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에 베팅하는 4대금융…규제 완화에 청신호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핀테크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확대하며 디지털 금융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정부가 금융지주의 핀테크 기업 출자 한도를 기존 5%에서 15%로 확대하고, 자회사의 금융회사 소유도 허용하면서 전략적 협업과 투자가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7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디지털혁신부 KB이노베이션허브센터를 통해 43곳의 핀테크·인공지능(AI) 기업을 KB스타터스로 선정했다. 대표 기업으로는 기관 투자자 대상 주식대차 거래 플랫폼인 트루웹 운영사 한국증권대차, AI 데이터 전문기업 셀렉트스타 등이 꼽힌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지난 2015년 3월 출범한 핀테크랩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선정된 기업에는 입주 공간, 비즈니스 멘토링, 투자 연계, 해외 진출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KB스타터스로 선정된 기업은 총 318곳으로, 누적 투자액은 2544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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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KB금융의 벤처캐피탈(VC) 자회사인 K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상반기 핀테크 기업 3곳에 70억원을 투자했다. 피투자 기업의 명칭은 비공개다.
KB국민은행에는 스타트업 투자를 전담하는 별도의 부서는 없다. 다만, 스타트업을 포함한 외부 법인과의 협업이 필요할 때 내부 검토를 거쳐 전략적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새 정부의 정책과제로 출자 제한 완화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정책 방향에 맞춰 핀테크 투자 전략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계열사인 신한벤처투자 산하 신한퓨처스랩 사무국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4월 선발된 신한퓨처스랩 11기에는 총 31개의 기업이 포함됐으며, 이중 12곳이 핀테크 기업이다.
2015년 출범한 신한퓨처스랩은 국내 금융권 최초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기업은 신한금융의 주요 계열사와 협업하고 투자도 유치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투자금액은 1023억원, 협업 비즈니스 311건 등이다.
대표 사례로는 보험·비교 추천 앱인 ‘시그널플래너’를 운영하는 인슈어테크 기업 해빗팩토리가 있다. 신한금융은 2023년 10월 그룹의 디지털 전략투자(SI)펀드를 통해 해당 기업에 투자했다.
이어 AI 기반 금융투자 솔루션 기업 퀀팃은 지난해 11월 신한베트남은행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향후 자산 분석 모델 설계 솔루션인 핀터랩스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금융 서비스, 고객 데이터 분석 환경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신한카드는 지난해 서울특별시,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과 협력해 ‘제3회 피노베이션 챌린지: 확장’을 공동 개최했다. 선정된 6개 기업은 신한금융과 협업해 금융 혁신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 투자금융부 내 시너지 투자팀을 통해 스타트업 발굴과 지원을 전담하고 있다. 이 팀은 스타트업과의 협업 효과를 고려해 지분투자 등을 결정한다.
하나은행은 최근 2년간 대출 중개 플랫폼, 디지털자산 수탁, 디지털자산 거래소, 소상공인 신용평가(CB)업 등 총 4개 핀테크 기업에 투자했다.
대표 기업으로는 온라인대출비교 플랫폼 ‘더핀’을 운영하고 있는 에이피더핀, 하나금융과 글로벌 가상자산 수탁 기업 ‘비트고(BitGo)’가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 비트고코리아가 있다.
하나은행은 2023년 11월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에이피더핀에 투자했다. 이어 지난해 5월 디지털자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비트고코리아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출자 제한 완화는 현재 금융지주에 해당하지만, 향후 은행까지 규제 완화가 확대된다면 블록체인, 토큰증권(STO), 금융 인프라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핀테크 투자도 폭넓게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2016년부터 자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디노랩’을 운영하고 있다. 디노랩은 창업 초기부터 스케일업 단계까지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170곳의 유망 스타트업이 디노랩을 통해 발굴됐다.
우리금융은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협업 사례는 소상공인 매출관리 플랫폼 ‘캐시노트’의 개발 운영사인 한국신용데이터다. 우리금융은 해당 기업에 창업 지원과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고, 2020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우리 캐시노트 플랫폼 전용 대출’ 상품을 함께 운영했다.
또한 해외 지급결제 솔루션 겸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 ‘캐시멜로’에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캐피탈은 총 2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집행했다. 캐시멜로는 우리은행과 해외 출금 관련 업무 협약을 맺고 공동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외에도 우리금융은 글로벌 AI 뱅킹 솔루션 ‘크레딧커넥트’ 운영사인 에이젠글로벌과 협업했다. 에이젠글로벌은 우리은행과 이상거래 탐지시스템(FDS) 개발했고, 지분투자 10억원을 유치했다.
올해 4월 우리금융은 금융위원회와 한국핀테크지원센터와 공동으로 ‘제3회 핀테크 오픈 네트워킹 데이’를 개최하고 핀테크 기업에 대한 출자, 협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핀테크 특화 해외 진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에 연계된 지원 활동을 적극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