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10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상생룸에서 한국유통학회에서 주최하고 한국온라인쇼핑협회가 주관하는 “온라인 유통시장의 정책방향과 단체교섭권 현실성 논의” 포럼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커머스BN] 온플법 단체교섭권, 어떻게 봐야할까

①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실 여러 곳에서 내놓은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하 온플법)’을 살펴보면, 독특한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단체 교섭권인데요.

상대적으로 을인 소규모 판매자들이 거대 온라인 플랫폼과 거래 조건 등을 조율하기 어려운 상황이니, 단체를 만들어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②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당 법안의 단체 교섭권이 오히려 플랫폼에 의존하는 판매자의 교섭권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 법안은 디지털 플랫폼 유럽연합(EU)에서 본땄다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지만 EU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③ 5일 10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상생룸에서 한국유통학회에서 주최하고 한국온라인쇼핑협회가 주관하는 “온라인 유통시장의 정책방향과 단체교섭권 현실성 논의” 포럼에서 이 논의가 다뤄졌는데요. 한 번 살펴봅니다.

온플법, ‘단체교섭권’이 뭐냐면요

현재 여러 온플법이 발의된 가운데, 단체교섭권이 명시된 법안이 몇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과 민병덕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법안이 대표적입니다.

민병덕 의원은”EU이사회와 EU의회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공정성 및 투명성 강화를 위한 2019년 EU이사회 규칙’을 제정했다”며,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규율하기 위한 법제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그 일환으로 ▲단체구성권과 단체교섭권 부여 ▲신속한 고충처리와 분쟁조정절차 ▲피해구제를 위한 단체소송 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민 의원의 법안은 스타트업도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온플법 적용 대상은 ▲직전 사업연도 중개매출 100억원 이상 ▲직전 사업연도 거래액 1000억원 이상 등입니다.

단체교섭권이란, 입점사업자 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이들이 단체를 구성해, 거래 조건 등을 협의할 수 있는 권한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이보다 중요한 건 교섭요청권입니다. 민 의원의 법안을 보면, 이들 단체가 거래조건 등에 협의를 요청하는 교섭요청권을 지닐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이에 ‘성실하게 응해야 한다’는 말도 들어가 있습니다.

제10조(이용자사업자단체의 거래조건 변경 협의 등)

①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는 권리보호 및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단체(이하 “이용사업자단체”라 한다)를 구성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이용사업자단체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에게 중개계약의 변경 등 거래조건에 대한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

③ 제2항에 따른 협의를 요청받은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는 성실하게 협의에 응해야 한다. 다만, 복수의 이용사업자단체가 협의를 요청할 경우 다수의 이용사업자로 구성된 이용사업자단체와 우선적으로 협의한다.

④ 제2항에 따른 협의와 관련하여 이용사업자단체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사업의 통일성이나 본질적 사항에 반하는 거래조건을 요구하는 행위 또는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민병덕의원 등 17인, 제2204802호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중

단체교섭권과 관련된 조항은 더 있습니다. 민 의원의 법안 제 25조와 제 29조인데요. 만일 플랫폼이 입점 판매자 단체와의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을 경우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고요, 또 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과징금까지 부과할 수 있습니다.

제25조(시정명령) 공정거래위원회는 제6조제1항 및 제2항, 제9조제1항, 제10조제3항을 위반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에게 법 위반 행위의 중지, 향후 재발 방지,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그 밖에 위반행위의 시정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제29조(과징금) ① 공정거래위원회는 제6조제1항 및 제2항, 제9조제1항, 제10조제3항을 위반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 위반 금액의 2배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법 위반 금액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등에는 10억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과징금의 부과ㆍ징수에 관하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02조부터 제107조까지의 규정을 준용한다.

민병덕의원 등 17인, 제2204802호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중

“EU법안에는 단체교섭권이 좀 다른데요?”


그런데 EU를 본땄다는 이야기와는 달리,’단체교섭권’을 포함한 우리나라 온플법은 EU P2B법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도입 취지를 살펴봤을 때, 플랫폼에 기댄 판매자의 실질적인 교섭이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지난 5일 10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상생룸에서 한국유통학회에서 주최하고 한국온라인쇼핑협회가 주관하는 “온라인 유통시장의 정책방향과 단체교섭권 현실성 논의” 포럼에서 정신동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온플법이 적용되는 플랫폼 규모와 단체교섭권의 유무와 EU와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규모 있는 플랫폼 사업자에 한해서 적용하고자 한다면 규모 있는 플랫폼에게만 뭔가 발생되는 리스크 그걸 잘 타겟팅해서 새로운 그런 법을 만들어야 되는데요. 참조했던 EU P2B법은 그런 법이 아닙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단체 교섭권입니다. 이런 제도는 EU P2B 법에는 없는 제도입니다.

정신동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단체 교섭권은 대개 근로자에게 부여되죠. 사업자간 거래에도 사례가 있을까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에 있습니다. 민 의원의 온플법 내 단체교섭권 관련 조항은 가맹사업법 제 14조 1, 2항과 거의 동일한데요. 온플법은 가맹사업법과 달리 과징금까지 추가된 사례입니다.

플랫폼 입점자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본사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높습니다. 정 교수는 “자영업자가 단체교섭권을 가진 사례는 가맹사업법에 있는데, 가맹점과 가맹본부 사이의 의존성과 멀티호밍이 가능한 한국 플랫폼 시스템과의 의존성은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에 부과하는 부담보다 플랫폼 부담이 큰 점에 대해서도 “역전현상이 벌어졌다”고 짚었고요.

정 교수는 단체 교섭 대상에 대해서도 분석했습니다. 그는 현재 단체교섭권이 명시된 법안들이 자영업자가 해당 플랫폼에 크게 의존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고려하고 있지 않아, 모두가 단체교섭 대상자가 되는 것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EU는 자영업자 단체교섭에 대해 실질적인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우만을 포함합니다. 경쟁법상 공모 행위를 금지하는데, 입점 사업자의 규모 등에 따라서는 이들의 움직임을 단합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는 ▲1~2년 기간 동안 평균 단일 상대방으로 전체 업무 관련 소득 50% 이상을 얻는 1인 자영업자 ▲자신과 계약을 체결한 상대방을 위해 일하는 근로자와 나란히 근무하는 1인 자영업자 ▲디지털 노동 플랫폼에 의해 일하는 1인 자영업자 등입니다. 마지막 경우는 웹 혹은 모바일을 통해 운영되는 서비스여야 하며, 1인 자영업자의 노동은 해당 서비스에 필수적이어야 하며, 이들이 일할 경우 서비스를 받는 사람에 의해 요청되어야 합니다. 택시 앱 등을 통해 배차를 받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지요.

정 교수는 온플법 도입 목표에 대해서도 짚었습니다. 그는 “유럽연합은 투명성 공개를 기본 원칙으로 했다”며, “입점 사업자들이 주석이나 해설을 읽었을 때 플랫폼의 매력도를 판단할 수 있어, 이를 보고 선택을 하게끔 하는 게 첫번째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한국의 온플법은 EU의 법안을 참고했다고 하면서도, 수수료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정 교수는 특히 단체 교섭권에 있어 “과도한 일반화가 우려된다”며, “(법안을) 추진할 것이면 촘촘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법안은) 여론에 기댄 추진력을 가지고 있어, 찬반이 나뉘는 전문가들이 모여 그 그룹에서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은 법안을 가지고 국민의 동의를 얻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연 소득의 많은 부분을 특정 플랫폼과 연계된 분들을 제외하고 다른 분들이 다 모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경우, 의존성이 강한 분들에게 유리한 결과일지 모르겠습니다.

정신동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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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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