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제27기 정기 주주총회 (제공=네이버)

“AI 때문에 코스피 뜨거운데, 왜 네이버는 소외받나”

“네이버의 영업실적과 재무제표 보면 3년간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숫자적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좋은 기업입니다. 하지만 주주 입장에서 나쁜 주식입니다. 2025년 4월부터 (주식시장이) 초강세장이 된 이유가 AI 때문인데, 네이버는 강세장에서 소외를 받고 있습니다.” 

네이버 제27기 정기 주주총회 중 한 주주의 발언

한국종합주가지수(코스피)가 6000 안팎에서 형성될 정도로 주식 시장이 뜨거운 가운데, 네이버 주주들은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이런 호황에서도 네이버 주식은 기대만큼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 주식시장 활성화는 AI 덕분인데, 오래전부터 AI에 심혈을 기울여 온 네이버의 주가는 크게 오르지 못했다. 

네이버는 23일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제1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는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제외한 최수연 CEO, 사내이사 후보인 김희철 CFO와 감사위원장 김이배, 법무총괄이 참석했다. 

올해 주총에서 네이버 주주들의 주요 질의는 AI와 두나무 합병에 집중됐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AI 수혜주로 주가가 급등했으나, 정작 소버린AI를 내세웠던 네이버는 이런 시장 흐름의 수혜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질의 시간 중 한 주주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CAPEX 투자가 100조원 단위로 이뤄지고 있어, 매출 12조 정도 되는 네이버를 보면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는 걸로도 보인다”며 “네이버가 내세운 소버린AI 또한 매출 실적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또 이 주주는 챗GPT 등 서비스로 인해 네이버의 주요 매출원인 서치플랫폼 매출 감소도 우려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최 CEO는 중장기적으로 AI로 수익화가 가능한 기업이 높게 평가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 인프라에 대한 거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시기여서 인프라와 하드웨어 중심의 기업가치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고 본다“라면서 “과거 기술 흐름을 보면 (인프라 투자 이후에는) 결국 AI 소프트웨어 또는 서비스 회사가 주목을 받을 것이고, (네이버는) 바로 그 점에 가장 강점이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최 CEO는 상반기 통합 검색에 포함될 예정인 AI 탭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AI 탭은 AI 에이전트 기술과 검색, 쇼핑, 플레이스 등 네이버의 서비스를 연결하는 서비스다. 최 CEO는 “AI 탭은 검색, 쇼핑, 로컬부터 건강, 금융까지 순차적으로 고도화할 것”이라며, “다양한 서비스와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하는 만큼 정보 탐색부터 실행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 CEO는 AI 탭 내에서 구동될 ‘건강 AI 에이전트’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최 CEO는 “건강 AI 에이전트는 서울대병원의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해, 우리나라 환경에도 가장 잘 맞고, 진단이나 법률을 그대로 학습해 가장 정확하고 정밀한 답변을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한다”며 “쇼핑과 플레이스 에이전트 역시 정확한 추천과 유효한 답변을 넘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스마트플레이스의 데이터베이스를 매칭해 연결까지 시켜주기 때문에 앞으로 이용자가 가장 만족하고 실제 방문, 이용할 수 있는 에이전트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에이전트 등을 통해 수익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 탭 내 생활밀착형 AI 에이전트를 통해 광고 수익을 늘리고, 건강 에이전트의 답변 결과를 커머스와 예약 등 서비스로 연결해 수수료 수익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최 CEO는 답했다.

또 네이버는 향후 기존 고용인원을 유지한 가운데,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200%가량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에는 범용 AI 도구를 도입하고 AI 시대의 채용 등 AI 중심 일하는 문화로 체질을 바꾸고, 개발 산출량 또한 10~20% 가량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최 CEO는 “올해는 AI를 통해 생상성 200% 향상하고 전체 프로젝트의 20%를 AI만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그동안 리소스 제약으로 하지 못했던 다양한 기회를 추진해 기업가치 제고로 연결시키겠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계획대로 간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합병도 질의로 나왔다. 최근 정부는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 중이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두나무 지분 100%을 인수하려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계획이 틀어지게 된다.

네이버 경영진은 이에 대해 두나무를 인수한 목표와 방향성 자체는 유지하지만, 정부 정책과 규제에 따라 일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23일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김희철 네이버 CFO (출처 :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날 사내 이사로 선임된 김희철 CFO는 “(대주주 지분 제한은) 내부 확정이 안된 상황으로, 20% 혹은 34% 등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법령이 확정되면, 핀테크 사업을 어떻게 잘할지 고민하는 과정 중 일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 CEO 또한 “관련 법률안에 대해서는 아직 정부와 국회가 논의 중이어서 저희가 그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기틀이 잡히면 거래 구조나 사업 등을 정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 합병 이후 증권 서비스 등 중복되는 사업 영역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김 CFO의 사내이사 선임권, 김이배 감사위원장의 연임건, 상법 개정에 따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 등이 안건으로 올랐으며, 모두 통과됐다.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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