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6z “지금이 한국 창업자가 글로벌 갈 가장 좋은 시점”
“5년 전 샌프란시스코에 50명짜리 개발 조직이 만들어내던 밀도와 속도를, 지금은 서울의 5명짜리 팀이 따라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자본과 정보 네트워크의 비대칭성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희 같은 글로벌 VC가 여러모로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벤처캐피탈(VC) 앤드리슨호로위츠(a16z)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a16z는 이미 지난해부터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에 관심을 보여왔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4개 오피스를 운영했으나, 지난해 서울 역삼동에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다음달 도쿄 오피스도 추가로 연다.
지난 28일 부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스타트업생태계컨퍼런스(이하 스생컨) 2026’에 발표자로 나선 박성모 a16z 크립토 아시아태평양(APEC) 총괄은 “a16z 본사에서 아시아 창업자, 특히 한국 창업자들을 많이 투자하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AI가 큰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총괄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a16z 전체에서 유일한 아시아 상주 인력으로 지난해 12월 합류했다.
a16z가 ‘AI’를 강조하는 이유는 ‘개발 수준의 균질화’ 때문이다. 과거에는 샌프란시스코의 인력 중심 개발을 다른 지역에서 따라잡기 어려웠지만, AI 도구가 지역별 개발 격차를 크게 줄였다. 박 총괄은 “연간 반복 매출(ARR) 1억달러를 만드는 데 2년도 걸리지 않는 시대”라며 “실행력 강한 한국 팀도 1~2년 만에 글로벌 플레이어와 비슷한 성과를 내는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대신 자본과 정보 네트워크 비대칭성 자체는 남아 있기에, a16z에서 한국 창업자와 글로벌 시장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게 박 총괄의 설명이다.
이날 토의에서 박 총괄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미국 시장에서 K 프리미엄이 매우 높은 상태로, 실제 글로벌로 도전하면 더욱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많은 창업자가 한국부터 도전해 검증한 후 글로벌로 간다는 전략을 쓰는데, 글로벌 스탠다드가 한국인 상황에서 바로 글로벌로 가는 방향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a16z 투자 희망 스타트업에 대해 “a16z 각 펀드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많은 상황으로, 각 펀드별 특성에 따라 투자할 기업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16z, 무엇에 관심 있고, 뭘 해줄 수 있나
a16z는 세계에서 가장 큰 VC 중 하나로,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현재 운용자산(AUM)은 약 90억달러(135조원)에 달하며, 지금까지의 투자 건수는 약 2000건이다.
특히 a16z는 최근 들어 2개 펀드의 이름을 바꿀 정도로 AI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a16z는 ▲AI 인프라 ▲AI 앱 ▲게임 ▲바이오 ▲크립토 ▲아메리칸 다이너미즘(방산) 총 6개 분야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AI 인프라와 AI 앱 펀드에 대해 박 총괄은 “원래 인프라스트럭처와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이름이었지만, 이제 모든 인프라와 앱이 AI와 접목되다 보니 이름 자체가 AI 인프라와 AI 앱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관련 분야에 집행한 금액은 80억달러(한화 112조원)이다. 오픈AI, 커서 등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박 총괄은 a16z의 강점으로 ‘오퍼레이팅 플랫폼’을 꼽았다. 오퍼레이팅 플랫폼이란 마케팅, HR, GTM 등 각 펀드별 팀이 스타트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a16z의 시스템이다.
박 총괄은 “a16z는 창업자에게 저희 펀드를 피칭하는 ‘리버스피칭’을 진행한다”며 “예를 들어 마케팅, 이벤트, 탤런트, GTM 등 각 펀드 팀별 헤드가 창업자를 상대로 a16z 펀드 투자를 받을 경우 어떤 지원을 받는지 설명하는 세션을 가지고, 플랫폼에 온보딩하면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특히 오퍼레이팅 팀에서 중시하는 요소로 캐피탈 네트워크, 탤런트, 뉴미디어 이니셔티브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