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클로드봇 메인페이지 캡처)

[그게 뭔가요] 맥미니 품귀 일으킨 ‘클로드봇(Clawdbot)’

최근 개발자와 엔지니어 사이에서 ‘클로드봇(Clawdbot)’이란 AI 비서 앱이 열광적 반응을 얻고 있다. PC에서 작동하는 이 AI 비서 앱은 사용자와 메신저 앱으로 소통하고, 알아서 컴퓨터 작업을 수행한다. 애플의 맥미니가 최적의 기기로 지목되면서 판매 급증 현상을 보일 정도로 인기다.

클로드봇이 화제로 떠오른 또다른 계기는 그 이름 때문이다. 발음이 앤트로픽의 ‘클로드’와 같은 탓에, 앤트로픽이 클로드봇 개발자에게 명칭 변경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클로드봇의 명칭은 ‘몰트봇(Moltbot)’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또다시 ‘오픈클로우(Openclaw)’란 이름으로 변경됐다.

클로드봇(이하 오픈클로우와 혼용)은 앤트로픽 클로드나 제미나이 같은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으로 작동하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앱이다. 왓츠앱, 텔레그램, 디스코드, 슬랙, 팀즈, 아이메시지 등의 채팅 앱으로 AI 에이전트와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오픈클로우는 사용자 PC에서 실행된다.

피터 스타인버거란 개발자가 만든 오픈소스 프로젝트인데, 공개 후 여러 커뮤니티에서 광신도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개발자들은 그 기능과 성능에 감탄하면서 아이폰급 혁신, 초기 인공일반지능(AGI)라고 찬사를 보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대중적 성공을 보여주는 지표인 깃허브의 스타 획득수가 단기간에 10만건을 돌파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었다.

현재 오픈클로우 웹사이트의 마스코트와 명칭 (출처=오픈클로우)

오픈클로우는 무엇인가

오픈클로우는 채팅 앱을 사용해서 생성형 AI 에이전트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일상적인 관리 업무를 처리하게 일임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권한을 주고, AI 에이전트는 컴퓨터의 앱, 파일, 터미널을 실행해 웹 검색, 이메일 관리, 일정 관리, 음성 메시지 전송, 터미널 명령어 실행, 스크립트 작성 및 실행, 새 스킬 생성 등을 스스로 수행한다. 더 놀라운 점은 에이전트에게 원하는 새로운 기능을 요청하면 자체적으로 해당 기능을 구현하는 ‘스킬(플러그인)’을 만들어 활용한다.

수많은 개발자들은 오픈클로우를 이용해 자신만의 AI 비서를 만든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오픈클로우는 원치 않는 이메일 수신을 거부하도록 이메일을 처리해줬고, 자동화된 의료비 청구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코딩 테스트와 오류 모니터링을 수행했다.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한 건강지푤르 기반으로 공기청정기 설정을 바꾸기도 했다. 어떤 사용자는 텔레그램으로 오픈클로우에 메시지를 보내 집안의 맥미니에서 코드를 작성하도록 시켰고, 말로 업무를 지시해 웹사이트 전체를 구축했다.

맥스토리즈의 페데리코 비티치는 클로드봇을 사용하면서 앤트로픽 API에서 1억8000만개 토큰을 소모했고, ‘미래가 기대되는 실험실’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의 컴퓨터를 완전히 활용하는 유연하고 적응력 뛰어난 AI 에이전트의 등장이었다.

불타는 인기에 기름부은 앤트로픽

유명세를 타게 된 또 다른 사건은 명칭이다. 앤트로픽은 최근 피터 스타인버거에게 연락해 상표권 시비를 걸었다. 피터 스타인버거는 앤트로픽에서 발음 때문에 혼동을 준다며 명칭을 바꾸라는 정중한 요청을 받았다고 했지만, 이후 다른 소셜미디어에서 강압적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첫번째 새 명칭이었던 몰트봇은 앤트로픽 법무팀의 요구를 받아 논의 끝에 정한 이름이었다. 몰트는 탈피를 의미하고, 성장을 상징한다. 피터 스타인버거는 디스코드에서 커뮤니티와 브레인스토밍한 결과로 껍데기를 벗어 더 큰 모습으로 변태한다는 의미였지만 입에 착 달라붙는 이름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현재의 이름으로 선택된 오픈클로우는 상표권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피터 스타인버거는 도메인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명칭은 누구나 이용가능하다는 오픈소스의 ‘오픈’과 프로젝트의 기원인 바닷가재의 유산을 기리기 위해 ‘클로우’를 합쳤다고 한다.

오픈클로우 깃허브 로고 (출처=오픈클로우)

오픈클로우 구성과 작동 방식

오픈클로우는 프론트엔드, 게이트웨이, 에이전트 등 3계층 구조로 이뤄져있다. 프론트엔드 계층은 메신저 앱을 통해 AI와 사용자의 소통을 수행한다. 핵심요소인 게이트웨이 계층은 사용자 로컬 머신에서 상시 구동되며, 메시지 라우팅, AI 추론 요청, 툴 실행 등을 관리한다. 에이전트 계층은 사용자의 로컬 셸, 파일시스템, 브라우저 등에 접근해 실제 명령을 수행한다.

기술적으로 사용자 기기에서 실행되기 때문에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지 않는다. LLM은 클로드를 사용하도록 돼 있지만, 원하면 다른 모델로도 바꿀 수 있다. 마크다운 기반의 로컬 저장소를 활용해 사용자와 나눈 대화와 제공받은 정보를 기억했다가 여러 작업에 계속 사용한다.

오픈클로우는 사용자 요청으로 만든 ‘스킬’을 공유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클로드허브(ClawdHub)’를 운영한다. 현재 500개 이상의 자동화 스킬을 받아 활용할 수 있다.

오픈클로우가 사용자의 컴퓨터를 완전히 사용하게 하려면, 관리자 수준의 권한을 줘야 한다. 에이전트는 설정, 환경설정, 사용자 메모리, 기타 지침 등을 컴퓨터의 폴더와 마크다운 문서로 저장한다. 권한을 부여받은 에이전트는 OS의 터미널을 열어 명령어를 실행하며, 필요에 따라 즉석에서 스크립트를 작성해 실행할 수 있다. 원하면 MCP 서버를 통해 외부 서비스도 불러와 통합한다. 커뮤니티와 스타인버거가 만들어 공유하는 CLI 유틸리티들을 가져오면 사실상 PC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수행할 수 있다. 게다가 사용자에게 익숙한 메신저를 통해 소통하므로, 마치 자신만의 개인비서와 일하는 느낌까지 준다.

갑자기 맥미니는 왜 품귀인가

오픈클로우는 기본적으로 시중의 대부분 OS에서 사용가능하다. 그런데 유독 맥미니가 사용자 사이에서 인기다. 오픈클로우를 사용하려는 사람들은 애플실리콘 기반의 맥미니를 사기 시작했다.

주로 맥을 사용하는 AI 개발자로부터 반응을 얻었다는 것도 이유지만, 맥미니가 오픈클로우 구동의 최적 디바이스란 평가를 받은 점도 컸다.

맥미니는 CPU와 GPU를 하나의 칩셋으로 묶었고, 메모리도 같이 탖배한 통합 메모리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이런 특성은 동일 사양의 x86 기반 컴퓨터보다 더 빠른 추론 속도를 낸다고 한다. 더구나 기본형 맥미니 M4의 경우 599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애플실리콘 기반 맥미니는 냉각팬이 없기 때문에 하루종일 켜놔도 조용하고 전력 소비도 적다. 고가의 GPU를 구매하지 않고 조용하면서 저전력으로 지속 사용할 수 있는 기기다. 개인정보가 맥미니 밖으로 전송되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포인트다.

맥미니 외에도 구형 인텔 맥이나 아이맥에서도 원활히 실행된다고 한다. 또한 라즈베리파이, 리눅스 PC 박스에서도 잘 작동한다.

애플 맥미니 M4 (출처=애플)

잇따르는 보안 우려 제기

엄청난 능력과 잠재력을 발휘하는 힘은 컴퓨터 전체에 접근하는 권한이다. 이는 양날의 검으로, 거대한 보안 헛점이기도 하다.

클로드봇에 대한 커뮤니티의 반응을 살펴보면, 과도한 권한에 따른 해킹 악용 우려가 다수를 이룬다. AI 에이전트가 컴퓨터의 키보드와 마우스 접근 권한을 갖는다는 것부터가 의도하지 않은 잘못된 행동을 우려하게 한다. 이메일, 파일, 개인 데이터 등의 인덱스를 저자하게 되므로 자칫 모든 정보를 빼앗길 수도 있다.

보안전문가들도 강력하게 보안 우려를 지적하고 있다. 사용자의 기밀정보를 담은 오픈클로우 인스턴스가 웹에 노출된 사례가 수백건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만약 보안 설정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인스턴스라면 모든 정보를 뺏길 수 있다. 실제로 인증절차 없이 접근가능했던 인스턴스들이 발견됐다.

프로젝트 초기 프록시 설정 오류 및 로컬 호스트 연결 자동 인증에 대한 공격 모델이 보고됐다. 이는 공격자가 수개월치 개인 메시지, 계정 자격 증명, API 키 등에 접근할 수 있는 헛점이었다. 현재는 수정됐다.

오픈클로우의 보안 헛점 문제을 가장 먼저 제기했던 레드팀의 제이미슨 오라일리는 두번째 블로그에서 클로드허브의 공급망 취약점을 지적했다. 악성 패키지를 담은 스킬을 업로드해 일반 사용자에게 배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피터 스타인버거는 오픈클로우에서 보안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게이트웨이 안정성을 강화하고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클라우드플레어는 오픈클로우를 온라인 환경에서 안전하게 실행하게 해주는 ‘몰트워커(Moltworker)’를 공개하기도 했다. 몰트워커는 클라우드플레어의 샌드박스 SDK와 개발자 플랫폼 API에서 오픈클로우를 실행하게 한다.

피터 스타인버거와 바이브코딩, 그리고 밈코인

피터 스타인버거는 갑자기 나타난 괴짜는 아니다. 그는 십수년간 PSPDFkit란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만들고 동명의 회사를 이끌었던 개발자이자 CEO다. iOS와 맥OS 앱 개발자 사이에서 이미 저명인사다.

피터 스타인버거는 최근 자신의 오픈클로우 개발 방법에 바이브코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코드를 클로드코드로 작성하며, 대부분의 AI 생성 코드를 별도 검토 없이 배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바이브코딩으로 10일만에 클로드봇의 초기 버전을 만들었으며 스스로 ‘클로드 중독자’라고 밝혔다. 그는 13년 운영하던 회사를 매각한 뒤 번아웃을 겪다가 바이브코딩으로 개발의 재미를 되찾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피터 스타인버거의 바이브코딩 찬양에 대해 오픈클로우가 무분별하게 작성되는 ‘AI 슬롭’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클로드봇이 빠르게 밈을 형성하자, 악성적인 밈코인 사기꾼들이 등장했다. 갑자기 ‘$CLAWD’란 이름을 사용하는 코인이 등장했고, 이 토큰은 하루만에 12만9000% 급등했다. 사기꾼들은 피터 스타인버거가 명칭을 클로드봇에서 몰트봇으로 바꾸자 깃허브의 클로드봇 계정을 점유했고, 해당 코인을 산 투자자들이 피터 스타인버거에게 이름을 되돌리라고 항의했다.

프로젝트 명칭이 몰트봇으로 변경된 뒤에도 ‘$MOLTY’, ‘$MOLT’ 같은 밈코인이 등장했다.

이에 피터 스타인버거는 결국 X를 통해 자신은 어떤 암호화폐도 만들지 않았으며, 시중의 모든 클로드봇 코인은 스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을 괴롭히는 행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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