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시파트너스, 정부 감축기준 완화 첫 성과… 할당기업 6개사 배출권 5만 톤 확보
기후핀테크 기업 후시파트너스는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 설비 투자를 내부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아 약 5만톤 규모의 배출권을 확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정부가 지난 3월 마련한 ‘추가 할당취소 온실가스 감축기술 적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송·제조·제지 부문 6개 고객사의 내부감축 실적 3만9477tCO₂eq(이산화탄소환산톤)을 인정받은 결과다.
이에 따라 해당 사업장들은 당초 할당취소가 예상됐던 배출권 8만2211tCO₂eq 가운데 5만84tCO₂eq를 유지하게 됐다. 후시파트너스에 따르면 KAU25 기준단가인 tCO₂eq당 25000원을 적용하면 약 12억5000만원 규모다.
배출권거래제(K-ETS)에서는 사업장의 이행연도 배출량이 할당량의 85% 이하로 감소하면 과다하게 배정된 것으로 보고 일정 물량의 배출권을 취소한다. 다만 기업이 생산 감소나 가동률 하락이 아닌 설비 투자 등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인 경우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면서 자발적인 감축 투자가 오히려 할당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기업이 자체 감축 노력을 소명할 수 있는 제도는 있었지만 기존 청정개발체제(CDM)와 외부사업 방법론은 별도의 배출권을 발행하는 사업을 기준으로 설계돼 적용 조건이 까다로웠다. 법적 추가성 검토와 설비 잔여수명 입증, 설계용량 증대 제한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했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올해 3월 내부감축 인정 기준을 완화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2025년 이행연도(KAU25) 추가 할당 및 할당취소분부터 적용되며 3·4기 배출권거래제 할당대상업체 가운데 과거 배출량을 기준으로 할당받는 GF 사업장과 연료 사용 효율을 기준으로 하는 BM 사업장이 대상이다. 법적 추가성 검토를 삭제하고 도입 시점 입증 서류를 기존 4종에서 2종으로 줄이는 등 기존 방법론의 검토 조건을 완화했다.
후시파트너스가 이번에 인증을 지원한 사업은 수송 4곳, 제조 1곳, 제지 1곳 등 모두 6곳이다.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실제 내부감축 실적 인증으로 이어진 초기 사례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수송 부문 4개 사업자는 2020~2025년 전기버스 총 639대와 충전 인프라를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후시파트너스는 전기차 도입에 따른 화석연료 절감 방법론을 적용해 이들 사업장에서 총 2만5074tCO₂eq의 감축 실적을 인증받았다.
제조업체 1곳은 노후 설비를 고효율 설비로 교체한 감축 실적을 인정받았다. 단일 사업장에서 1만3968tCO₂eq를 인증받으면서 당초 예정됐던 할당취소량 1만9438tCO₂eq 전량을 방어했다.
제지업체에는 태양광 자가사용과 자가발전 전력 대체 방법론을 함께 적용했다. 여러 감축 방법론을 결합해 설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사업장에서도 내부감축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실적으로 인정된 설비는 모두 가이드라인 도입 이전인 2020~2025년 설치됐다. 기업들이 배출권 확보를 전제로 투자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자체적으로 추진했던 감축 설비가 새 제도를 통해 사후적으로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후시파트너스는 기업이 자체 자금으로 감축 설비를 도입한 뒤 감축량을 실적으로 인정받고, 할당취소를 피하면서 유지한 배출권을 다시 감축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행열 후시파트너스 공동대표는 “규제 때문이 아니라 필요해서 먼저 집행한 투자들이 현장에 이미 쌓여 있었다”며 “그 투자가 제도 안에서 값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번 결과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축이 비용이 아니라 회수 가능한 자산이라는 경험이 쌓이면 다음 투자 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며 “다만 기준이 완화됐다고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도입 시점 입증과 활동자료 모니터링, 품질보증·품질관리(QA·QC) 요건은 그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오민선 기자>omsoms94@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