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실망스러운 매출에 AI 거품론 커졌다
오라클이 클라우드 매출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였지만, 투자업계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AI 거품론 분위기 속에 오라클의 실적은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실패했다.
오라클은 지난 10일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160억6000만달러, 조정 영업이익 6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4%, 10% 성장한 수치다.
시장 예상치는 충족하지 못했다. 월가는 매출 162억1000만달러, 주당순이익 1.64달러를 예상했는데, 매출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주당순이익엔 암페어컴퓨팅 지분 매각에 따른 27억달러의 세전 이익을 반영한 것이다.
부문별로 오라클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34% 증가한 79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월가 전망치 79억2000만달러를 웃돌았다.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매출은 68% 성장한 40억8000만달러였다. 오라클은 에어버스, 캐논, 도이치뱅크, LSEG, 파나소닉, 루브릭 등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매출은 3% 감소한 5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월가 전망치 60억6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오라클은 아직 인식되지 않은 계약 수익인 ‘잔여 수행 의무(RPO)’가 전년동기보다 438% 급증한 523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더그 케링 오라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는 메타와 엔비디아 등의 신규 계약 체결에 힘입은 결과”라고 밝혔다.
이날 실적발표 후 오라클의 주가는 10.83% 하락해 200달러 아래인 198.85달러까지 내려갔다.
특히 오라클의 채무 증가가 투자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라클은 대규모 채권을 발행해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본을 조달했고, 이는 오라클의 채무 비율을 높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오라클의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시장에 대형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라클의 연간 자본 지출액은 지난 9월 기준 35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증가했다. 지난 2025 회계연도의 자본 지출액은 212억달러였다. 1년 사이 자분 지출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11월 오라클 잉여현금흐름은 100억달러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월가 전망치의 2배에 가깝다.
더그 케링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오라클의 채무 등급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고객이 자체 칩을 가져와 데이터센터에 설치하거나, 공급업체가 칩을 판매하는 대신 임대하는 등의 다른 자금 조달 방식도 있다”며 “두가지 방식 모두 오라클이 수입과 지출을 동기화하고, 대부분의 사람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차입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애널리트스 보고서 중 상당수는 오라클이 AI 시설 구축 완료에 1000억달러 이상을 소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러나 현재 상황을 보면, 시설 구축에 필요한 자금은 그보다 적거나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오라클은 올해 AI 인프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주요 AI 개발사와 인프라 제공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식시장에서 ‘AI 테마주’ 대표 종목으로 떠올랐다. 폭발적인 RPO 증가는 한때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AI 거품론이 투자 시장에 퍼지면서 오라클의 AI 행보에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이에 오라클의11월 주가는 23% 폭락했다. 모건스탠리는 오라클 주식에 공매도를 권고할 정도였다.
투자업계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막대한 AI 인프라 자본 지출과 인프라 공급을 실제 AI 수요가 충족하지 못하면 거품 붕괴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한다. 오라클의 막대한 투자와 지출에 비해 실제 클라우드 사업과 기타 소프트웨어 사업의 매출 성장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게 거품론에 기름을 붓는 모습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