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장외거래소, ‘공정위 협의’ 누락 논란…금융위 “본인가서 진행”
토큰증권(STO) 장외거래소 인가 절차를 둘러싸고 금융위원회가 기업결합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와의 사전 협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법령상 사전 협의가 필수 절차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향후 인가 절차의 적법성을 둘러싼 쟁점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가 설립한 컨소시엄과 관련해 공정위에 별도의 기업결합 신고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금융위가 두 컨소시엄의 인가 심사와 관련해 공정위와 사전 협의를 진행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공정위와의 협의를 본인가 단계에서 진행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일각에서는 예비인가 단계에서부터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이 제기되면서, 시점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 두 컨소시엄 사례에 적용해보니
이번 논란의 핵심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즉 ‘금융산업구조개선법’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법은 금융기관과 그 계열 금융기관이 다른 회사의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거나,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경우 사전에 금융위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금융기관이 다른 회사 의결권 있는 주식 5% 이상을 보유할 경우 ▲금융기관 또는 동일 계열 금융기관이 속한 기업집단이 해당 회사를 사실상 지배할 수 있는 경우 ▲주식 보유 비율이 가장 높거나, 여러 주주로 나뉘어 있어도 의결권 행사 등을 종합해 사실상 지배가 가능하다고 판단될 수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금융위는 금융기관의 주식 소유에 대한 승인이나 인가를 할 때, 해당 주식 소유가 관련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사전에 공정위와 협의해야 한다. 이번 토큰증권 장외거래소 인가 사례에서는 이러한 법적 요건과 사전 협의 의무가 실제로 지켜졌는지가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키움증권, 교보생명, 카카오페이증권과 각각 6%대 지분을 보유하며 공동 최대주주로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즉, 금융기관들이 신규 설립 법인의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고 연대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는 의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금융위는 한국거래소가 설립한 컨소시엄의 주식 소유에 대해 사전에 공정위와 협의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넥스트레이드의 경우,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본인이 약 20% 내외로 최대주주를 맡고 있으며,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한양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구조로 파악된다. 넥스트레이드는 최대주주이지만 단독 지분이 20% 내외로 높지 않은 반면, 참여 증권사 중 일부는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증권사들이 실질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며 지배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은 금융산업구조개선법 제2조 제1항 다목에서 정의한 ‘투자매매업자·투자중개업자’에 해당하며, 법상 금융기관으로 분류된다. 증권사의 지위와 지분 구조를 종합하면, 금융기관이 넥스트레이드가 설립한 컨소시엄의 주식을 5% 이상 취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융기관이 이를 통해 해당 회사에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 제24조 제3항에 따라 금융위는 공정위와의 협의를 ‘예비인가 이전’에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이러한 협의 없이 예비인가 처분이 내려질 경우,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는 왜 ‘예비인가 이전’에 공정위와 협의해야 하나
이번 협의 의무는 단순한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아니라, 금융위가 진행하는 인가·승인 전반에 대해 사전에 공정위와 협의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예비인가가 탈락자에게는 사실상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사후적 성격을 지닌다는 점도 주요 쟁점으로 지적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거래소 인가를 위한 예비인가 단계에서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절차가 이미 완료돼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해당 절차 없이 예비인가가 내려질 경우, 본인가 단계에서 공정거래법상 의무 이행을 뒤늦게 조건으로 부과하는 것은 절차상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예비인가 단계에서 부과할 수 있는 조건은 ‘경영의 건전성’과 ‘투자자 보호’로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대상 회사가 공정거래법 등 다른 법령을 준수했는지를 예비인가 조건으로 삼는 것 역시 자본시장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 같은 점을 종합하면 금융산업구조개선법 제24조 제3항이 금융위의 의무로 규정한 공정위와의 협의는 예비인가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협의 없이 예비인가 처분이 내려질 경우, 해당 인가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법한 처분으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 대표 변호사는 “절차 위반이 있는 상태에서 인가가 이뤄질 경우, 절차적 위법을 이유로 취소 처분을 다투거나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절차적 위법만으로도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개별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며, 현재로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는 오는 28일 정례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해당 회의에서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신청 안건’이 상정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