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BN] 익숙한 IP 색다른 재미…크래프톤 ‘PUBG 블라인드 스팟’
매일 수많은 게임이 쏟아지지만, 모든 작품을 직접 할 수는 없습니다. ‘플레이 바이라인네트워크(BN)’는 주목할 만한, 직접 해볼 만한 게임을 선별해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잘한 점은 분명히 짚고, 아쉬운 부분도 숨기지 않습니다. 과장 없이 담백하게 전합니다. <편집자 주>
크래프톤을 대표하는 작품 ‘PUBG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 슈터 장르의 선구자로, 지난 2017년 출시 이래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최근 회사는 오랜 기간 검증된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러한 시도로 탄생한 작품이 바로 ‘PUBG 블라인드 스팟’입니다. 원작의 재미를 새롭게 해석한 신작이죠.
블라인드 스팟은 크래프톤 산하 펍지 스튜디오의 아크 팀이 개발한 ‘탑다운 전술 플레이어 대 플레이어(PvP)’ 장르 게임입니다. 작품 배경이 배틀그라운드로부터 수십 년 뒤 세계라고 하는데, 장르와 설정이 참 흥미롭더군요. 마침 크래프톤이 지난 5일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얼리액세스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바로 게임을 체험해 봤습니다.

캐주얼해 보이지만 방심은 금물
블라인드 스팟의 가장 큰 특징을 하나 꼽으라면 ‘시점’입니다. 많은 슈팅 게임이 1인칭, 3인칭을 채택하는 것과 달리 블라인드 스팟은 탑다운 시점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캐릭터의 눈으로 화면을 보는 게 아니라, 화면 위에서 캐릭터와 주변 전장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방식입니다. 이로 인해 시야가 넓게 트여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이는 착각에 불과했습니다.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캐릭터의 시야는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주변 지형은 한눈에 들어오지만, 적을 식별할 수 있는 범위는 좁은 편입니다. 캐릭터를 기준으로 전방 부채꼴 형태의 시야 안에서만 적이 드러나며, 해당 영역을 벗어나면 존재를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후방의 경우 제약이 더욱 커, 적이 상당히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 한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의도적으로 캐릭터 시야를 좁게 설계한 것으로 보입니다. 탑다운 시점에서 적의 위치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면 전투가 단조롭게 흘러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야가 제한되면서 이용자는 자연스럽게 시야 확보와 위치 선정을 위한 전술적인 행동을 취하게 됩니다. 실내 전투 비중이 높고 장애물이 많은 만큼 신중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약간 과장해서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특수부대가 건물 안에서 적을 제압하듯 조심스럽게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적을 발견하면 즉각 반응해야 하고요. 크래프톤에 따르면 CQB(Close Quarters Battle), 즉 근접전투 전술체계를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전투 방식은 호불호가 갈릴 듯합니다.
아쉽게도 얼리액세스 초기 단계라 그런지 크래프톤이 의도한 전술적인 행동을 취하는 이용자들은 아직 많지 않아 보였습니다. 무작정 적을 찾아 움직이다가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를 사격에 쓰러지거나, 구석에 숨어 있던 적에게 기습을 당하는 장면이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후방을 허용해 제압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쉽고 익숙한 조작감
기존 슈팅 게임과 시점은 다르지만, 조작 방법은 거의 동일합니다. W, A, S, D 키로 움직이고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조준하고 왼쪽 버튼으로 사격합니다. 스페이스바를 눌러 위로 뛰고, C키로 앉기, R키로 장전, 숫자 키로 무기를 변경하는 것까지 동일합니다. 게임을 처음 켜면 튜토리얼을 통해 조작 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주는데요. 덕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탑다운 시점이라 조준도 쉽습니다. 일반적인 FPS 게임은 3차원 공간에서 위아래, 좌우를 고려해서 적을 조준해야 하지만 블라인드 스팟은 평면 위에서 적을 조준하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시점이 고정돼 있는 만큼 정확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듭니다. 누구나 쉽게 적을 맞힐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순간적인 판단과 대응 능력이 중요합니다. 잠깐 방심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당할 때가 많더군요.
게임 서비스 초반에는 이용자들의 숙련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여기에 익숙한 조작법, 적 조준이 쉬운 설계가 더해지면서 전투가 상당히 빠른 템포로 전개됐습니다. 일정 킬을 달성하면 끝나는 팀 데스매치는 물론,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맡는 일반전도 게임이 빠르게 끝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다양한 캐릭터와 무기
블라인드 스팟 얼리액세스 버전에는 총 15개의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캐릭터는 포지션에 따라 타격대, 정보원, 전략가, 브리처로 나뉩니다.
각 캐릭터는 고유의 무기를 사용하는데요. 재미있는 점은 캐릭터 무기가 전부 실제 존재하는 총기이자 원작인 배틀그라운드에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타격대인 에이펙스는 주무기로 카빈 소총 M4A1을 사용하고 보조 무기로 M1911 권총을 씁니다. 이외 파마스, AWM, MP9, G36C, M249E3, AUG A3 등 배틀그라운드에서 본 무기가 다수 눈에 띄었습니다.
무기만큼 중요한 게 캐릭터 전용 도구입니다. 블라인드 스팟의 캐릭터는 모두 각기 다른 능력을 지녔는데요. 모두 활용처가 달라서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 냅니다. 에이펙스의 블루존 수류탄은 일정 시간 원형으로 광역 도트 데미지를 입히고, 브리처인 카니발의 폭발 망치는 장애물을 쉽게 부숩니다. 전략가인 패치는 하드폼으로 만들어진 장애물을 생성하는 수류탄을 던집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플레이한 캐릭터는 클라리스입니다. 이 캐릭터는 M249E3 기관총을, 전용 도구로 동작 감지기를 사용합니다. 게임의 특성상 주로 실내에서 전투를 치르고 여러 갈래로 통하는 곳이 많습니다. 적을 효과적으로 찾아내는 데 적합해 보여 자주 선택했죠. 성적도 좋았고요. 이처럼 선호하는 캐릭터가 생기고, 이용자들의 숙련도가 오르면 각 캐릭터의 특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역시 아직은 얼리액세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기, 도구, 각종 수류탄 등 승패에 직결되는 요소들의 밸런스입니다. 특정 상황에서는 일부 요소들이 굉장히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블라인드 스팟에서 시야는 정말 중요한데요. 섬광탄을 맞으면 시야 범위가 캐릭터 주변으로 좁혀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일방적인 상황을 만드는 요소는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 각종 전략적인 요소도 좋지만, 이것들이 추후 새로운 이용자 유입을 막는 장벽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이용자들의 흥미를 돋을 수 있는 추가 콘텐츠도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 데스매치와 일반전은 유도한 게임성에 비해 진행이 단조롭다고 느껴집니다. 총평을 내리자면 블라인드 스팟은 배틀그라운드 IP로 만든 신선한 시점의 슈팅 게임이지만, 아직 완성도가 높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