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서 가상자산 규제 엇박자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은행 중심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둘러싼 논의가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의 논의 결과와 달리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원장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규제 방향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대표들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는 이정문 민주당 TF 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중심으로 한 규제 방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민주당 TF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을 정책위원회에 보고했으나,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은행 중심 발행 등 일부 내용은 정책위에서 수용되지 않았다. 이후 정책위 의장이 별도의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민주당 TF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자 TF 측이 한정애 정책위원장에게 입장을 전달했고, 이를 받아들여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민주당 TF 내에서는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결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소유 제한과 ‘은행 50%+1주’ 구조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금융위원회 안을 따르는 것이 적절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면담 자리에서 거래소 대표들은 지분 규제가 국제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우려했다. 국경 없이 경쟁하는 글로벌 시장 구조에서 국내 거래소만 지분율 제한을 받을 경우 빠른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고, 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거래소 간 이해관계 차이도 일부 드러났다. 시장 점유율이 낮은 거래소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차등 규제 방안도 거론됐다.
이정문 위원장은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을 유지했다. 그는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보겠다”며 “아직 모든 것이 결정된 단계는 아니고, TF 차원에서 다시 논의해볼 수는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TF는 조만간 논의 결과를 종합해 정책위에 공식 전달할 계획이다. 이후 정책위는 금융위 안을 토대로 법안을 다시 조정하게 된다. 다만 TF 안과 금융위 안이 충돌하는 지점이 적지 않아 추가적인 검토와 조율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