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꾼 “전기 화물차의 핵심 ‘충전’ 관리, 우리가 해결합니다”

제5회 이커머스 피칭페스타 본선 진출팀 릴레이 인터뷰 ⑩ 전기 화물차 위한 최적의 관리 솔루션을 만들겠다, ‘꾼’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하다 직접 창업에 나섰다. 투자에 집중하던 2017년만 하더라도 우버가 나오고, 국내에서도 카카오택시가 자리를 잡는 등 ‘모빌리티’가 흥할 사업으로 보였다. 회사를 나와 창업을 결심한 2019년엔 전기차 시장이 장밋빛으로 보였다. 2030년경에는 거의 모든 차가 전기차로 바뀌어 있을, 그런 미래를 상상하며 ‘꾼’을 차렸다.

꾼은 다수 전기 화물차를 최적으로 관리, 관제할 수 있는 솔루션 ‘돌돌’을 만든다. 화물 사업자는 여러 대의 전기차의 배차를 쉽게 관리하고, 기사는 차량의 충전을 제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말은 쉽게 들리지만, 이런 솔루션은 아직 시장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지난해 1톤 이하 소형 화물차 시장에서 10대 중 3대의 차량 신규 구매가 전기차로 일어나는 등 전기 차량의 수는 늘어났지만, 이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데는 아직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꾼을 창업한 심병찬 대표는 “전기 화물차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차량관제시스템(FMS)을 만들면 결국엔 누구나 이 솔루션을 쓰려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은 생각보다 느리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주최한 이커머스 피칭페스타 현장에서 만난 심병찬 꾼 대표에게 “왜 하필 힘든 전기차로 창업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느리게 성장할진 몰랐다”면서도 “명확하게 올 미래이므로, 우리가 이 시장에서 한국의 의미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심병찬 꾼 대표가 지난 이커머스 피칭페스타 본선에 올라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꾼은 이 대회에서 본선 10팀에 선정, 우수상을 받았다.

 전기차로 창업했다. 그런데 전기차 시장이 생각보다 빨리 크진 않는다

그때(창업할 때) 잘못 생각했다(웃음).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전기차를 왜 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테크 컨설팅을 하고 창업을 생각하던 2019~2020년 당시엔 모빌리티 시장이 정말 장밋빛이었다. 생각보다 기술 발전이 느리지만, 나는 원래 주식을 하던 사람 아닌가. 주식은 원래 기업 가치, 미래 가치를 본다.

후회는 없나? 아니면 피보팅 할 생각은?

없다. 올 것이 명확한 미래니까. 배터리 산업이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모두, 기술발전이 생각했던 것보단 느리지만 너무나 명확한 미래다. 이 사업을 내가 죽을 때까지 한다고 치면, 죽기 전에는 오는 미래다. 그때까지 열심히 하면, 한국에서 의미 있는 회사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모빌리티의 여러 미래 중, ‘전기 화물차’에 집중하는 이유는?

모빌리티 산업은 결국 상용차 시장이다. 우버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실은 택시를 대체하는 것 아닌가. 모빌리티 서비스가 커지려면 결국은 사람이나 사물을 운반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을 운반하는 것은, 규제가 너무 많다. 힘없이 쓰러지는 회사들을 보면서 이건 안 되겠구나 싶었다. 사물이 타는 것, 화물을 옮기는 것은 좀 덜 민감해 보이고 저항감이 덜한 것 같아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 더. 2018년에 화물운송법이 바뀌었다. 기존의 파편화된 화물차 시장을 대형화하는 움직임이다. 전기차에 화물차를 결합하면 효율화와 원가 절감이 가능해진다. 대형화하는 시장에서, 우리가 먼저 나서면 경쟁업체 대비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수 있을 거라고 봤다.

‘꾼’이 전기 화물차 시장에서 하려는 일은 무엇인가?

다수 전기 화물차를 최적으로 관리, 관제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든다. 기사 개인이 전기 화물차의 충전이나 운행을 혼자 알아서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운전 기사들의 평균 연령이 50.4세다. 이분들이 전기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어 전기차 전환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차량의 위치나 데이터를 수집해 전기차 운영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전기차에 특화한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만드는 걸 목표 삼았다.

전기차에 특화해 관리할 만한 내용이 무엇이 있나?

전기차로 바꾼 분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게 뭔지 아나? 충전이다. 꾼은 서울에 있는 급속 충전소 1400개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한다. 또, 차량마다 충전 포트가 달라 충전 속도가 다르다. 아무리 급속 충전이 빠른 곳에 가도, 내 차량이 그걸 받아들일 제원이 아니면 소용이 없다. 그러니까, 내 차종과 내 배터리 사용량에 따라 자기에 맞는 가까운 충전소를 충전해야 할 시간에 맞춰 안내한다. 사실상 50대가 넘은 분들이 이런 걸 고려하면서 충전소를 찾아간다는 게 불가능하다. 향후에는 충전소 할인을 덧붙여서 경제적 효용을 제공하려 한다.

그러니까, 전기차의 시스템 효율화를 위한 솔루션을 만드는 건가?

그렇다. 스마트폰으로 친다면, 우리는 안드로이드 OS를 만드는 거다. 스마트폰을 여러 제조사가 만들지만, 그 스마트폰을 잘 쓰기 위한 응용 프로그램은 어차피 똑같지 않나.

어떤 데이터를 모으나?

일단, 국내 허가 받은 전기차 11종을 모두 구매해 이용자가 어떤 차량을 쓰든 서비스할 수 있게 각 차량에 대한 데이터를 모았다. 또, 사람마다 충전 습관이 다르니 각 개인의 충전 습관과 관련한 데이터를 모아서 언제 충전해야 하는지, 정확히 예측해 알려드리려 한다. 이런 예측값을 얻으려면, 우리 솔루션을 한 달 정도는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아, 이분이 이렇게 평소에 충전하는구나” 알고 정확히 알려드릴 수 있다.

소형화물이니, 주로 라스트마일을 타깃하나?

라스트마일과 미들마일이 섞여 있다. 1톤 이하는 모두 하는데, 라스트마일을 담당하는 택배 차에도 쓰이고, 밀크런이라고 부르는 간선 물류에도 쓴다. 제조사에서 도심형 물류 창고로 상품을 보내는 간선 물류도, 요즘은 당일 배송이 많아져 속도 경쟁이 심해졌다. 소비자 주문이 나올 때마다 1톤이나, 혹은 그보다 작은 다마스 형태의 차량으로도 간선 배송을 많이 하는데 여기에도 전기차 전환이 가능하다.

자율주행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나?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율주행 모듈을 직접 만들겠다는 건 아니고, 잘하는 회사로부터 모듈을 받아서 우리는 데이터만 제공하려 한다. 로봇 화물차를 관제, 관리 운영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본다. 무슨 말이냐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만드는 회사가 택시 운전 라이선스를 받을 순 없지 않나. 결국 운송은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곳에서 하는 건데, 현재 우리가 그런 회사들을 상대로 차량관제시스템(FMS)을 제공하려 한다.

자율주행을 위해선 어떤 FMS가 필요한가?

우리가 운행하는 모든 차량에 자이로 센서를 달고, 움직이는 모든 노선의 고도를 포함한 여러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그래야 자율주행하는 차가 골목골목 갔을 때 원활하게 운행할 수 있다. 자율주행 센서만으로는 골목 주행은 어렵다. 이 골목에선 어떤 각도로 길이 꺾이는지, 높낮이가 어떤지 이런 게 자이로 센서로 나온다. 그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사람 눈으로는 30도만 꺾어도 될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35도를 꺾어야 한다는 걸 알려줄 수 있다. 그래야만 차량의 원격 제어나 관리가 잘 될 수 있다.

사업자가 이 솔루션을 쓰면 어떤 이득이 있나?

예를 들어, 택시 회사는 운영 효율화가 핵심이다. 차량 하나하나가 전기차, 혹은 자율 주행이 된다고 해서 득이 되진 않는다. 전체 차량의 충전 상황, 배차 상황을 알아야 한다. 차량을 100대 갖고 있는데, 이 차량이 동시에 배터리가 나가서 충전하러 가버리면 안 되지 않겠나. 여러 차량을 관리, 관제할 수 있어야 로보택시나 로봇 화물차를 만들 수 있다.

회사의 경쟁상대는 어디인가?

전기차로 국한했을 때는 일반 화물 운송사다. 1톤 이하로 좁히면 30만대의 차량이 있다. 그 30만대가 우리의 시장이자, 우리의 경쟁 상대다.

앞으로의 계획은?

사업 검증이 확인되고 입증된다면 72대~105대의 차량을 운영하며 수익분기점을 달성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겠다. 이때 필요한 수요처는 매출 10억~20억원 기준의 소상공인 300곳이다. 따라서, 그전에 300곳의 영업을 끝내놓을 생각이다. 그렇게 될 경우 회사의 예상 매출은 30억원이다. 그 이후부터는 차량 및 영업용 번호판, 기타 전기차 직접 판매 비즈니스 및 운송사 차량 관제 솔루션 판매 등의 사업 다각화를 위한 비즈니스를 전개하려 한다. 5년 내 지속적인 스케일업을 통해  1000대의 전기화물차량을 직접 보유하거나, 혹은 용차, 전기차 리스전환을 통한 프랜차이즈화 등을 진행할 수 있다면 매출액은 500억수준을 예상한다. 운송 매출 이외에 탄소배출권, 광고, 전기차판매, 화물차 리스 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부가매출 100억원 이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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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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