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봉 변호사 “디지털자산거래소 사후 규제, 창업 생태계 위축 가능성”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산업이 성장한 뒤 사후 규제를 받게 되면, 단 한 번의 사례만으로도 청년들이 국내 창업을 망설이게 될 수 있습니다.”
김효봉 변호사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6 특별세미나 디지털자산산업 발전 방안 : 규제와 혁신’에 토론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변호사는 “창업자들이 국내에서 창업을 주저하게 될 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털(VC) 역시 이러한 산업에 자금을 투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러니한 것은 향후 미래 산업의 인프라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인공지능(AI)이나 클라우드 같은 유망 분야일수록 이러한 기피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산업은 향후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 사후 규제가 도입될 경우 그간 육성된 기업이 제3자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행 규제와의 정합성과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신규 제도가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입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제도 설계 과정에서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가상자산거래소를 둘러싼 정부의 상반된 시각도 언급했다. 그는 거래소를 벤처기업으로 보고 벤처기업 인증을 부여해 의결권 집중을 가능하게 하려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입장이 있는 반면, 유통 인프라 기관으로서 의결권과 소유를 분산해야 한다는 또 다른 방향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제도 설계 과정에서 전체 생태계에 대한 청사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생태계가 어떤 구조로 형성되는지, 서비스가 어느 범위에서 제공되는지, 어떤 플레이어가 참여하는지 등 큰 그림을 먼저 제시한 뒤 업계를 설득하는 방식의 규제 설계가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외 감독 당국들은 정책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먼저 발표한 뒤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친다”며 “방향을 제시하고 업계에 의견을 요청하면 시장에서 다양한 보고서가 제출되고, 이를 취합해 종합적인 의견을 발표한 뒤 규제를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 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방식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사례로 일본을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일본은 감독 당국의 통제가 강한 보수적인 국가로 평가되지만 정책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먼저 내고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다”며 “큰 방향을 먼저 제시해 시장에 예측 가능성과 신뢰를 부여하는 정책 결정 절차가 마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