했다. 이젠 고대의 유물이 된 클리피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AI 비서라는 설명이다.

미코는 사용자가 코파일럿의 음성 모드를 사용할 때 나타나는 통통 튀는 구체 형태의 캐릭터다.. 이 캐릭터는 단순한 시각적 요소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대화에 맞춰 얼굴 표정을 변화시키며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슬픈 얘기를 하면 금세 얼굴이 슬퍼진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통해 AI와의 대화가 더욱 자연스럽고 인간적으로 느껴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코는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등지에서 코파일럿 음성 모드의 기본 설정이며, 사용자는 원할 경우 이 기능을 비활성화할 수 있다.

미코는 코파일럿의 새로운 기억 기능과 연동되어 작동한다. 사용자의 선호 사항이나 과거 대화 맥락을 기억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개인화된 응답을 제공합니다. 이는 모든 대화가 처음부터 시작되는 기존 AI 비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음성 비서에 더해 ‘런 라이브(Learn Live)’라는 학습 지원 모드가 포함되었다. 이 모드에서는 미코가 단순히 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대화형 화이트보드와 시각적 단서를 활용해 개념을 ‘함께 탐구’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주로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나 새로운 언어를 연습하는 사용자 등이 타깃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람들이 컴퓨터와 대화하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의 일부다. 지난 30년 가까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와 같은 시도를 해왔다. 1990년대 후반에 등장한 클리피가 대표적이며, 미코 이전에는 ‘코타나’라는 음성비서를 통해 사용자와 컴퓨터의 대화를 유도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기술이 뒷받침하지 못했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용자들이 기대한 경험을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미코의 도입은 단순히 AI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캐릭터화’된 비서를 통해 사용자와의 정서적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가 컴퓨터에 대고 말을 하는 어색해 한다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리피나 코타나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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