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일자리 50만 개 로봇으로 대체 추진
아마존이 향후 수년 안에 50만 명 이상의 일자리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1일 입수한 내부 전략 문서와 임직원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같이 보도했다.
아마존 경영진은 지난해 이사회에 보고서를 제출하며, 2033년까지 판매량이 두 배로 늘어도 인력은 더 늘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약 60만 명 규모의 고용 축소 효과에 해당한다. 내부 문서에는 “향후 10년간 아마존의 고용 곡선을 평탄화하겠다”는 목표 문구도 포함됐다.
반발 우려해 ‘로봇’ 용어 대신 ‘협동로봇’ 사용
아마존은 초고속 배송을 목표로 하는 신형 물류센터에서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무인 창고’를 실험 중이다. 내부 자료에 따르면 로봇 개발팀은 전체 운영의 75%를 자동화하는 것을 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로봇 확산으로 인한 지역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 아마존은 이미지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문서에는 “커뮤니티 이벤트 참여를 확대해 ‘착한 기업 시민’ 이미지를 구축하자”는 내용이 포함됐으며, ‘자동화(automation)’나 ‘AI’ 대신 ‘첨단 기술(advanced technology)’이나 ‘코봇(협동로봇)’ 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 흔적도 있었다.
아마존은 이에 대해 “그 문서 일부는 불완전하며, 회사 전체의 고용 전략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회사 측은 “이번 연말 시즌에만 25만 명을 새로 채용할 예정이며, 일부는 상시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범 거점, 루이지애나 ‘슈리브포트’…“로봇 1000대, 인력 절반으로”
아마존의 로봇 자동화는 2012년 로봇기업 키바(Kiva)를 7억7500만달러에 인수하며 본격화됐다. 이후 각 로봇과 프로그램이 ‘레고 블록’처럼 맞물리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정점이 2024년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에 세운 신형 물류센터다. 이곳에서는 포장 이후 인간의 손이 거의 닿지 않는다. 1000대의 로봇이 투입돼 인력을 25% 감축했고, 내년에는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아마존은 이 ‘슈리브포트 모델’을 2027년까지 전 세계 40개 물류센터로 확산할 계획이다. 이미 버지니아비치와 애틀랜타 인근 스톤마운틴 센터 등이 개조 대상이다. 스톤마운틴의 경우 현재 4000명이 근무하지만, 로봇 설치 후 1200명 감축이 예상된다.
“고용 창출자 아닌 파괴자로 전환될 수도”
MIT의 경제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다론 애세모글루 교수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만큼 자동화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가진 기업은 없다”며 “한 번 수익 모델이 확립되면 업계 전반으로 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만약 이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미국 최대 고용주 중 하나가 ‘순 고용 창출자’에서 ‘순 고용 파괴자’로 바뀌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마존 글로벌 운영 총괄 우딧 마단은 인터뷰에서 최근 농촌 지역 배송 거점을 확대한 사례를 들어 “새로운 형태의 고용이 동시에 생겨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아마존에는 전 세계적으로 100만 대의 로봇이 운영 중이며, 슈리브포트 센터에는 로봇 기술자 160명이 시간당 24.45달러 이상을 받으며 근무한다. 아마존은 2019년부터 5000명 이상이 ‘메카트로닉스 기술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했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