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이커머스판, ‘절대 강자’는 어디에

2021년 이커머스 업계의 최강자는 누가 될 것인가. 뻔하지만, 흥미롭고, 또한 어리석은 질문이다. 한국의 이커머스 업계에는 절대 강자가 없다. 업체들은 저마다의 경쟁력을 자랑하며 파편화된 시장에서 경쟁한다. 산업간 경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시시각각 이종의 침입자가 나타나고 있다. 언제고 경쟁우위가 뒤집히고 섞이는 상황에서 ‘순위’를 따지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물론 추산 거래액 기준으로 보자면 시장의 강자를 추릴 수는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쿠팡, 이베이코리아, 네이버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3강 구도를 형성한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쿠팡과 이베이코리아의 결제 추정금액은 각각 9조9000억원, 8조7000억원이다. 네이버의 경우 결제 추정금액은 2020년 상반기 기준 12조5000억원이지만, 여기에는 ‘커머스(스마트스토어 등)’뿐만 아니라 콘텐츠와 기타 온/오프라인 네이버페이 사용금액이 포함됐다. 와이즈앱의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만의 결제금액은 쿠팡과 이베이코리아의 추정금액에 이어 한국 이커머스 3위권으로 추정된다.

거래액 기준으로 한국 이커머스 업계의 3강은 쿠팡, 이베이코리아, 네이버로 꼽힌다. 하지만 이 업체들도 절대 강자는 아니다. (자료: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

하지만 이 업체들 또한 절대 강자는 아니다. 각 업체가 약 20조원 수준의 시장 규모를 장악했다고 가정했을 때, 전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꼽으면 11~13% 수준이다. 통계청이 최근까지 발표한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숫자를 집계해보면 이커머스 시장 거래액은 145조7049억원이다. 이를 기반으로 추산했을 때 대한민국의 2020년 이커머스 시장규모는 155~160조원대로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나온 숫자만 보자면 전년 대비 17.2% 가량 증가한 숫자다.

2020년 11월 기준 이커머스 시장 주요 카테고리별 거래액(자료: 통계청)

한 편에서는 이커머스 각각의 영역에서 경쟁력을 자랑하는 업체들이 즐비하다. 네이버와 쿠팡, 이베이코리아처럼 모든 상품을 판매하는 ‘종합몰’을 지향하지 않더라도, 하나의 경쟁 카테고리로 승부하는 업체들이 작은 시장을 형성하고 뾰족하게 경쟁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전문몰의 거래액은 4조4070억원으로 전체 이커머스 시장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무시할 숫자가 아니다.

‘취급상품 범위별’, ‘운영 형태별’ 이커머스 총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료 : 통계청)

요컨대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은 여전히 파편화돼있고, 치열하다. 그 상황은 2021년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절대 강자’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다.

2021년, 주목해야 할 업체들

질문을 바꿔본다. ‘2021년, 이커머스 시장을 어떤 업체가 지배하는가’가 아니라, ‘2021년 이커머스 시장에서 어떤 업체가 주목 받을 것인가’로. 이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관점과 해석에 따라서 그 답이 달라질 수 있다.

먼저 자본의 흐름을 다루는 전문가에게 2021년 이커머스판에서 주목할 만한 업체는 어디인지 물었다. 유승우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이 질문에 답변했다. 그는 SK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스마트커머스, 유통, 조선, 운송을 담당하고 있다.

“쿠팡이 핵심 후보로 꼽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난 몇 년을 되돌아보면 쿠팡은 실적과 관련하여 ‘계속기업’을 가정할 수 있느냐는 업계의 의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쿠팡만큼 플랫폼 자생력을 가지고, 동시에 성장성을 보여주는 곳이 사실상 없습니다.

쿠팡은 스마트 로지스틱스, 쉽게 말해서 ‘로켓배송’을 활용하여 물류망을 구축했습니다. 여기에 로켓제휴라는 이름으로 풀필먼트를 시작하면서 3P 판매자까지 강력하게 만들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나아갑니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는 소비자들의 반복소비를 이끕니다. 알려진 로켓와우 회원수를 보면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가구를 포괄할 수 있는 숫자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쿠팡의 적자를 걱정하기보다는, 쿠팡 없이 어떻게 사느냐는 소비자 인식이 부각됩니다. 2021년 자생력을 갖춘 쿠팡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한 명에게 물어보면 심심하니 또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이커머스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고객과의 마지막 접점 ‘물류’다.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 에디터에게 2021년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목할 업체는 어디인지 물었다. 비욘드엑스는 물류전문 미디어이자, 물류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터다.

“쿠팡입니다. 쿠팡이 현시점까지 만든 성장이 오롯이 쿠팡이 쌓아온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쿠팡은 그간 겪은 많은 성공과 실패를 통해 내부적인 학습이 충분히 돼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쿠팡은 앞으로 다가올 일련의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서 ‘전혀 새로운 위기감’이 아닌, 예측된 위기감으로 대응하고 준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례로 쿠팡은 물류 영역에서도 뒤늦게 대응하고 있는 여타 경쟁업체들보다 먼저 준비를 마쳤습니다.

물론 쿠팡이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습니다. 결국 평판의 문제인 듯합니다. 예전에는 로켓배송하면 그 자체로 참신했고, 소비자 호응을 만들고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네이버와 같은 강력한 경쟁사들이 많이 등장했고, 또 잘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비교대상이 많아지다 보니 더 많은 채찍질이 쿠팡에 가해지는 것 같습니다. 쿠팡이 앞으로 이런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카테고리의 강자들

여기까지 2021년 주목할만한 ‘종합몰’에 대한 의견을 두 명의 업계 관계자에게 물어본 결과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이커머스 시장의 나머지 30% 이상은 종합몰이 아닌 ‘전문몰’이 만든다. 그 중에서는 특정 영역에 한정해서는 종합몰 이상의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받는 업체도 있다. 2021년 주목할만한 전문몰은 어디일까. 여기서는 ‘전문몰’의 범위를 특정 카테고리를 다루는 이커머스 업체에 한정하지 않았다. 전자상거래 영역에서 개성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면, 이 역시 카테고리킬러 영역으로 분류했다. 먼저 유승우 연구위원에게 물었다.

“제가 관심 있게 보는 서비스는 우아한형제들의 B마트입니다. 흔히들 B마트를 ‘도심형 냉장고’라고 표현합니다. 물류거점을 도심에 구축하고 상품을 재고로 보관하여 주문즉시 고객에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해줍니다. 사실상 편의점을 집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이커머스’ 성장과는 무관하게 자생적으로 성장하는 의미 있는 유통채널이 편의점이었습니다. 아무래도 1인가구 증가 추이가 편의점의 지속 성장에 한 몫 했겠죠. 그런데 편의점 영역에 등장해서 업태를 흔드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니 ‘B마트’입니다. 물론 편의점을 포함한 오프라인 유통기업들도 B마트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 제가 B마트의 우위를 이야기한 이유는 B마트는 그 자체로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CU, GS25, 세븐일레븐, 심지어 대형마트인 이마트조차도 그들의 점포를 ‘온라인 플랫폼화’하지 못했습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온라인에서 승부를 볼 수 있는 하나의 기술적인 집결지가 필요한데 현재로써는 그 역량이 많이 부족해보입니다“

김철민 대표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2021년 카테고리킬러 커머스 플랫폼 영역에서 주목할 만한 업체는 어디인지. 김철민 대표의 답변이다.

“저는 당근마켓을 꼽고 싶습니다. 당근마켓은 유형 상품과 무형 서비스의 연결을 모두 포괄한 최적화된 플랫폼 모델을 보유한 업체처럼 보입니다. 물류 관점에서 당근마켓을 살펴보자면 굳이 물류가 없더라도 지역기반으로 이동을 만들어 냅니다. 어떻게 보면 물류의 탈중앙화입니다. 당근마켓이라면 다른 기업들이 물류를 강화하는 데 비용과 시간 투자를 할 동안, 다른 쪽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당근마켓이 만들 수 있는 확장성은 ‘커뮤니티’입니다. 당근마켓은 겉으로 보기에는 중고거래 플랫폼처럼 보이지만, 최근 세탁특공대와 제휴를 한 것처럼 향후 의식주를 포괄하는 모든 상품과 생활 서비스를 다루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라인 라이브톡, 시작합니다

사실 이건 프리뷰 콘텐츠다. 본게임은 다가오는 2월 5일 금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한다. 코멘트를 남겨준 두 명의 업계 인사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와 유승우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을 초청했다. 엄지용 바이라인네트워크 기자가 두 명의 인사와 함께 2021년 이커머스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업체는 누구인지, 각각의 업체들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꼽아본다.

파편화된 이커머스 시장에서 업체들이 내세우는 경쟁력은 제각각이다. 물류를 자랑하는 쿠팡이 있고, 검색 편의성을 자랑하는 네이버가 한 편에 있다. 오랫동안 오픈마켓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이베이코리아, 11번가 같은 업체가 있다.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는 티몬과 위메프, 식료품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온라인으로 치고 오는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이 또 있다. 패션, 식품, 뷰티, 인테리어 용품 등 각각의 카테고리에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만든 작은 강자들이 숨어있다. 그 와중 해외의 거대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조심스레 한국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앞서 게스트들과 논의한 몇몇 업체의 이름 또한 각각의 영역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만들어내고 있는 파편의 일부다.

치열한 경쟁만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두 명의 업계 게스트와 기자 한 명이 예측하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판이다. 때문에 라이브톡은 시청자와 함께한다. 시청자 여러분 모두가 각각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진행자의 부족한 식견을 여러분이 라이브 채팅으로 참여하여 보충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21 한국 이커머스를 지배하는 자, 누구인가> 라이브톡은 바이라인네트워크의 웨비나 플랫폼 ‘바이라인플러스(링크)’에서 신청 가능하다. 행사 참여는 무료지만, 행사 참가를 위해서는 사전 설문조사에 참여해야 한다. 독자 여러분의 관점에 따라서 2021년 이커머스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업체들을 꼽아주면 된다. 설문조사 결과는 라이브톡 현장에서 발표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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