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브레인 “후회 줄이고 만족 높이는 소비 공식 ‘심리적 ROI’ 제시”
“절약과 플렉스 소비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습니다. 무조건 아껴 쓰거나 과시적 소비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가만이 능사가 아니고 저가만이 답도 아니라는 겁니다.”
12일 채선애 엠브레인 센터장은 <바이라인네트워크> 개최한 ‘2026 이커머스 비즈니스 인사이트’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채 센터장은 소비자들이 구매 과정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플렉스 소비부터 무지출 챌린지까지 다양한 경험이 축적되면서 이러한 판단 기준이 내재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불황이 예정된 가운데 중동전쟁 등 외부 요인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국내 대중 소비자들 역시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정된 자원 안에서 후회를 최소화하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소비 공식으로 ‘심리적 ROI(투자대비수익률)’를 제시했다.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채 센터장은 “리스크 최소화 전략과 같은 소비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가전업체들이 구독 서비스 모델을 확장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독 효율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이커머스 기업들이 멤버십 전략을 고민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소비 카테고리 안에서도 특정 영역에는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서 다른 영역에서는 소비를 최소화하는 양상이 나타난다”며 “이를 선별적 몰입 소비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채 센터장은 “2만원대 건강 스무디가 유행하는 동시에 초코파이로 생일 케이크를 만드는 트렌드가 함께 나타나는 현상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소비 패턴이 정교해지면서 소비를 하나의 테마 중심으로 설계하는 경향도 강화되고 있다. 소비 하나하나를 허투루 하지 않고 구체적인 테마를 설정한 뒤 단계적으로 이를 실현하는 방식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룸 형태의 공간이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흐름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채 센터장은 소비의 ‘프로젝트화’가 서로 모순적으로 보이는 양극화된 소비 패턴을 이해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를 하나의 포트폴리오처럼 관리하는 방식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두바이 쫀득 쿠키’처럼 죄책감을 유발할 수 있는 디저트를 소비하면서 동시에 건강빵을 함께 구매하는 방식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소비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전 작은 비용으로 확신을 얻는 단계도 중요해지고 있다. 일종의 맛보기와 같은 검증 과정으로, 이를 ‘리트머스 소비’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간과해서는 안 될 외생 변수로는 인공지능(AI)이 꼽혔다. 기술이 점차 완벽해지는 시대가 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B급 감성이나 병맛 코드, 아날로그 같은 불완전함을 새로운 소비 취향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 센터장은 “기술 친화도가 높은 10대조차도 AI 콘텐츠에 대한 반감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세대의 플레이리스트를 찾거나 네이버 지식인과 같은 서비스에서 타인의 경험과 공감을 찾으려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흐름을 통해 ‘완벽함의 신화’가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인의 허점이나 실수 같은 요소가 오히려 새로운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으며, 진정성이나 희소한 가치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 역시 실수나 실패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경우 새로운 자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