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엑센츄어가 되겠다는 ISTN/INF

SAP 서비스 기업 ISTN(대표 김종도)과 경영 컨설팅 회사 INF컨설팅(대표 백만용, 김재영)이 합병해 ISTN/INF로 다시 태어난다. 양사는 지분 교환 방식으로 합병했으며, 경영 컨설팅을 시작으로 시스템 구축과 AI 등 미래 기술 도입까지 통합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가 되었다고 선언했다.

ISTN은 SAP 플랫폼을 구축 및 운영하며, SAP와 연동되는 부가 솔루션을 공급해온 회사다. 삼성SDS, LG CNS, 현대오토에버 등 국내 대표 IT서비스 출신 인재들이 모여 사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해 1170억원과 영업이익 40억여원을 기록하며 SAP 전문회사로는 국내에서 규모가 제일 크다고 자평하고 있다.

INF컨설팅은 SAP코리아 대표 출신인 이성열 회장이 설립한 회사로, 경영 컨설팅과 미래기술 도입 전략 컨설팅을 주로 진행해왔다. 지난해 매출 400억원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ISTN/INF이번 합병을 통해 “AI 중심의 올인원(All-in-One) E2E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자적인 B2B 디지털 혁신 플랫폼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고객사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의지다. 김종도 대표는 “올이원 E2E 서비스가 가능한 회사라는 비전을 만들어 가면서 AI를 활용해 기업의 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고객에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성열 회장은 이를 ‘K-엑센츄어’라고 표현했다. 엑센츄어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로 경영 컨설팅과 IT 컨설팅, 시스템 구축 및 운영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다. 2010년대 기준 ‘글로벌 100대 기업’ 중 94곳이 액센츄어의 컨설팅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엑센츄어는2016년 국내에서 철수했다. 국내 시장의 특수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한국의 대기업은 대체로 IT서비스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내 시스템 구축을 이 자회사가 맡는다. 삼성SDS, LG CNS, SK C&C, 현대오토에버 등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엑센츄어처럼 컨설팅과 IT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회사는 국내에서 살아남기 어려웠다. 엑센츄어와 같은 독립 회사는 한국 대기업 IT시장이 없느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K-엑센츄어를 표방한 ISTN/INF의 전략은 맞는 것일까? 이성열 회장은 “기반 기술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환경이 가속화됨에 따라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회사가 중간에 끼어들 여지가 줄어들었다. 과거에 SAP를 도입할 때는 그룹 IT서비스 회사가 SAP와 고객 사이에서 계약과 구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SAP가 클라우드로 전환되면서 본사와 고객사 직접 계약을 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이제는 SAP 유통 및 구축 사업의 실익이 사라졌고, 대신 SAP 플랫폼에 부가가치를 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김종도 대표는 “SAP와 같은 클라우드 회사는 자사 서비스에 부가가치 제공하는 전문적인 회사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런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저희처럼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솔루션에 대한 대응력을 갖고 있는 회사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ISTN/INF은 SAP뿐 아니라 신기술 기반의 비즈니스에 대한 역량도 피력했다. INF컨설팅의 경우 자본시장에서의 신기술 도입 컨설팅 경험이 많다. 해외증권, 가상자산, 토큰증권, 대체거래소 등 새로운 새로운 자본시장 흐름에 가장 빠르게 대응해 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또 팔란티어와 같은 새로운 AI 플랫폼 구축 경험도 많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성열 ISTN/INF 회장은 “이번 합병은 단순한 기업 결합이 아니라, 컨설팅과 IT 서비스, AI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고객의 디지털 전환을 본질적으로 가속화하는 것”이라며, “특히 증권시장과 자본시장의 구조적 혁신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자본시장 플랫폼 영역에서 향후 5년간 약 3조에서 5조 원 규모의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INF컨설팅은 차세대 자본시장 컨설팅 및 솔루션 리더로서 ISTN과의 시너지를 통해,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SaaS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단순한 컨설팅을 넘어 SaaS 기반의 서비스 제공자로서 시장을 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종도 ISTN 대표이사는 “ISTN/INF는 ‘AI를 중심으로 한 미래기술을 활용하여 기업의 디지털혁신을 선도하는 B2B 디지털혁신 플랫폼 회사’라는 새로운 비전 아래, 국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AI 기반 체계 구축에 앞장서겠다. 또한 향후 5년간 성장하는 SAP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리더자리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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