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케시, SI 시장 복귀…“AI 에이전트 뱅킹”
웹케시그룹이 ‘AI 프로젝트’에 한해 시스템 통합(SI) 사업을 재개한다고 24일 밝혔다.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은 지난 2016년 그룹 내 모든 SI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및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9년 만이다.
석창규 회장은 “올 하반기부터는 과거 웹케시가 국내 70% 이상 은행에 서비스를 제공했던 e금융 SI부터 AI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웹케시가 추진하는 AI 중심 SI 사업은 ▲편의점 ATM ▲가상계좌 서비스 ▲기업 자금관리 ▲국가 연구비 관리 등으로 지난 26년간 축적된 B2B 핀테크 산업의 역사적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웹케시는 AI 에이전트 SI 사업을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계획이다. 고객 입장에서 기존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뱅킹과 비교해 훨씬 쉽고 간편하게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마치 챗GPT처럼 음성이나 텍스트, 자연어 기반 대화만으로 금융 거래를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웹케시에 따르면 기존 인터넷뱅킹 시스템 구축에는 수백 명의 인력이 최소 1년에서 최대 2년 이상 투입돼야 했다. 웹케시는 AI 에이전트 뱅킹이 AI 플랫폼 전문가와 LLM 학습 전문가 등 약 20명 내외 소규모 팀으로도 6개월 이내 구축 가능해, 기존 인터넷뱅킹 대비 10~20%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 회장은 “금융 서비스는 늘 ‘채널 혁신’을 통해 진화해왔다”며 “창구에서 인터넷뱅킹으로, 다시 UX(User Experience) 중심의 스마트뱅킹으로 전환됐듯이 이제는 AI 기반 대화형 금융 서비스로 접점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2~3년 내 AI 에이전트 뱅킹 거래량이 은행 창구,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등 기존 모든 채널을 합한 것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웹케시는 AI 에이전트 뱅킹의 특징으로 기존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변경하거나 수정하지 않고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웹케시 전용 AI 에이전트 플랫폼에 기존 금융 거래 데이터를 학습시킨 뒤, 각 은행의 고유한 특수성을 추가 학습하면 바로 서비스 적용이 가능하다. 또, 금융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비한 부분은 자동으로 기록, 저장되며 이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고도화가 이뤄진다.
웹케시 측은 “챗GPT가 등장하기 3년 전부터 이미 AI 금융 분야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지속해 왔다”며, “다양한 시행착오로 기술적 가능성을 축적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자사 주요 솔루션에 AI 기술을 접목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AI 금융의 미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석 회장은 지난 2016년 금융 공공 SI 사업 철수를 전격 선언했다. 그는 당시 “금융 공공 SI 사업이 혁신이 아닌 수주 중심으로 변질됐으며, 임직원의 미래를 위해 SI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웹케시는 당시 연간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던 e금융 SI 사업을 과감히 중단했고, 이후 웹케시는 수수료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해 2019년 웹케시, 2021년 쿠콘을 잇따라 상장시키기도 했다.
웹케시는 과거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을 포함한 주요 시중은행과 전북은행, 광주은행,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신협, MG새마을금고 등 지방은행 및 제2금융권까지 포함한 약 70%의 국내 금융기관에 e금융 SI 서비스를 제공했었다.
웹케시 측은 “이제 AI 에이전트 뱅킹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며 “기업의 금융 혁신을 넘어, AI가 일상이 되는 금융의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가람 기자> ggchoi@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