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매각 겹겹 난관…카카오 노조 “사모펀드 매각 반대”

카카오의 비핵심 사업 정리 기조 속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매각 소식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최근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주요 주주에게 서한을 보내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 시장에선 카카오 그룹의 위기를 불러온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등과 연관된 카카오엔터 매각을 시간 문제로 봤으나, 매각 현실화까지는 겹겹이 난관이다.

9일 카카오는 공시를 통해 “카카오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해당회사 주주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엔터 투자를 받을 당시 맺은 공동 매도권 등 조건으로 인해 주주들에게 매각 의사를 알리는 동시에 의중을 묻는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김범수 창업자 등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부재와 함께 이해관계가 다른 수많은 투자자들 간의 교통 정리가 난관이다. 한 관계자는 “투자 원금도 못 건질 수 있는 투자자들에겐 원금 보전 등의 조치도 필요하고, 빨리 빨리 진행될 문제는 아니”라고 봤다.

시장이 보는 카카오의 비핵심 사업은 카카오톡과 AI 외 나머지다. 엔터테인먼트, 모빌리티는 물론 핵심 매출원인 게임즈 등 굵직한 자회사(계열사)들 상당수가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게임즈의 경우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 정리하자’는 의중으로 파악된다.

카카오 노조는 유력한 매수자로 사모펀드가 계속 거론되는 것을 우려했다. 매각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사모펀드 매각의 위험성을 적극 알리겠다는 방향을 알렸다.

다음은 카카오 노조 성명 전문이다.

지난 3월 18일 카카오게임즈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카카오VX 매각계획에 대해 공개했고, 유력한 매수자가 사모펀드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최근 언론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매각 소식이 전해졌고, 이 역시 사모펀드가 유력한 매수자로 등장했습니다. 이외에도 최근 카카오헬스케어 또한 사모펀드로의 매각가능성이 기사로 전해졌고, 어제 늦은 오후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매각뉴스가 등장하며 대형 매각소식이 폭탄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3년전 2022년 카카오모빌리티는 MBK에 경영권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택시 호출 시장에서 점유율이 압도적인 플랫폼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를 사모펀드가 지배하게 될 경우, 서비스 요금, 배차 정책, 플랫폼 수수료 등에 대해 공공성과 사용자 편익보다 수익 중심의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홈플러스 법인회생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MBK와 같은 사모펀드는 투자이익외에 사회적 책임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심지어 대부분의 자금을 투자자 또는 금융시장에서 조달하고 있기에 결국 그 부담은 노동자들과 이용자들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고, 수익 극대화를 위해 이용자 데이터를 사업화하거나 제3자에 재판매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이미 카카오모빌리티는 사모펀드가 2대 주주로 영향을 행사하고 있고, 카카오VX 또한 2대 주주가 사모펀드입니다. 이 외에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뱅크, 카카오재팬 등도 사모펀드가 주요 지분을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외에도 최근 카카오헬스케어 또한 사모펀드로의 매각가능성이 기사로 전해졌습니다. 카카오VX는 현재에도 여러 사모펀드가 참여하고 있음에도 다시 사모펀드로 매각이 시도되고 있고, 최근 3년동안 전체의 30%가 넘는 200명의 인력을 감축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우려를 하고 있는 중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갑작스러운 매각 상황을 내부 구성원들은 뉴스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측의 답변 또한 뉴스를 통해 들을 수 밖에 없고 그 내용 또한 확인해 줄수 없다는 모호한 수준입니다.

플랫폼 서비스는 국민의 일상생활과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이용자의 민감한 정보가 집약된 디지털 플랫폼입니다. 이런 플랫폼 서비스를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것은 마치 영리병원 도입 등과 같이 공공성이 후퇴할 것임이 자명하기에 사모펀드에 의한 지분 매각을 통제하는 정책 장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카카오 노조 서승욱 지회장은 “다시 3년 전으로 돌아가 MBK가 카카오모빌리티를 인수했다면 택시산업을 비롯한 교통정책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상상해보면 긍정적인 모습을 떠올리기 어렵다.”고 이야기하며 “카카오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여러 논란의 원인중 하나는 사모펀드가 대부분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리와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은 위기를 겪었음에도 계속해서 사모펀드에게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국민들이 카카오에 기대하는 경영쇄신과 정반대 방향”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카카오노조는 사회적 책임와 이용자보호를 위해 포털 다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카카오의 주요 플랫폼이 사모펀드로 매각되는 것을 반대하며, 사모펀드 매각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것입니다. 플랫폼 서비스가 사모펀드의 부를 늘려주는 수단이 아니라 이용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변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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