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소비자 75% 반대”

소비자 75%가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시행을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수료 상한제로 인해 무료 배달 등 소비자 혜택이 줄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상품학회가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한 ‘공정한 유통생태계를 위한 플랫폼 정책 방향 세미나’에서 발표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75%는 무료 배달에 영향을 미치는 등 소비자 혜택에 악영향이 있을 경우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이성희 호서대학교 교수가 진행한 ‘배달비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로 지난달 8일부터 12일까지 최근 1개월간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한 이들 1027명을 대상으로 했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p)다.

한국상품학회가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한 ‘공정한 유통생태계를 위한 플랫폼 정책 방향 세미나’에서 이성희 호서대학교 교수가 발표한 ‘배달비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같은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무료 배달·할인 쿠폰 등이 배달앱을 이용하는 주된 이유라고 꼽았다. 또 응답자 62.8%는 배달비를 소비자와 음식점이 같이 부담하고 있다고 인식했으며, 응답자 39%가 배달비의 80%를 음식점이 부담하고 소비자가 20%를 부담하는 게 합리적인 구조라고 답했다.

수수료 상한제가 도입될 경우, 음식점을 이용하는 비중을 줄이겠다는 응답도 나왔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는 배달주문을 줄이겠다고 답했으며, 집에서 조리하거나 간편식을 이용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 식사를 하겠다는 응답도 52%에 달했다. 현재 월 평균 5.3회에 이르는 주문을 월 평균 2.1회로 줄이겠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가격 상한제를 설정할 경우, 보완장치를 필수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격 상한제는 규제 당국이 물가 안정 등 여러 측면에서 특정 수준 이상으로 가격이 오르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라며, “의약품 상한제에 대해서는 판매가가 낮아져 더 많은 사람들이 의료 혜택을 얻지만, 의약사 경우 공급량이 줄어 판매량이 감소되는 현상이 여러 연구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장점을 갈리고 단점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부분이 한시적이거나 특정 목적을 가진 부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관련 해외 사례 연구에 따른 발표도 진행됐다.

이 발표에 따르면 해외 사례에 따르면 수수료 상한제 후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배달 수수료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완 건국대학교 교수가 발표한 위스콘신대 저우신 리(Zhuoxin Li), 델라웨어대 강 왕(Gang Wang)의 ‘강력한 플랫폼 규제: 수수료 상한제의 증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수료 상한제 규제 후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수수료가 주문 100달러당 0.4달러 늘고, 배달 시간도 0.9분 확대됐다. 이 연구는 미국 14개 도시에서 시행된 배달앱 내 소상공인 대상 수수료 상한제 도입 전후를 비교했다.

또 정책의 목적과 달리, 소상공인의 식당 주문수와 매출은 줄어든 반면 프랜차이즈 식당의 수익은 늘어났다. 이는 배달앱이 소상공인 식당으로 인한 수익이 충분하지 않자, 수수료 제재를 받지 않는 프랜차이즈 식당을 더 노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교수는 “규제 설계에 있어 단순 상한선을 제안하는 설정은 충분하지 않고, 플랫폼의 알고리즘 노출과 보상 인센티브, 소비자 부과 비용 등 전반적인 반응을 종합적으로 예측해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또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 시 배달 시장 전반이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소비와 생활 수준이 한 번 올라가면 다시 낮추기 어려운 톱니 효과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무료 배달 시스템 도입 후 소비자의 기대치가 높아졌다”며, “(도입 후) 수익성이 악화된 플랫폼이 배달비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소비자 배달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어, 시장 침체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균형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웨스턴온타리오대 마이클 설리번(Michael Sullivan)의 연구 페이퍼를 예시로 든 그는 “식당 이익이 단기적으로 증가하지만, 소비자 요금 증가나 주문 감소, 플랫폼 가치 하락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균형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배달앱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유석 동국대학교 교수는 “최근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 상한제에 대해 명시하고 있지만, 대안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전혀 명시가 되지 않아 입법 당국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O2O 서비스인 배달앱이 박리다매가 어려워 일반적인 플랫폼 논리와 달리 수익성을 무작정 낮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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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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