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10만개 칩 탑재한 ‘AI 기가팩토리’ 구축한다
유럽연합(EU)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발표한 ‘AI 대륙 행동계획(AI Continent Action Plan)’에서 AI 기가팩토리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9일(현지시각) 밝혔다.
내용에 따르면, EU 위원회는 유럽의 AI와 관련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AI 팩토리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새로 지을 기가팩토리는 약 10만 개의 최첨단 AI 칩을 탑재한다. 이는 기존 AI 팩토리보다 4배 더 많은 용량이며, 방대한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 센터를 통합한 대규모 시설이 될 것이라고 EU는 설명했다. 또, 기가팩토리에서 복잡한 AI 모델을 훈련하고 개발할 것이며, EU의 AI 스타트업과 관련 업계 및 연구자들에게 지원할 예정이라고 EU 측은 밝혔다.
EU는 인프라 확장을 위해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EU 전역에서 최대 5개의 AI 기가팩토리에 200억 유로(한화 약 32조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민간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여기에 EU 위원회는 클라우드 및 AI 개발법(Cloud and AI Development Act)을 제정해, 향후 5~7년 내로 EU의 데이터 센터 용량을 최소 세 배로 늘리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외에도 EU는 유럽 내 AI 도입 촉진 및 AI 인재 육성 지원과, AI 관련 규제를 간소화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번 발표가 미국과 중국에 맞서 AI 경쟁에서 핵심 주자로 자리매김하려는 EU의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EU는 지난 2월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인공지능에 2000억 유로(한화 약 32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WSJ은 오픈AI가 2022년 챗지피티를 출시한 이후가 되어서야 EU의 AI 지출이 늘었고, 이미 경쟁에서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자국 내 AI 데이터 센터 건설을 목표로 하는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오픈AI와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기업들이 투자했으며, 초기 투자액 1000억 달러에서 앞으로 4년간 최대 5000억 달러(한화 약 729조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그리고 중국 딥시크는 저렴한 비용으로 미국 AI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의 AI 모델을 개발해 세계에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러한 AI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을 의식한 듯, EU도 뒤늦게나마 대규모 AI 관련 인프라 구축과 투자에 나선 것으로 WSJ은 해석했다. 헤나 비르쿠넨 EU 기술주권 담당 부집행위원장은 “AI를 향한 세계적인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이 행동 계획은 유럽을 선도적인 AI 대륙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강화해야 할 주요 분야를 제시한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가람 기자> ggchoi@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