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지난해 네 곳 중 하나 흑자…’뷰티’ 빼도?

지난해 스타트업 네 곳 중 한 곳이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 ‘혁신의숲’ 조사 결과다. 혁신의숲 플랫폼에 등록된 7000여개 스타트업(기업공개했거나, 인수합병 된 곳 제외)의 손익·재무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이중 25%에 달하는 1741개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을 냈다. 2023년 적자였다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곳도 10%에 해당하는 732곳이나 된다.

진격의 뷰티 스타트업

흥미로운 것은 뷰티 스타트업의 존재감이다. 뷰티/화장품’ 산업군은 2024년 영업이익 비율이 42%에 달한다. 혁신의숲이 조사한 스타트업 중 뷰티 기업의 수는 301곳인데, 이중 정확히 127곳이 영업익을 냈다. 비율로 따지면 10개의 기업 중 4곳 이상이 흑자를 냈단 뜻으로, 전체 산업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뷰티가 잘 나가는 이유는 뭘까? 상대적으로 회전율이 빠른 소비재, 브랜드 충성도, 해외 진출 가능성 등을 기반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국산 뷰티 산업의 강점으로 꼽혔다. 혁신의숲 측은 “뷰티 분야 스타트업들은 디지털 커머스 채널과 인플루언서 기반 마케팅 전략도 주요 수익성 요인”으로 분석했다.

다만 2023년 영업이익 비율이 4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지난해의 42%는 소폭 하락한 수치다. 혁신의숲은 “글로벌 소비 위축과 유통 구조의 변화, 특정 대기업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파악했다.

출처=혁신의숲

뷰티를 뺀다면?

‘뷰티/화장품’ 산업군을 제외하면 지난해 스타트업들의 수익성은 얼마나 될까? 조사에 포함된 기업 중 뷰티를 제외한 산업군의 기업 수는 6589개다. 이 중 1614개 회사가 수익을 냈다. 비율로 따지면 24.5%다. 뷰티를 포함한 전체 산업군의 수익 낸 기업의 비율이 25.3%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뷰티를 제외하고 또 어떤 산업군이 전체 수익을 견인했을까?

혁신의숲 보고서에 따르면 2위는 광고·마케팅, 3위는 교육이다. 광고·마케팅 분야는 전체의 40.4%가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도(31.8%)보다 8.2%포인트 상승했다. 성장세를 보면 뷰티보다 높다. 마진 구조가 약하다는 인식이 있던 산업군인데, 최근에는 퍼포먼스 마케팅 툴의 정교화, 고정비 축소, 인하우스형 B2B 플랫폼 전환 등을 통해 비용 대비 수익 구조가 개선돼 수익성에 의미 있는 전환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혁신의숲 측은 “SaaS형 광고관리 솔루션, AI 기반 마케팅 자동화 툴, 인플루언서 풀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들도 속속 등장하며, 이전보다 ‘단가 높은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체질 개선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육 산업군의 영업이익 비율은 33%로, 2023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수치상 상승은 없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산업 중 5위였던 데 반해 올해는 3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혁신의숲은 보고서를 통해 “다른 산업군의 수익성 하락 속에서도 교육 분야가 꾸준한 수익 안정성을 보여주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고 짚었다.

교육 산업은 특히, 뚜렷한 수익 모델을 확보했다는 것이 강점이다. 성인 대상의 리스킬링·업스킬링 플랫폼, 비대면 학습 솔루션, B2B 기업교육 서비스 등이 그렇다. 구독 기반 학습 플랫폼, 멘토링 중심의 유료 커뮤니티 서비스 등도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유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혁신의숲 측은 파악했다.

전년 대비 수익성 비율이 가파르게 개선된 산업군은 물류’다. 2023년 영업이익 비율이 19%’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29.4%’로 늘어 약 10.4%포인트 상승했다. 혁신의숲은 “풀필먼트 자동화, 라스트마일 배송의 IT 고도화, 그리고 플랫폼 기반 물류 매칭 서비스의 확산 등이 비용 구조 개선에 기여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단순 인력 중심의 물류 서비스가 기술 중심 솔루션 모델로 전환되면서, 마진 구조가 상대적으로 좋아졌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로 꼽았다.

혁신의숲을 서비스하는 마크앤컴퍼니 홍경표 대표는 “스타트업의 영업이익은 단순한 매출 규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투자 혹한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한 기업은 시장 내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증명한 셈”이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수익을 창출한 기업들의 저력은 높이 평가해야 하는 가운데, 2025년에는 더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The reCAPTCHA verification period has expired. Please reload the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