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크리에이터 스튜디오

애플,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에 발 들이다

파이널컷프로·로직프로 등 ′크리에이터 스튜디오′ 번들 구독 출시

애플이 처음으로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파이널컷프로, 로직프로, 픽셀메이터프로 등 그동안 별도 패키지 라이선스로 판매해온 크리에이티브 소프트웨어 제품을 생산성 애플리케이션과 번들로 묶어 월 구독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애플은 지난 14일 파이널컷프로, 로직프로, 픽셀메이터프로, 맥용 모션, 컴프레서, 메인스테이지, 키노트, 페이지, 넘버스, 신규 프리폼 콘텐츠 등을 하나로 묶은 번들 구독 상품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를 발표했다.

애플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는 오는 28일부터 월 12.99달러(연간 구독 시 129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대학생과 교육자는 월 2.99달러(연 29.99달러)에 구독 가능하다. 모든 신규 구독자는 1개월 무료 체험 혜택을 받고, 맥과 아이패드(일부 모델)를 새로 구매하면 3개월 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가족 공유 기능을 통해 계정 소유자를 포함 6명까지 애플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를 공유할 수 있다.

파이널컷프로는 전문가 비디오 편집도구이며, 로직프로는 음악 제작 작업도구로 맥과 아이패드에서 사용가능하다. 픽셀메이터프로는 맥에서 사용하는 포토샵 대체 이미지 편집도구다. 모션은 파이널컷프로를 위한 모션 그래픽과 특수효과를 제작하는 앱이며, 컴프레서는 동영상 인코딩 앱이다. 그동안 이런 애플의 앱은 각각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했다. 대표 소프트웨어 제품인 파이널컷프로는 49만9000원에, 로직프로는 29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번 라이선스를 구매하면 기기를 변경하더라도 애플 하드웨어와 OS만 유지하는 한 소프트웨어 단종 때까지 쓸 수 있다. 단, 맥용과 아이패드용은 각각 구매해야 한다.

파이널컷 프로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는 무료로 제공돼온 페이지, 넘버스, 키노트, 프리폼 등 생산성 앱의 프리미엄 기능과 콘텐츠도 포함한다. 새로운 프리미엄 템플릿과 테마, 콘텐츠 허브, 오픈AI 모델 기반 콘텐츠 생성 및 편집도구 등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크리에이터 스튜디오 출시와 함께 개별 소프트웨어는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한다. 예를 들어 파이널컷프로는 특정 대화를 영상의 특정 부분에서 찾을 수 있는 새로운 대본 검색 기능을 추가한다. 몽타주 메이커 기능은 푸티지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분석하고 편집해 영상으로 만들어준다. 픽셀메이터프로는 아이패드용으로 출시돼 애플 펜슬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에디 큐 애플 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부문 수석 부사장은 “애플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는 모든 유형의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창작 활동을 펼치고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훌륭한 가치를 제공한다”며 “동영상 편집, 음악 제작, 창의적인 이미지 작업, 시각적 생산성을 위한 가장 강력하고 직관적인 도구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워크플로우를 강화하고 가속화하는 고급 지능형 도구까지 탑재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 신진 아티스트, 기업가, 학생, 교육자 등 누구나 이처럼 강력한 창작 앱 모음을 통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창의적인 관심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탐구할 수 있는 유연하고 접근성이 뛰어난 방법은 이전에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그동안 소프트웨어만 묶은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애플의 구독 상품은 콘텐츠와 아이클라우드에 한정됐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구독 서비스는 이제 일반적이다. 오히려 라이선스 구매형 소프트웨어가 희귀해진 상황이다.

소프트웨어는 기능, 활용 숙련도, 데이터 등의 이유로 사용자에게 강한 종속성을 갖게 한다. 한번 선택한 소프트웨어를 새로운 대체재로 쉽게 교체하기 어렵다. 때문에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는 제공 기업에게 충성도 높은 고객을 상당기간 잡아둬 안정적인 반복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다.

이런 점에서 보통 소프트웨어 기업은 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영구 라이선스 판매를 단종해버리며, 기술지원도 중단해버린다. 어도비, 오토캐드, 캔바, 피그마 같은 크리에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은 현재 영구 라이선스로 구매할 수 없다.

다만, 애플은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에 포함된 유명 개별 제품의 일회성 구매 버전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이널컷프로, 로직프로, 모션, 컴프레서, 메인스테이지 등의 맥 버전은 기존과 같은 가격으로 앱스토어에서 구매 가능하다. 생산성 앱의 무료 버전도 유지된다. 아이패드용 픽셀메이터프로는 구독형으로만 이용가능하다.

키노트 AI 생성 기능

애플의 서비스부문 매출은 계속 성장해왔다. 애플의 지난 2025회계연도 4분기 서비스부문 매출은 287억달러로 전체 매출의 28%를 차지했다. 앱스토어, 애플페이 등을 포함한 수치로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하드웨어 판매대수를 늘려 신규 사용자 규모를 팽창시키면 서비스부문 매출도 늘어나는 구조다. 애플의 모든 구독 서비스가 대부분 하드웨어 이용을 필수로 하기 때문이다.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지속적으로 애플의 하드웨어 판매량이 증가해야 한다. 기존 사용자의 추가 구매 외에 신규 고객의 증가도 필수적이다. 언제까지 애플의 하드웨어 판매량 증가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비스부문은 안정적인 반복 수익을 거두는 사업이다.

소프트웨어를 구독형으로 제공하면 기존 전문가뿐 아니라 비전문가와 입문자를 끌어들이기 용이해진다. 2024년 인수한 픽셀메이터, 새롭게 출시할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 등 신규 투자에 대한 비용 회수 측면도 읽힌다.

애플이 완전히 소프트웨어를 유료 구독 서비스로 전환할 지 확실치 않다. 애플의 파이널컷프로나 로직프로 등에 대한 관대한 업데이트 정책은 하드웨어 판매 증가를 촉진하는 지렛대 효과를 제공해왔다. 구독형으로 완전히 전환하면 하드웨어 구매 의욕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어 급진적 선택을 당장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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