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양자컴퓨팅 ‘양자 우위’ 사례 공개
IBM이 양자 컴퓨팅의 고전컴퓨터 역량 초월을 입증하는 ‘양자 우위’ 사례를 공개했다.
IBM이 시카고대학교, 알고리드믹, 케드마(Qedma) 등과 함께 양자컴퓨팅의 ‘양자 우위’를 입증하는 3건의 연구 성과를 30일 발표했다.
각 연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전 컴퓨팅 기법으로도 처리하거나 검증하기 어려운 문제를 양자컴퓨터가 해결할 뿐 아니라, 결과의 정확성까지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양자컴퓨터가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제공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IBM 측은 강조했다.
논리 회로 기반 신뢰 가능한 양자 계산으로 양자 우위 입증
IBM과 시카고대학교 연구진은 오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양자 우위의 기본 기준을 충족하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험은 최신 고전 시뮬레이션 방식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계산을 수행하는 동시에, 해당 계산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논문 ‘높은 충실도를 검증할 수 있는 복잡한 양자 회로 샘플링(Sampling hard circuits with verifiably high fidelity)’에서, 인코딩된 양자 회로를 새롭게 구성함으로써 이 2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수행된 논리 양자 컴퓨팅 실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구현했다. 해당 회로와 결과는 퀀텀 어드밴티지 트래커(Quantum Advantage Tracker)에도 공개됐다.
연구자들은 수년간 양자컴퓨터가 고전 시스템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무작위 회로 샘플링(RCS)이라는 기준을 사용해왔다. RSC는 고전 컴퓨터가 효율적으로 재현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패턴을 양자컴퓨터가 생성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다만 문제는 검증이었다. 문제가 어려워질수록 결과 검증 역시 어려워진다. 양자컴퓨터 내부 동작에 대한 전제를 두지 않고는 계산 결과의 정확성을 입증하기 점점 어려워지며, 결국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다.
IBM과 시카고대학교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서 RCS를 대체할 수 있는 구조화된 방식을 통해 이러한 장애물을 해결했다. 연구진은 이 대안이 RCS와 동일한 난도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새롭게 도입한 구조를 활용해 계산 과정에서 오류를 감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최대 규모 수준의 오류 정정 실험 가운데 하나에서, 연구진은 70개 논리 큐비트를 실행했다. 연구진은 이 논리 큐비트들을 오류로부터 보호함으로써 2415회의 논리 2큐비트 연산과 468회의 논리 ‘T 게이트’를 수행했다. 두 지표는 모두 양자 회로의 복잡도를 정량화하는 척도다. 회로가 인코딩됐기 때문에, 논리 계산은 물리 오류율보다 10배 낮은 유효 논리 오류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많은 수의 게이트가 사용된 대규모 회로에서도 매우 높은 회로 충실도를 구현했다.
연구진은 여러 최신 고전 시뮬레이션 방식이 문제를 처리하는 데 지나치게 긴 실행 시간을 필요로 하는 반면, IBM 양자컴퓨터는 동일한 작업을 15분 미만에 완료했음을 보였다. 오류 정정과 계산 결과에 대한 신뢰는 양자 컴퓨팅을 확장해 나가기 위한 핵심 이정표다. 이번 연구는 그 여정에서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
시카고대학교 빌 페퍼먼 부교수는 “실험적으로 양자 우위를 확고히 입증하는 데 있어 검증은 여전히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이번 실험은 잡음 환경에서도 고전적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양자 상태가 얼마나 정확하게 구현됐는지를 보다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한 것으로, 양자컴퓨터가 계산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신뢰를 높인다”고 밝혔다.
시카고대학교 페퍼먼 연구팀의 박사과정 학생 수믹 고시는 “실험 검증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검증 기술의 발전은 차세대 양자컴퓨터의 실용적 활용 가능성을 여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자 오류 저감 SW와 슈퍼컴으로 양자 물질 동역학 규명
IBM은 양자 오류 저감 소프트웨어 기업 케드마 퀀텀 컴퓨팅(케드마)와 신뢰 가능한 오류 완화 기반 양자 계산을 통해 최첨단 고전 시뮬레이션의 한계를 넘어서는 물리 현상을 탐구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케드마의 고도화된 오류 완화 소프트웨어인 QESEM과 IBM 양자컴퓨터를 결합해 최대 74큐비트 규모 시스템에서 복잡하고 장시간 지속되는 양자 동역학을 관측했다. 이를 통해 여러 최신 고전 계산 방식으로는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제공하지 못하는 영역에 도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상용으로 제공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양자 우위를 달성한 첫 사례로, 오류 완화 기술을 적용한 첨단 양자컴퓨터가 신뢰 가능한 과학 연구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더 우수한 초고속 광전자 소자, 빛으로 유도되는 초전도체를 비롯한 차세대 첨단 소재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공동 연구는 2차원 플로케 이징(Floquet Ising) 모델의 미세한 진동 동역학을 분석했다. 플로케 이징 모델은 외부의 주기적인 자극에 따라 물질의 자기적 특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하는 데 활용된다. 이러한 진동 현상이 더 큰 규모의 시스템에서도 지속되는지 여부는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었다. 특히 관련 계산은 규모가 커질수록 기존 고전 컴퓨팅 방식으로 처리하기 어려워진다. 연구진은 IBM 퀀텀 헤론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클라우드에서 제공되는 IBM 양자컴퓨터와 클라우드 기반 케드마의 양자 오류 억제 및 오류 완화 소프트웨어(QESEM)를 활용해 이러한 동역학을 높은 정밀도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양자 계산 결과의 의미를 검증하기 위해 일본의 대표 연구기관인 이화학연구소(RIKEN)와 대규모 양자 회로 시뮬레이션 기술 기업 블루큐비트와 협력했다. 연구진은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계산 전략에 기반한 최신 고전 시뮬레이션 기법들과 양자 계산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시스템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어떤 고전 시뮬레이션 방식도 양자 실험이 도달한 규모에서 일관된 결과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인 후가쿠를 활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오류 완화 기술이 적용된 양자 계산 결과는 일관성을 유지했으며 장시간 지속되는 뚜렷한 진동 현상을 보였다.
연구의 핵심 특징은 광범위한 검증 절차에 있다. 연구진은 먼저 고전 계산과 비교가 가능한 범위에서 편향 없는 오류 완화 기법을 적용해 결과를 검증한 뒤, 고전 시뮬레이션의 정확도가 유지되지 않는 영역까지 분석 범위를 확장했다. 이어 보다 높은 확장성을 갖춘 오류 완화 기법을 앞서 검증된 결과와 비교해 평가한 뒤, 이를 기반으로 더 큰 규모의 시스템과 더 긴 시간 구간으로 연구를 확대했다. 또한 퀀티넘의 이온 포획 방식 양자컴퓨터를 포함한 서로 다른 양자 하드웨어 플랫폼에서도 독립적인 검증을 수행했다. 다양한 기술에서 일관된 결과가 관측됨에 따라 연구진은 측정된 물리 현상이 특정 장비 특성이나 오류 완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시뮬레이션된 양자 시스템 자체의 특성을 반영한다는 추가적인 근거를 확보했다.
케드마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아시프 시나이는 “양자컴퓨팅은 수십 년 동안 고전 컴퓨터로는 불가능한 발견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돼 왔다”며 “이제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케드마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현재의 양자컴퓨터를 더욱 강력하고 신뢰성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양자컴퓨팅 산업이 실제 상용 활용 단계에 더욱 가까워지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IBM 퀀텀 플랫폼의 키스킷 펑션 카탈로그 통해 제공되는 QESEM은 현재 양자컴퓨터에서 발생하는 잡음의 영향을 줄이는 케드마의 오류 저감 소프트웨어다. 이 소프트웨어는 대규모 완전 오류 정정 양자컴퓨터의 등장을 기다리지 않고도 보다 크고 복잡한 양자 작업을 수행하면서 정확도가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QESEM은 신뢰할 수 있는 결과 추출을 보장하는 편향 없는 오류 완화 기법을 포함해 다양한 오류 완화 방식을 제공하며, 현재 전 세계 주요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고전적 검증 넘어 신뢰 가능한 양자 계산 체계 제시
IBM과 알고리드믹은 이종 양자 물질 시뮬레이션을 통해 양자 우위를 공동 입증하고, 고전적 검증이 불가능한 환경에서도 양자 계산 결과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검증 체계를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퀀텀 어드밴티지 트래커를 통해 8개월 전 공개됐다. 지금까지도 이 연구에서 다룬 전체 문제 범위에서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재현한 고전 계산 기법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양자컴퓨터가 주요 고전 계산 기법보다 더 빠르게, 더 적은 비용으로, 또는 더 높은 정확도로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제공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오랫동안 양자컴퓨팅 분야의 핵심 이정표로 여겨져 온 성과다.
촉매와 배터리 전해질을 비롯한 실제 물질은 완벽한 결정 구조보다 불규칙한 구조, 물질 간 경계면(계면), 그리고 국소적인 특성 차이에 의해 그 성질이 결정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물질 내부에서 정보와 에너지, 입자가 이동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알고리드믹 연구개발(R&D) 부문의 선임 과학자 세르게이 필리포프가 주도하고 공동창립자 겸 최고과학책임자(CSO) 기예르모 가르시아 페레즈가 이끄는 연구팀은 서로 다른 국소적 특성을 지닌 영역 사이에서 정보가 전파되는 이종 양자 물질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모델의 동역학을 현재의 양자 하드웨어에서는 구현할 수 있지만 최고 수준의 고전 시뮬레이션 기법으로는 처리하기 어려운 영역에 의도적으로 설정했다.

연구진은 IBM 퀀텀 헤론 프로세서에서 해당 모델을 구현해 미세한 결합 구조를 자유롭게 조정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양자 물질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실제 물질에서와 같이 정보가 어디로 이동하고, 어디에 머물며, 어떤 방식으로 간섭하는지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었다.
그동안 양자 계산 결과에 대한 신뢰는 고전 시뮬레이션 결과와의 비교를 통해 확보돼 왔다. 이를 위해 알고리드믹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전 시뮬레이션 연구진과 협력해 다양한 시뮬레이션 접근법을 검토했다. 그러나 서로 다른 고전 계산 기법들은 동일한 물리량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예측 결과를 내놓았다. 정확한 해답을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제는 단순히 고전 계산을 능가하는 것을 넘어 어떤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고전 계산의 한계를 넘어서는 시대를 위한 새로운 신뢰 가능한 양자 계산 체계를 개발했다. 이는 앞으로의 과학적 발견을 위한 검증 방법론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는 장치에 존재하는 잡음을 정밀하게 모델링하고 이를 의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제어된 잡음 주입, 게이트 보정값 변경, 복수의 IBM 양자 프로세서 활용 등을 통해 양자 회로에 영향을 미치는 잡음을 조절했다. 그 결과 잡음 조건이 달라져도 양자 계산 결과는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이는 양자컴퓨터가 일관된 해답을 생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됐다. 또한 충분한 검증을 거친 잡음 모델을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정량화한 편향 없는 오류 완화 기법을 적용해, 독립적인 방식으로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입증했다.
알고리드믹은 이날 분자 바닥상태 시뮬레이션을 위한 자사의 최고 수준 고전 계산 기법을 연구 커뮤니티에 공개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패키지 ‘모노프롭(monoprop)’도 발표했다. 이 패키지에는 알고리드믹이 자사를 포함한 다양한 양자 우위 사례를 검증하고 평가하는 데 활용해 온 기법들이 담겨 있다. 연구자들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직접 검증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사브리나 마니스칼코 알고리드믹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양자컴퓨팅과 같은 지수적 발전 특성을 가진 기술에서 공개적인 검증과 반론 과정을 거친 양자 우위 사례는 기술 발전의 가능성이 예상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주는 전환점”이라며 “양자 우위 입증은 단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이다. 이번 결과는 지금까지 발표한 연구 가운데 가장 강력한 양자 우위 입증 사례라고 생각하며, 향후 양자컴퓨팅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