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토 홍종욱 대표

[인터뷰] 물류회사 파스토가 피지컬AI를 말하는 이유

네이버의 배송 서비스 ‘도착보장(N배송)’이 처음 공개된 2022년, 간담회장 내 CJ대한통운 옆에는 일반인에게는 조금 낯선 이름 하나가 있었다. 중소상공인(SME)을 위한 풀필먼트 업체 ‘파스토’다. 당시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NFA)의 핵심 파트너로 소개된 파스토는, 네이버 배송 생태계의 한 축을 맡은 물류 스타트업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뒤 들려온 파스토 소식은 조금 뜻밖이었다. 로봇, 블록체인 등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들려왔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 스타트업으로서의 정체성이 아닌 테크 컴퍼니로 방향을 전환한 것일까?

지난 2월 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홍종욱 대표와 김영근 CFO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파스토의 지난 세월과 지금

홍종욱 대표는 현재의 파스토에 대해 “‘로보틱스 기반 피지컬 AI를 하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물류’라는 산업 자체를 떠난 것은 아니지만, 중심은 기술에 있다는 설명이다.

파스토는 국내 물류 업체 중에서도 다른 식의 접근을 해온 회사다. 처음부터 대형 업체 계약만 수주하지 않고, 중소업체까지 가리지 않고 고객사로 받았다. 또 기존 물류처럼 계약 기반이 아니라 서비스 기반으로 물류 업무에 대한 계약을 받는 데에 집중했다. 물류비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풀필먼트 사업을 운영하며 파스토가 집중한 건 ‘사람에 의존하지 않는 자동화 중심 물류’다.

“사람에만 의존하면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봤습니다. 제가 2010년대 초중반에 SSG닷컴에서 전략기획팀장을 하면서, 해외 물류센터를 많이 가봤어요, 100개 이상 가본 것 같아요. 저를 사로 잡았던 영국 오카도 등 두 곳이었어요.”

파스토 홍종욱 대표

오카도는 물류 자동화로 유명한 업체다. 인력을 최소화하고 설비와 로봇을 중심으로 물류 현장을 자동화하는 기술로 유명하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파스토의 물류센터도 ‘물류 자동화’에 초점을 맞췄다. 국토교통부로부터 2020년 스마트 물류센터 인증을 받은 1호 센터에도 오카도와 유사한 오토 스토어 등을 설치했다. 이 외에도 시중에서 많이 쓰는 장비를 센터에 들였다.

하지만 홍 대표는 당시에도 파스토가 원한 그림은 시장에서 보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쓰는 장비를 넘어, 파스토만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였다는 이야기다.

“원래 IR할 때 저희는 풀필먼트 사업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해 머신러닝 기반 자동화 시스템 구축 등을 설계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투자금 절반 이상을 자동화 설비 개발 등을 위한 연구개발(R&D)에 투자했습니다.”

파스토 홍종욱 대표

이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대표적인 예시가 2023년 해외 기업과 제휴해 개발한 WMS(창고관리시스템)다. 전 세계 물류단지 어디서나 ‘파스토’ 간판이 걸린 물류 센터를 만들기 위해 해외 기업과 함께 WMS를 만들었는데,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다.

그 때의 경험에 대해 홍 대표는 “한국은 순간 트래픽이 높고 주문부터 출고까지의 시간이 짧으며, 권역 내 기사가 지정되는 등 인터페이스부터 택배사 운영, 물류 환경이 다르다”며 “해외 WMS와 한국 WMS 차이가 꽤 크다는 걸 알게 됐다”고 회고했다. 특히 우리나라 WMS는 인력과 작업자에 따라 자유도를 부여한다면, 글로벌에서는 프로세스에 철저하게 맞춰서 하는 방식 등이 달랐다는 설명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조직을 다시 재정비하는 시간도 거쳤다. 매출보다 매출원가가 높았을 정도였던 매출 원가율 조정과 지나친 손실을 안겨준 고객사를 정리하는 과정을 거쳤다.

“2023년이 저희 원가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입니다. 그해 2분기에 네이버가 N배송을 시작하면서, 센터 운영 시간이 새벽 2시 반까지로 바뀌었거든요. 그걸 줄이는 과정도 있었고요. 저온 센터도 덤핑이 심한 화주사가 있었습니다. 2024년 하반기에 해당 고객사를 내보내는 과정도 거쳤고요.

그럼에도 매출 성장세는 줄지 않았습니다. 인건비도 2023년 2분기 대비 지난해 하반기를 보면, 박스당 매출 원가가 65% 가량 줄였고요. 그 과정에서 지난해 5월부터 직영센터 기준으로 흑자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파스토 홍종욱 대표

파스토는 지난해까지 조직 정비를 완료하고, 올해부터 공격적인 성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23년 이후 매년 적자폭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있으며, 지난해 4월에는 직영센터 기준 손익분기점(BEP) 달성에도 성공했다. 2024년 12월 대비 지난해 12월 매출은 41% 증가했으며,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 물량은 61% 증가했다. 회사는 물동량의 지속 증가와 원가 개선을 통해 빠르면 올해 4월 전 사업 부문 BEP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의 파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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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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