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헤드셋·스마트 안경에 진심’ 애플, 신제품 무더기 준비
애플이 일곱 종류에 달하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제품을 선보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했으나 비싼 가격과 제한된 사용성을 지적받으며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자, 제품 특징과 가격대를 다변화해 시장을 다시 공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만의 애플 분석가 밍치궈는 30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애플의 HMD 제품 로드맵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그래픽을 공개했다. 내용에 따르면 애플은 향후 XR 헤드셋 3종, 스마트 안경 4종을 출시할 계획으로 보인다.

밍치궈에 따르면 가장 먼저 선보일 제품은 비전 프로의 후속작으로, 신형 칩셋 ‘M5’를 탑재하고 2025년 3분기에 출시될 전망이다. 칩셋을 제외한 사양은 그대로 유지한다. 밍치궈는 비전 프로의 부품 재고를 소진하고 XR 헤드셋 생태계를 이어나가려는 목적의 제품이라고 언급했다.
2027년 3분기에는 ‘비전 에어’로 알려진 보급형 XR 헤드셋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비전 프로보다 40% 이상 가볍고 유리 대신 플라스틱, 티타늄 대신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하는 등 원가와 무게를 줄이는 데 주력한 제품이라고 밍치궈는 소개했다.
2028년 하반기에는 비전 프로 시리즈의 3번째 제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디자인을 변경하고 무게와 가격을 낮추며, 맥(Mac)과 동등한 수준의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개발 중인 스마트 안경은 세 종류라고 밍치궈는 주장했다. 각각 ▲레이밴 스타일 안경 ▲XR 안경 ▲디스플레이 액세서리다.
레이밴 스타일 안경은 음성과 제스처를 통해 조작하며 사진·동영상 촬영, 오디오 재생, AI를 통한 주변 환경 인식 기능을 갖춘다. 렌즈에 디스플레이는 탑재하지 않는다. 로드맵상 이 제품은 2027년 2분기에 등장할 예정이다.
XR 안경은 레이밴 스타일 안경에 컬러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버전이다. 밍치궈는 1세대 XR 안경이 2028년 하반기에 양산되며, 가시성을 개선한 후속 제품도 개발 중이라고 알렸다.
디스플레이 액세서리는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기기의 콘텐츠를 렌즈에 띄우는 스마트 안경이다. 아이폰을 꺼내지 않고 메시지를 확인하는 등의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밍치궈는 당초 애플이 2026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이 제품을 개발했으나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2024년 4분기 프로젝트를 중단했다며, 단점을 해소한 제품을 다시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더버지에 따르면 애플은 30일 일부 비전 프로 사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비전 프로의 해상도, 착용감, 기능, 앱 생태계, 주변기기와 관련된 만족도를 조사하고 사용자 의견을 수집했다. 설문에서 애플은 사용자에게 메타 퀘스트, 플레이스테이션 VR을 비롯한 경쟁사 제품뿐만 아니라 레이밴이나 아마존 에코 프레임 같은 스마트 안경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XR 헤드셋을 구매한 고객이 스마트 안경에도 관심이 있는지 잠재적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