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리더십’ 택한 게임업계…변화 대신 ‘안정’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새로운 변화 대신 검증된 리더십을 택했다. 게임사들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현 대표 연임 안건을 줄줄이 통과시켰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신작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기존 경영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전날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지타워에서 제1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방준혁 의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방 의장은 앞으로 3년간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회사는 방 의장 체제 아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8351억원, 영업이익 3525억원이라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윤대균 아주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황득수 CJ ENM 스튜디오 대표, 이동헌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융합경영학부 교수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선임됐다. 이외 넷마블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 자기주식 소각을 위한 자본금 감소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8건 의안 모두를 원안대로 가결했다.

넷마블은 올해 8종의 신작을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 스톤에이지 키우기,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1분기 출시됐다. 2분기에는 솔 인챈트, 몬길 스타다이브와 같은 게임을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프로젝트 옥토퍼스, 이블베인 등 각기 다른 장르의 게임 4종을 연달아 공개한다.

김병규 넷마블 대표는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올해 넷마블은 1분기 2종의 신작 출시 및 1종의 권역 확장을 진행했고, 글로벌 마켓·다변화된 장르·멀티 플랫폼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며 “AI 중심으로 설계된 개발 체계 기반의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 결합해 게임 개발과 서비스 효율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NHN도 같은 날 경기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제1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우진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을 확정했다. 정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최고경영자(CEO)로, 네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회사는 정 대표 체제 아래 연결 기준 매출 2조5162억원, 영업이익 1324억원을 기록했다.

게임 부문 매출 478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에는 규제 완화로 웹보드 게임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정 대표는 “게임, 결제, 기술 사업 모두 성장한 가운데 경영 효율화로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된 한 해였다”며 “파이널판타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신작 디시디아 듀엘럼 파이널 판타지가 지난 24일 출시 이후 일본 앱스토어 매출 순위 9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 일본 법인은 25일 제2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정헌 넥슨 일본 법인 대표 재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와 함께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통과시켰다. 넥슨은 지난 2월 회장직을 신설해 아크 레이더스 개발사 엠바크 스튜디오 창업자인 쇠더룬드 회장을 임명했다. 아크 레이더스는 지난해 말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판매량 1400만장 이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넥슨에 따르면 쇠더룬드 회장은 넥슨의 장기 전략 수립, 크리에이티브 방향, 글로벌 게임 개발 방식 등 광범위한 분야를 총괄한다. 재선임된 이 대표는 쇠더룬드 회장이 설정한 전략적 방향을 실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앞서 쇠더룬드 회장은 “저와 이 대표는 회사의 발전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즉시 과업에 착수할 준비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병규 의장과 김창한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3연임에 성공했다. 김 대표 체제에서 지난해 크래프톤은 매출 3조3266억원, 영업이익 1조54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회사 대표 IP 배틀그라운드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며 “올해 프랜차이즈 IP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외 엔씨소프트는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제2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명을 ‘엔씨소프트’에서 ‘엔씨’로 변경하는 의안을 가결했다. 또 장르 다각화와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엔씨는 그동안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체질 개선에 매진해왔다”며 “이제 약속했던 전략들이 구체적인 성과로 실현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게임 개발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기존 경영 체제를 유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대응과 신작 개발 등 준비 과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수장을 바꾸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실적이 개선되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사업을 전개 중인 만큼 기존 체제가 힘을 받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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