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AI 투자, 용기 갖고 리스크 감수해야”
IBM, 글로벌 CEO 연구 조사 발표
한국IBM은 17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더 포럼에서 ‘AI 인사이트 포럼’을 개최하고, 최근 IBM 기업가치연구소(IBV)에서 실시한 글로벌 CEO 연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CEO들은 AI 기술을 도입하면서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조직 전반에 AI 솔루션을 확대 적용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CEO들은 세계 다른 국가에 비해 AI 기술 도입에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CEO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IBM CEO 연구’에 따르면, 향후 2년 안에 AI 투자 성장률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CEO의 61%는 현재 AI 에이전트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이를 조직 전반에 확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설문에 참여한 국내 CEO의 경우 45%만 이에 동의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러한 동향은 다른 설문에서도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글로벌 CEO의 64%는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을 우려해 해당 기술이 조직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명확히 이해하기도 전에 일부 기술에 투자하고,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국내 CEO의 경우, 같은 질문에 리스크를 감수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2%로 더 낮았으며, 기술 도입에 있어 ‘빠르게 진행해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느리고 정확하게 진행하는 것’보다 낫다고 답변한 비율은 28%에 불과해 글로벌 CEO의 응답률인 37%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보였다.
김현정 한국IBM 컨설팅 대표는 “AI를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면 최고경영진이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며 “리스크 많은 환경에서 AI 투자 의사결정의 성격은 R&D성이기 때문에 성공 확률을 가늠하기 어려워지는데, 많은 CEO가 기존 운영과 혁신 투자 사이의 균형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CEO의 59%는 예상치 못한 변화가 발생할 경우 기존 운영 자금과 혁신에 대한 투자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67%는 장기적 성장과 혁신을 이끄는 디지털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더 많은 예산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CEO도 동일한 의견이었다. 글로벌 CEO의 68%는 AI가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까지 바꾸고 있다고 답했는데, 국내 CEO의 78%가 그렇다고 답했다. 54%는 향후 경쟁력은 누가 더 앞선 생성형 AI를 보유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답변했다.
김현정 대표는 “AI 전환은 경제 패러다임이나 산업의 구조, 돈을 버는 방식, 심지어 일하는 방식까지 변화시키는 굉장히 큰 개념의 변화기 때문에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글로벌 선도 기업의 CEO뿐 아니라 한국의 CEO는 AI가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까지 바꿀 수 있다라는 점에서 충분히 공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런 변화는 결국 해당 산업 영역에서 누가 경쟁 우위를 만들어내느냐일 텐데 글로벌의 경우 AI로 핵심요소를 바꾼 뒤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방식이 바뀔 거라고 기대하는 반면, 국내는 아직 낮은 이해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CEO의 68%는 전사 차원의 데이터 통합 아키텍처가 부서 간 협업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72%는 조직이 보유한 고유 데이터가 생성형 AI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번 연구는 기업들이 효과적인 데이터 환경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응답자의 절반(50%)은 최근 투자 속도 때문에 조직 내 기술이 단절되고 단편적인 기술만 사용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김 대표는 “AI가 제대로 적용되고 실질적 성과를 내려면 데이터 환경을 잘 조성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그동안 여러 어려움 때문에 정적인 형태로 데이터를 확보한 게 사실이지만, 많은 기업의 CEO가 회사 내의 독자적 데이터에서 AI의 실질적인 가치가 비롯된다라고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 보유 데이터를 잘 활용하려면 통합된 전사 데이터 아키텍처와 거버넌스를 갖춰야 하고, 국내 CEO가 글로벌보다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처한 데이터 환경의 도전과제가 글로벌보다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CEO의 65%는 ROI를 기반으로 AI 활용 사례를 적용하고 있으며, 68%는 혁신 ROI를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명확한 지표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진행된 AI 프로젝트 중 예상 ROI를 달성한 비율은25%에 불과했고, 단 16%만 기업 전체로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기술로 인한 변화의 폭이 커질수록 많은 의사결정이 직관이나 두려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AI 전환이 성과를 내려면 실질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ROI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수행된 AI 프로젝트 중 기대 수준의 ROI를 내고 있는 것은 25%에 불과하다”며 “이는 AI 도입 속도를 줄이거나 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AI 기술로 만들어낼 가치가 R&D 성격이 강하므로 1%, 2%, 5~10% 정도의 효과만 있더라도 충분히 투자할 만하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조사에 응답한 CEO 56%는 핵심 기술 인재 확보 및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고, 66%는 아웃소싱의 한계를 인식, 소수의 정예 파트너와 전략적 협력에 집중한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갑을 관계의 아웃소싱이 아니라 파트너십에 기반해 제한된 자원을 가장 잘 활용할 방법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