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n] 금융권의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활용법

금융권은 퍼블릭,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클라우드는 전산설비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IT자원을 탄력적으로 제공받아 사용하는 컴퓨팅 환경을 말한다. 특히 퍼블릭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도입 시 직접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비교해 초기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IT자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일시적인 과트래픽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신기술 기반 협업 환경을 보다 쉽게 구현할 수 있다.

대부분 금융사는 자체 구축으로 망분리된 환경을 구현한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인터넷 망에 연결된 퍼블릭 클라우드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중요업무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비중요 업무는 퍼블릭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먼저, 금융권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비금융 서비스나 신사업 등에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처리하거나 활용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방대한 빅데이터 처리 시스템 등에도 활용한다.

신한은행은 음식 배달 플랫폼을 아마존웹서비스(AWS)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특성 상 다른 플랫폼과 연계, 제휴하거나 서비스를 확대하기에 용이하다고 봤다. 고객, 가맹점 유입 등 트래픽 변동성을 고려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신한은행은 외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시스템도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했다. 공공기관·외부기관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처리하는 시스템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를 기반으로 한다. 빠르게 데이터 수집 체계를 만들 수 있고, 데이터 처리 시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오픈소스와 신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인터넷망과 연결되어 다양한 오픈소스를 활용할 수 있다. 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사업자도 자사 서비스에서 오픈소스와 활용 환경을 제공하는데, 이 점이 퍼블릭 클라우드의 최대 이점으로 지목된다.

우리은행은 빅데이터, AI 상담봇에 AWS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자체 부동산 플랫폼 원더랜드의 일부 서비스에도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 중이다. 향후 퍼블릭 클라우드의 활용 범위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10대 고객 전용 플랫폼인 리브 넥스트를 퍼블릭 클라우드 상에서 운영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경우 제휴 금융사, 기관 등의 시스템과 연계하기 수월하며, 리브 넥스트는 신기술·신기능 활용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같은 금융권의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은 관련 법 제도가 시행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2019년, 금융기업과 전자금융업자가 비중요정보 처리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전자금융 감독규정이 시행되면서 금융권의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2020년 3월 데이터3법이 시행되면서, 마이데이터 시행에 따라 신용정보(CB) 비즈니스, 특화형 상품 개발 등에 클라우드 환경 적용이 허용됐다.

하나금융연구소는 “개인 신용, 고유데이터의 활용과 데이터 3법 시행에 따른 규제 변화로 마이데이터 대응을 위한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룹사 차원에서 공용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사례도 확산되고 있다. 여기서 공용 클라우드는 계열사들만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말한다. 계열사는 원할 때마다 필요한 만큼 그룹 공용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으며, 계열사 간 서비스를 연계할 때 수월하다. 하나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이 그룹 공용 클라우드를 구축한 이유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018년부터 공용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운영 중이다. 주로 그룹사의 연구개발, 주요 업무 등 90개 업무에서 쓰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AI 분석모델 개발, 디지털 캠퍼스에 그룹 공용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계열사의 공용 클라우드 사용이 늘자,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신규 클러스터를 추가 구축했다. 이로써 하나금융그룹은 총 세 곳의 그룹 공용 클라우드 클러스터를 확보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반도체 공급난으로 IT장비 도입이 어려운 가운데, 계열사 하나은행은 클라우드 도입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지속된 반도체 공급난과 IT장비 도입 지연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덕분에 빠르게 사업추진을 하고 신속한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9월부터 계열사들이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인 ‘KB원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20년 차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채널계, 정보계 시스템을 KB원클라우드에 구축했다. 추가적으로 계정계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도 그룹 클라우드를 도입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관련 조직을 만들고 오는 2025년까지 클라우드 전환 5개년 계획을 수립한다. 순차적으로 은행, 카드, 금융투자, 캐피탈, 저축은행 등 클라우드 전환 계열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계열사 신한은행은 신규 프로젝트나 특정 기간 동안 이뤄지는 사업, 테스트 환경 등에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대고객 비대면 서비스, 직원들이 사용하는 마케팅·경영관리 시스템 등에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

금융권의 클라우드 활용 범위는 점차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아직까지 금융권의 클라우드 활용은) 비핵심 업무 위주의 내부 업무 처리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데이터 분석, 개발, 테스트 업무에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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